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필 미컬슨이 103회 PGA챔피언십 우승 직후 트로피를 들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키아와아일랜드(美 사우스캐롤라이나주)=Getty images/멀티비츠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메이저 최고령 우승."
‘51세 백전노장’ 필 미컬슨(미국)이 새 역사를 창조했다. 24일(한국시간)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키아와아일랜드 오션코스(파72ㆍ7876야드)에서 막을 내린 103회 PGA챔피언십(총상금 1200만 달러) 최종일 1오버파를 작성해 2타 차 우승(6언더파 282타)을 일궈냈다. 2019년 2월 AT&T페블비치프로암 이후 2년 3개월 만에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통산 45승째, 우승상금 216만 달러(24억3500만원)다.
미컬슨은 1970년 6월생이다. 무엇보다 1968년 이 대회 당시 줄리어스 보로스(미국ㆍ48세 4개월)를 능가하는 사상 첫 50대 메이저 챔프라는 게 빅 뉴스다. 1991년 1월 아마추어 신분으로 노던텔레콤에서 우승한 이래 무려 30년 4개월에 걸쳐 45승 고지에 올라 레이먼드 플로이드(미국)의 가장 오랜 기간 우승 기록(28년 11개월)까지 경신했다. 역대 세번째 30시즌 연속 ‘톱 10’을 곁들였다.
미컬슨이 바로 생후 18개월 때 골프채를 잡은 ‘골프신동’이다. 오른손잡이지만 왼손으로 플레이한다. 해군 조종사인 아버지 짐 미켈슨과 마주 보고 골프하는 과정에서 ‘거울 효과’ 때문에 왼손잡이 골퍼가 됐다. 타이거 우즈(미국)의 그늘에 가려 오히려 우승컵이 부족하다. 실제 준우승 37차례, 3위가 26차례다. 메이저는 마스터스 3승(2004년, 2006년, 2020년)과 디오픈(2013년), PGA챔피언십 2승(2005년, 2021년) 등 총 6승을 수확했다.

필 미컬슨이 103회 PGA챔피언십 최종일 18번홀에서 우승이 확정되는 순간 환호하고 있다. 키아와아일랜드(美 사우스캐롤라이나주)=Getty images/멀티비츠
미컬슨은 1타 차 선두로 출발한 이날 버디 5개와 보기 6개를 묶었다. 강풍 속에 시종 리더보드 상단을 지키는 뚝심이 돋보였고, 특히 보기가 나오면 곧바로 버디로 만회하는 ‘바운스백’ 능력이 탁월했다. 막판 17번홀(파3)에서는 티 샷한 공이 그린사이드 러프에 깊이 박히자 안전하게 탈출해 보기로 틀어막는 노련미가 더해졌다. 마지막 18번홀(파4) ‘2온 2퍼트’ 파로 마침표를 찍었다.
‘메이저 사나이’ 브룩스 켑카(미국)의 추격전은 2오버파에 제동이 걸려 공동 2위(4언더파 284타)에서 멈췄다. 통산 8승 가운데 메이저 4승, 이 대회가 2018~2019년 2연패에 성공한 ‘약속의 땅’이라는 점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슈렉’ 루이 우스트히즌(남아공) 공동 2위, 디펜딩챔프 콜린 모리카와(미국)는 세계랭킹 3위 욘 람(스페인)과 함께 공동 8위(1언더파 287타)에 머물렀다.
한국은 임성재(23ㆍCJ대한통운)가 공동 17위(이븐파 288타)에 자리잡았다. 버디 3개를 솎아냈지만 12, 13번홀에서 두번째 샷이 연거푸 물에 빠지면서 더블보기가 나왔다. 조던 스피스(미국)의 여섯번째 ‘커리어 그랜드슬래머’ 도전은 공동 30위(2오버파 290타)에서 끝났다. 2015년 4월 마스터스와 6월 US오픈, 2017년 디오픈에서 서로 다른 3개 메이저 우승컵을 수확한 뒤 다섯번째 기회가 날아갔다.

필 미컬슨이 103회 PGA챔피언십 우승 직후 캐디와 기쁨을 나누고 있다. 키아와아일랜드(美 사우스캐롤라이나주)=Getty images/멀티비츠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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