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의료비는 억제돼야 하는가? 정부와 언론의 사기극
[메디게이트뉴스] 언젠가부터 대한민국에서 의료와 관련해 '급증하는 의료비', '재난적 의료비', '의료비로 인한 가정 경제파탄'. '건강보험 재정고갈' 등 폭발적으로 의료비 지출이 증가하고 있다는 언론보도가 이어졌다. 가장 큰 의료공급자인 의사는 부의 상징으로 자리잡았고, 의료소비자인 환자는 의료비로 인헤 경제파탄이 되는 피해자가 된다는 이미지가 됐다. 이러한 보도들은 정부와 건보공단이 저보상 일변도의 기조를 유지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 하지만 이러한 저보상 저수가 일변도의 보상체계는 의료공급의 왜곡을 불러왔고, 결국 현재에 이르게 됐다. 의사들의 의료행위뿐 아니라 제약사의 약품, 의료기기회사의 의료기자재 등 의료관련 모든 행위나 품목의 단가를 낮게 책정한 바람에 전국민 건강보험이 시행된 2000년 이후 힘들게 버텨오던 사상누각이 무너지기 시작하고 있다. 정부는 급증하는 의료비라고 이야기하며 반드시 억제돼야 한다고 역설하고 있다. 과연 정말 대한민국의 의료비는 급증하고 있고, 다른 2026.04.25
새로운 영역 ‘통합의료’ 프랑스 어느 시니어 닥터의 고군분투기
[메디게이트뉴스] 통합의료와 재택의료 등 다소 중복된 개념의 ‘의료 전달(이용)’ 방식이 최근 흔하게 회자되고 있다. 이런 경향은 현 정부 의료 정책의 기조와 흐름뿐 아니라, 국제적으로도 ‘통합적 돌봄’은 고령화 시대를 맞아 하나의 중요한 의료 패턴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아직도 자유계약 의료가 특징인 미국도 예외는 아니어서 미국의사회(AMA)도 의사 주도의 재택의료를 놓고 부단한 노력을 쏟아붓고 있다. 유럽과 같은 주치의 제도가 없는 미국에서 재택의료를 둘러싸고 의사, 전문간호사, PA 등 직역 간의 주도권 확보를 위한 ‘긴장’이 존재한다. 여기에 재택의료 시장을 겨냥한 물리치료사, 약사, 등도 각각의 직역 확장을 치열하게 도모하고 있다. 미국 의사회(AMA)는 환자가 병원이 아닌 집에서 급성기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재택 병원(Hospital at Home, HaH) 모델’을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지원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재택의료와는 그 범주와 의료의 2026.04.23
박민수 전 차관의 교수 임명에 항의한다
[메디게이트뉴스] 최근 박민수 전(前) 보건복지부 차관이 가톨릭관동대학교의 객원교수에 임명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의사들의 분노가 들끓고 있다. 동 대학교의 의대교수협의회는 즉시 성명서를 발표해 총장이 임명을 당장 취소하고 그 책임자가 경위를 밝히고 사과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알다시피 박민수는 윤석열정부에서 보건복지부 차관으로 있으면서 의대정원 증원 등 무리한 정책을 기획하고 억지로 밀어붙여 의료대란을 야기했던 장본인이다. 그가 단순히 상명하복에 따른 것이 아니라 각종 행정 명령 등을 주도해 왔다는 것은 2025년 11월에 감사원이 발표했던 '의대정원 증원 추진 과정 감사 결과'에도 잘 나와 있으며, 이에 의협이 윤석열 전 대통령을 비롯한 지난 정부의 관료 5인을 고발할 때 박민수도 포함돼 있는 것이다. 그는 의료대란의 진행 과정에서 카데바 수입, 전세기로 환자 이송, 무자격 외국의사 수입, 전화할 수 있으면 경증, 여자의사 비하 발언 등 수많은 막말을 퍼부었다. 특히 의료계의 미 2026.04.22
