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오일 달러 파워’.
사우디아라비아 주도 슈퍼골프리그(SGL)가 연일 지구촌 골프계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세계랭킹 126위 크레이머 히콕은 16일(한국시간) 팟캐스트 방송을 통해 "많은 거물급 선수들이 SGL에 합류할 것"이라며 "이미 17명 이상 계약했다"고 주장했다. "SGL은 1년에 ‘컷 오프’ 없이 14개 대회를 치르는데 이 가운데 무려 10개가 미국에서 열린다"면서 "엄청난 계약금을 준다"는 설명이다.
SGL이 바로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 맞선 새 프로골프투어다. 빠르면 오는 6월 창설한다. 대회 당 총상금 2000만 달러(240억원)에 우승상금 400만 달러(48억원) 등 PGA투어를 능가하는 ‘돈 잔치’로 월드스타들을 유혹하고 있다. ‘헐크’ 브라이슨 디섐보의 ‘1억3500만 달러(1617억원) 영입설’이 흥미롭다. 디섐보가 17일 밤 개막하는 PGA투어 특급매치 제네시스인비테이셔널에 불참하자 ‘PGA투어 결별설’까지 나돌았다. 디섐보는 일단 "가짜뉴스"라고 고개를 저었다.
PGA투어가 ‘선수 영향력 프로그램(Player Impact Program)’ 5000만 달러(600억원)와 플레이오프(PO) 이전 랭킹에 따른 ‘컴캐스트 비즈니스투어 톱 10’ 2000만 달러 등 다양한 당근책 마련에 나선 이유다. 문제는 ‘넘버 6’ 더스틴 존슨(이상 미국) 등 상당수 톱 랭커들이 SGL 활동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는 대목이다.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가 "SGL에 진출하는 선수를 제명하겠다는 PGA투어와 DP월드투어 정책이 수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필 미컬슨은 오히려 "PGA투어가 탐욕스럽다"며 "SGL 출범으로 선수들이 제대로 대접받을 것"이라는 직격탄을 날렸다. 미국 언론은 그러자 "PGA투어에서 8억 달러를 모은 사람이 할 말은 아닌 것 같다"며 "미컬슨이 사우디 왕실에서 제공하는 뇌물을 탐내고 있다"고 비난했다. 선수들 역시 찬반 양론으로 나뉘는 분위기다. 욘 람(스페인)과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 등은 "돈보다 명예"라는 입장이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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