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고탄도 송곳 아이언 샷."
임성재(24ㆍ사진)가 난코스로 소문난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혼다클래식(총상금 800만 달러)에 유독 강한 이유다. 24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가든스 PGA내셔널골프장(파70ㆍ7125야드)에서 대회 개막을 하루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플로리다는 그린이 딱딱하고 빠르다"며 "내 아이언 샷은 탄도가 높고 스핀이 많아서 그린에 떨어진 뒤 상대적으로 덜 굴러간다"고 소개했다.
임성재는 실제 2020년 PGA투어 첫 우승에 이어 지난해 공동 8위에 올랐다. PGA투어닷컴이 ‘우승후보 1위’에 올려 놓은 이유다. PGA내셔널은 지난해 평균타수 71.10타로 다섯번째로 어려운 코스에 자리잡았다. 막판 승부처 15~17번홀, 이른바 ‘베어트랩(Bear Trap)’이 대표적이다. 잭 니클라우스(미국)가 2001년 리뉴얼하면서 오거스타내셔널 11~13번홀 ‘아멘코너’를 롤 모델 삼아 만들었다.
15번홀(파3) 티잉그라운드에 아예 커다란 곰 동상과 함께 "당신은 지금 베어트랩에 진입했다"는 표지석이 있다. 3개 홀 가운데 파3가 2개라는 건 ‘아이언 샷’이 절대적이라는 이야기다. 호수 때문이다. 2007년 이후 출전 선수 가운데 75%가 적어도 1개 이상 공을 수장시켰다. 개빈 콜스(미국)는 2007년 셋째날 15번홀에서 4차례나 물에 빠져 8오버파 11타 ‘옥튜플보기(Octuple Bogey)’까지 나왔다.
임성재가 2020년 우승 당시 15, 17번홀에서 ‘징검다리 버디’를 솎아냈다는 게 흥미롭다. "베어트랩 버디 2개가 우승 동력이 됐다"면서 "2년 전보다 더 어려워진 느낌이지만 의식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는 자신감을 곁들였다. "지난해 7월 백스윙 과정에서 팔과 몸이 한 동작으로 회전하는 방식으로 교정했는데 결과가 아주 좋다"며 "이번 대회 역시 우승에 도전해보겠다"고 투지를 불태웠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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