도전받는 의료 영역 어떻게 지킬 것인가? 직역 관리와 직무 수호를 위한 시대적 사명
[메디게이트뉴스] 의사 업무 범위에 대한 일종의 ‘잠식’과 ‘갈등’은 우리나라를 비롯해 전 세계 많은 나라가 안고 있는 문제다. 영어로 ‘scope creeping(업무 범위의 변화와 확장, 침식)’으로 일컬어지는 이 문제는 국제적으로는 단순히 의사의 권한 축소보다는 보건의료 인력의 재구조화(reconfiguration)라는 명제로 드러난다. 이런 논의의 배경에는 세계보건기구를 비롯한 다양한 연구기관의 보고를 통해 보건의료 분야의 인력 부족이 지구촌 전체의 현재와 미래의 문제로 부상할 수 있다는 예측 때문이다. 미국의 맥킨지는 오는 2030년까지 약 1000만 명 규모의 보건의료 인력 부족을 예상한다. 많은 국가에서 의대도 늘리고 이에 맞춰 입학정원도 늘렸으나, 시대 변화에 따른 의료환경의 변화로 의사 수 늘리기에는 한계를 맞고 있다. 여기서 논의의 핵심 중 하나는 의사의 수적 증대에서 업무의 재배분 양상으로 바뀌고 있다는 점이다. 맥킨지의 실제 글로벌 전략에서도 돌봄 제공에 대한 2026.04.18
통계에 가려진 필수의료의 비명
[메디게이트뉴스] 25년 전 본과 3학년 수업시간, 신현호 변호사의 의료 정의를 듣고 올바른 의사가 돼야겠다고 다짐했다. 강산이 두 번 변한 지금, 신 변호사의 정의는 의료 현장을 외면한 채 통계 수치로 변질돼 필수의료의 숨통을 조이고 있다. 신 변호사의 의료사고 형사 특례 반대는 의료의 역동성과 불확실성을 무시한 이상주의다. 1. 확률이 전부일까. 0.1%의 사고가 100%의 진료 포기를 만든다 신 변호사는 수십억 건의 진료 중 민사소송은 수백 건에 불과하다며 사법 리스크가 과장되었다고 한다. 의료 현장에서 의사는 통계 수치만 다루는 것이 아니라, 생명을 마주하는 인간이다. 필자는 10세 소년의 선천성 관상동맥 이상으로 사망한 사건에서 형사 법정에 피의자로 섰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결과조차 유족의 막무가내 앞에서 무력했다. 변호사는 ‘조율’이란 이름으로 수억 원의 배상 판결을 받을 것이라 했다. 나도 아이가 죽었을 때 괴로웠고 진료 과정에 잘못이 있었는지 수없이 복기했지만, 특이 2026.04.16
2주 뒤면 분만 중단 우려...산부인과 소모품 대란, 말뿐인 대책은 필요 없다
[메디게이트뉴스] 저출산 위기가 국가 소멸을 논할 만큼 심각하다는 것은 이제 새삼스러운 뉴스도 아니다. 하지만 지금 분만 현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은 그보다 훨씬 더 즉각적이고 물리적인 공포다. 아이를 낳고 싶어도, 받아줄 병원에 '주사기'와 '수술포'가 없어 산모를 돌려보내야 하는 초유의 사태가 코앞에 다가왔다. 2~3주 남은 재고, 무너지는 분만 인프라 최근 산부인과의사회가 전국 산부인과 병의원을 대상으로 실태를 파악한 결과, 현장의 상황은 처참하다. 분만에 필수적인 주사기, 폴리글러브, 수액, 일회용 수술포 등의 재고가 짧게는 일주일, 길어야 2~3주분밖에 남지 않았다는 비명이 터져 나오고 있다. 이것은 단순히 소모품이 부족한 문제가 아니다. 재고가 바닥나는 순간, 분만 병원은 문을 닫아야 한다. 소모품이 없는 상황에서 억지로 분만을 진행하는 것은 산모와 태아의 안전을 담보로 한 위험한 도박이기 때문이다. 결국 지역 분만 병원들이 문을 닫으면, 그 부하는 고스란히 대학병원으로 2026.04.14
