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브룩스 켑카가 피닉스오픈 최종일 17번홀에서 이글을 잡은 뒤 환호하고 있다. 스코츠데일(美 애리조나주)=Getty images/멀티비츠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무릎 다 나았어."
‘메이저 킬러’ 브룩스 켑카(미국)의 화려한 귀환이다. 8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TPC(파71ㆍ7261야드)에서 끝난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웨이스트매니지먼트 피닉스오픈(총상금 730만 달러) 최종일 6언더파를 몰아쳐 기어코 1타 차 역전우승(19언더파 265타)을 일궈냈다. 2019년 7월 월드골프챔피언십(WGC)시리즈 페덱스세인트주드인비테이셔널 이후 무려 1년 7개월 만이다.
켑카가 바로 왕년의 세계랭킹 1위다. 2014년 11월 유러피언투어 ‘플레이오프(PO) 3차전’ 터키시에어라인오픈에서 먼저 정상에 올라 뉴스를 만들었고, 2015년 2월 피닉스오픈에서 PGA투어 첫 우승을 찍었다. 통산 8승 가운데 메이저 4승, 특히 메이저에 강하다. 2017~2018년 US오픈 ‘2연패’, 2019년 5월 PGA챔피언십에서는 12년 만의 타이틀방어에 성공해 새 이정표를 세웠다.
켑카에게는 2019시즌이 하이라이트다. 더CJ컵과 페덱스세인트주드인비테이셔널까지 3승을 쓸어 담았고, 마스터스와 US오픈 준우승, 디오픈 공동 4위 등 4대 메이저 모두 ‘톱 5’에 진입하는 괴력이 돋보였다. 10월 무릎 수술에 제동이 걸렸다는 게 안타깝다. 줄기세포 치료를 곁들이며 재활에 공을 들였지만 2020시즌 13개 대회에서 5차례나 ‘컷 오프’를 당하는 등 속을 태웠다.
2021시즌 여전히 슬럼프가 이어졌다. 지난해 12월 마야코바클래식, 지난 1월 아메리칸익스프레스와 파머스인슈어런스오픈 등 최근 ‘3개 대회 연속 컷 오프’다. 켑카는 그러나 피닉스오픈에서 최대 359야드 장타를 뿜어냈고, 4라운드 평균 그린적중률 86.11% ‘컴퓨터 아이언 샷’을 가동했다. 홀 당 평균 퍼팅 수 1.69개, 마지막날은 이글 2개를 터뜨리는 등 그야말로 ‘퍼펙트 플레이’다.
세계랭킹 2위 욘 람(스페인)과 3위 저스틴 토머스, 4위 잰더 쇼플리(이상 미국), 6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 등 월드스타들이 총출동한 무대에서 ‘부활 모드’에 돌입해 더욱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졌다. "과연 재기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 정도로 힘든 나날을 보냈다"는 켑카 역시 "몸은 따라주지 않았지만 내 스스로 항상 우승할 수 있다고 믿었다"며 "드디어 해냈다"고 환호했다.

브룩스 켑카가 피닉스오픈 우승 직후 트로피를 들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스코츠데일(美 애리조나주)=Getty images/멀티비츠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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