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필 미컬슨이 103회 PGA챔피언십 우승 직후 환호하고 있다. 키아와아일랜드(美 사우스캐롤라이나주)=Getty images/멀티비츠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다음 타깃은 커리어 그랜드슬램."
‘51세 백전노장’ 필 미컬슨(미국)이 지구촌 골프역사상 여섯번째 ‘커리어 그랜드슬래머’에 오를 동력을 마련했다. 24일(한국시간)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키아와아일랜드 오션코스(파72ㆍ7876야드)에서 끝난 103회 PGA챔피언십(총상금 1200만 달러) 우승으로 2019년 2월 AT&T페블비치프로암 이후 2년 3개월 만에 메이저 6승 포함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통산 45승째를 수확한 상황이다.
미컬슨은 메이저 최고령 우승(50세 11개월)을 수립하는 동시에 다음달 17일 밤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토리파인스골프장에서 열리는 US오픈 자력 출전권까지 따냈다. US오픈이 서로 다른 4대 메이저를 싹쓸이하는 마지막 퍼즐이라는 게 흥미롭다. 2004년 마스터스와 2005년 PGA챔피언십, 2013년 디오픈에서 우승했다. US오픈은 더욱이 1999년과 2002년, 2004년, 2006년, 2009년, 2013년 등 여섯 차례나 2위에 그친 아픔이 있다.
‘커리어 그랜드슬래머’는 진 사라센과 벤 호건(이상 미국), 개리 플레이어(남아공), 잭 니클라우스, 타이거 우즈(이상 미국) 등 딱 5명이다. 우즈는 특히 2000년 US오픈부터 PGA챔피언십, 디오픈, 이듬해 마스터스 등 ‘메이저 4연승’이라는 새 역사를 창조했다. 현재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가 마스터스, 스피스 PGA챔피언십, 미컬슨이 US오픈 트로피가 없어 속을 태우고 있다.
미컬슨은 2014년 첫 도전 당시 공동 28위를 차지했다. 미국 연방수사국(FBI) ‘주식 내부자 거래’ 수사로 코스 밖에서 고민이 컸다. 2011년 7월 미국의 기업사냥꾼 칼 아이칸의 클로락스 인수 발표로 하루에 주가가 8.9% 폭등할 당시 대규모 옵션 매수 주문으로 상당한 시세 차익을 올렸다는 혐의를 받았다. 2015년은 3라운드 7오버파 난조 끝에 공동 64위, 2016년 에는 ‘컷 오프’를 당했다.
2017년은 맏딸 어맨다의 고등학교 졸업식과 일정이 겹쳐 아예 출전을 포기했다. 2018년 공동 48위, 2019년 공동 52위, 지난해 다시 ‘컷 오프’ 등 나이가 들수록 우승권에서 점점 더 멀어지고 있다. 미컬슨이 "PGA챔피언십 우승으로 5년간 US오픈 티켓을 확보했지만 사실상 올해가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한다"며 "다음 주부터 2주 쉬고 곧바로 토리파인스에 가서 연습할 것"이라는 비장한 각오를 밝힌 이유다. "내 모든 것을 쏟아붓겠다"고 덧붙였다.

필 미컬슨이 다음달 17일 US오픈에서 ‘커리어 그랜드슬램’에 도전한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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