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던 스피스(오른쪽)가 AT&T페블비치프로암 최종일 라운드를 마친 뒤 네이트 래슐리와 인사하고 있다. 페블비치(美 캘리포니아주)=Getty images/멀티비츠
[아시아경제 노우래 기자] ‘공동 4위, 공동 3위’.
‘왕년의 세계랭킹 1위’ 조던 스피스(미국)의 최근 2개 대회 성적이다. 서서히 예전 기량을 보여주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주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웨이스트매니지먼트 피닉스오픈 공동 4위에 이어 15일 끝난 AT&T페블비치프로암에서 공동 3위에 입상했다. 두 대회에서 아쉽게 우승 사냥에는 실패했지만 부활 모드에 진입한 시점이다. "예전 전성기에 지녔던 자신감을 찾았다"고 환하게 웃었다.
스피스가 바로 US주니어아마추어에서 두 차례나 우승해 ‘포스트 타이거’로 주목받았던 선수다. 2013년 7월 존디어클래식에서 첫 우승을 일궈낼 당시 랠프 걸달(1931년 산타모니카오픈) 이후 무려 82년 만에 ‘10대 챔프(19세 11개월18일)’라는 진기록을 작성했다. 메이저 3승 포함 통산 11승, 2015년이 하이라이트다. 4월 마스터스와 6월 US오픈에서 ‘메이저 2연승’ 등 시즌 5승을 수확했다.
2016년 2승, 2017년 3승이다. 그러나 2017년 7월 디오픈 제패 이후 4년째 극도의 부진에 빠졌다. 우승은 고사하고 10위 진입도 드물었다. 세계랭킹은 92위까지 밀려나기도 했다. 2020/2021시즌 성적도 신통치 않았다. 피닉스오픈 이전에 출전한 7차례 대회에서 네 차례 ‘컷 오프’다. 상금을 받은 3개 대회 가운데 두 차례는 예선 탈락이 없었고, 그나마 가장 나은 성적이 더CJ컵 공동 38위였다.
이달에는 확실히 달라졌다. 피닉스오픈 3라운드에서 61타를 몰아쳐 선두에 나섰고, AT&T페블비치프로암에서는 나흘 동안 우승 경쟁을 벌였다. 최종일 2타 차 선두로 출발해 정상에 서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티 샷이 한결 정확해졌고, 덩달아 아이언 샷도 수준급으로 올라왔다. 누구나 부러워했던 감각적인 퍼팅이 돌아온 조짐이 뚜렷했다. 현지 언론들도 "흥행을 이끌 스타의 재기"라고 반겼다.
16일 현재 라운드 퍼팅 수 9위(28.11개)를 제외하곤 평균 드라이브 샷 비거리 95위(297.9야드), 페어웨이안착률 229위(48.45%), 그린적중률 201위(64.09%)로 하위권이다. 그러나 AT&T페블비치프로암는 홀 당 퍼팅 수 6위(1.623개), 그린적중률 공동 18위(73.61%), 최대 장타 공동 2위(385야드) 등 정상 궤도에 오른 실력을 뽐냈다. 공동 110위에 그친 페어웨이안착률(58.93%)만 끌어올리면 된다.
"뭐가 문제인지 몰라서 힘들다"는 스피스는 "압박감 속에서도 좋은 샷을 여러 번 날렸고, 지난 대회 때보다 더 괜찮은 경기력을 보여줬다"며 "앞으로 치를 대회 때도 자신있게 임할 것"이라고 미소를 지었다. 19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퍼시픽팰리세이즈 리비에라골프장에서 열리는 제네시스인비테이셔널에 출전한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코스"라면서 "좋은 결과를 얻어내겠다"고 자신했다.
노우래 기자 golfm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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