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업데이트 22.05.04 11:09

정몽규 HDC회장 "화정 아이파크, 모두 철거하고 새로 짓겠다"(종합)




HDC현대산업개발(현산)이 지난 1월 외벽 붕괴사고가 발생한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아파트 단지의 8개동을 모두 철거하고 새로 짓기로 했다.
정몽규 HDC회장은 이날 오전 서울 용산 사옥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입주예정자의 요구대로 화정동 아이파크의 8개동 모두를 철거하고 새로 아이파크를 짓겠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지난 4개월 동안 입주예정자와 보상 여부를 놓고 얘기해왔는데 사고가 난 201동 외에 나머지 계약자들도 안전에 대한 우려가 많았다"며 "이러한 우려를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은 완전히 철거하고 다시 짓는 것밖에 없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계약자와의 합의가 무한정 지연될 수 있고 또 회사의 불확실성도 커지기 때문에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면서 "그것이 저희가 고객들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가장 빠른 길이라고 보고 그렇게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전면 철거 후 재시공이 결정됨에 따라 화성 아이파크 입주가 상당부분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 화정 아이파크는 1·2단지로 나뉘어 있으며, 당초 총 8개동 847가구(아파트 705가구·오피스텔 142실)가 올해 11월 30일이 입주할 예정이었다.




회사 측은 철거 후 준공까지 70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원기 현산 대표이사는 "철거 방법이 결정되진 않았고, 국내에서도 사례를 찾아볼 수 없는 상황"이라며 "주변의 민원과 인허가 과정 등을 포함해 실질적인 철거와 재시공까지 70개월 정도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입주지연에 따른 보상금 문제와 철거·재시공 비용 등 현산측의 막대한 손실도 예상된다. 화정 아이파크 단지 도급액은 2557억원이다. 붕괴 직전 공정률이 약 60% 수준이란 점을 고려하면 이미 1500억원이 넘는 공사비가 투입된 셈인데 전면 철거 시 고스란히 손실로 잡힌다.
이번 붕괴사고는 건설사에 과실이 있는 만큼 입주 예정자의 금전적 손실도 보상해야 한다. 철거와 재시공에 따른 건축비와 입주 지연에 따른 주민 보상비까지 추가로 투입될 비용은 3700억원 가량으로 추산되고 있다. 현산은 지난해 광주 화정 아이파크 손실로 1700억원의 비용을 회계상에 반영했으며, 올해 추가로 2000억원을 비용 처리할 예정이다.




이번 결정은 지난 1월 11일 사고 발생 후 약 4개월 만에 나온 대책이다. 당시 사고로 현장에서 작업 중이던 근로자 6명이 사망하고, 1명이 부상을 당했다.
현장 조사를 벌인 국토교통부 사고조사위원회는 시공·감리 등 총체적인 관리부실로 인해 발생한 인재로 결론 내렸다. 사고 현장 입주자 대표 측은 그동안 "전체 동을 모두 철거하고 전면 재시공해달라"고 현산에 요구해왔다.
현산은 회사의 손실이 불가피하더라도 전면 철거 후 재시공, 피해보상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정 회장은 "고객에게 안전과 국민의 신뢰를 얻지 못한다면 회사의 존립 가치가 아무런 의미가 없다"면서 "앞으로도 조금이라도 안전에 관한 신뢰가 없어지는 일이 있다면 회사에 어떠한 손해가 있더라도 고객과의 약속을 꼭 지키겠다"고 말했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황서율 기자 chest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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