"진료공백 있었으나 입원환자 핵심치료는 유지"…전공의 사직 후 패혈증 환자 사망률 차이 없어
상급종합병원 이용 감소한 대신 종합·2차병원서 패혈증 환자 대부분 흡수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의정갈등 당시 전공의 사직이 19개월 이어졌지만 패혈증 사망률은 차이가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상급종합병원 이용이 줄어든 대신 종합병원과 지역 2차병원에서 패혈증 환자를 더 많이 받아내며 충격을 흡수한 것이다.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이용섭 교수 연구팀은 '전공의 사직 이후 패혈증 입원과 사망률 변화(Changes in Sepsis Hospitalizations and Mortality After Junior Physicians’ Walkout in the Republic of Korea)' 연구를 최근 대한의학회지(JKMS)를 통해 발표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전 국민 청구 데이터(2023년 2월~2025년 1월, 18세 이상 패혈증 환자 13만6844건)를 분석한 결과, 병원 유형별 환자 분포 변화는 있었지만 환자 사망률엔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구체적으로 패혈증 환자의 상급종합병원 입원 비중은 전공의 사직 전 29.7%에서 22.5%로 감소한 반면 종합병원 비중은 46.2%에서 51.5%로 증가했다.
입원 중 사망률은 사직 전 19.2%, 사직 후 18.6%로 차이가 없었다.
패혈증은 수액 소생, 승압제, 1시간 내 광범위 항생제 투여 등 '골든타임' 관리가 예후를 좌우하는 질환이다. 연구진은 인력 부족이 진료의 적시성을 해쳤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체 사망률이 오르지 않은 점을 주목했다.
사진=Changes in Sepsis Hospitalizations and Mortality After Junior Physicians’ Walkout in the Republic of Korea, JKMS.
이에 연구진은 사직으로 상급종합병원의 임상 서비스가 축소되면서, 원래 상급병원에서 치료받던 환자들이 종합병원·2차 병원으로 분산됐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들은 "입원한 환자군 내에서 기계환기, ICU 입원, CRRT 등 필수 진료 이용이 안정적이었다. 종합병원·2차 병원이 증가한 수요를 흡수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즉, '진료 공백'이 있었으나 '입원한 환자에 대한 핵심 치료'는 비교적 유지됐다는 해석이다.
또한 동반질환 부담이 높은 환자(CCI≥3)의 입원은 상급병원에서 감소한 반면, 2차 병원에서는 오히려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실제로 2차 병원에서는 70~79세 고령 환자에서 사망률이 유의하게 증가했는데, 이는 고위험 환자의 상대적 비중 증가와 무관하지 않다는 게 연구진의 평가다.
연구진은 "전공의 사직이라는 극단적 인력 충격 하에서도 전체 패혈증 사망률이 상승하지 않았다는 점은 향후 의료시스템 차질 시 필수 진료 유지를 위한 대비 전략 수립에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