누구를 위한 의료분쟁조정법? 중범죄로 분류된 약물 투여 전 과민반응 의무화 처벌 조항
[메디게이트뉴스] 의료계 내에서 논란이 가중되고 있는 의료분쟁조정법 개정안이 조만간 국회에서 최종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 이 법안에는 아마도 세계에서 유일한 ‘중대한 과실이 있는 12개 의료행위’에 대한 정의를 담고 있다. 그중에서 특히 ‘약제 투여 전 필수 과민반응 조사 미실시’ 조항이 눈길을 끈다. 개정안의 12개 조항을 보면, 의료체계적 실패(System failure)와 개인적 활동에 대한 문제가 혼용돼 섞여 있다. 그중 ‘과민반응 조사 미실시’가 짙은 그림자처럼 다가온다. 필자는 40년 전 캐나다에서 성형외과 전공의 과정을 막 시작하던 시기에 환자에게 페니실린 과민반응 검사를 하지 않고 ‘클록사실린(Cloxacillin) 정맥주사’를 하는 것을 보면서 매우 의아하게 생각했다. 왜 사전 검사를 하지 않느냐는 나의 질문에 당시 담당 전문의는 "진정한 페니실린 계통의 과민반응이라면 검사 자체로도 유발할 수 있고, 환자들이 흔히 표현하는 ‘민감증 현상’은 정확한 페니실린 계열의 반 2026.04.12
판례로 살펴보는 진료와 추행의 판단 기준
[메디게이트뉴스] 진료 과정에서 신체 접촉은 의료행위에 있어 본질적인 요소입니다. 그런데 같은 접촉이라도 어떤 경우에는 정당한 진료로 평가되고, 어떤 경우에는 형사 처벌 대상이 되기도 합니다. 그 판단 기준은 무엇일까요? 판례와 함께 그 기준을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무죄 사례입니다. 도수치료사가 치료 중 환자 바지, 팬티 안쪽으로 손을 넣어 엉덩이와 사타구니 맨살을 접촉한 혐의였습니다. 1심은 유죄를 선고했지만, 2심은 무죄로 판단했습니다. 사전 양해 없이 민감 부위를 접촉한 점은 ‘상당히 부적절’할 수 있다고 하면서도, 의사 처방, 단체 회신(해당 환자군에서 통상적 치료 방법), 치료실이 개방된 공간이고 제3자가 이상을 감지하지 못한 사정, 피해자 진술의 변경 등이 고려되었습니다(수원지법 2020노6853 판결). 다음으로 유죄 사례입니다. 도수치료사가 손가락ㆍ허리 통증 환자에게 도수치료를 하다가 ‘갑자기 피해자의 사타구니와 성기 위쪽(치골) 부위를 손가락으로 2~3회’ 누른 사안 2026.04.09
환자기본법 분석: 환자단체우대법을 환자기본법이라고 제정한 국회
[메디게이트뉴스] 3월 31일 국회 본회의의 의결을 통해 김윤 의원이 발의한 환자기본법이 통과됐습니다. 이제 국무회의를 거쳐 대통령이 승인하면 15일 이내 공포가 되고 1년 뒤 효력이 발생하게 됩니다. 이 법안은 국회에서도 기존에 산재돼 있는 환자안전법, 소비자보호법, 보건의료기본법 등 여러 법안에 보장돼 있는 환자에 대한 기본적 권리나 의료환경에서의 안전에 대한 보장과 관련하여 중복적인 성격으로 논란이 됐습니다. 국회 공청회에서의 환자단체연합회 안기종 대표의 발언에 따르면, 현재의 환자단체의 의료정책 참여는 시민단체 몫의 하나로 자리를 받게 돼 있습니다. 이는 위원회 내에서 직접적인 역할이 아닌 제3자의 지위로 참여하는 것이고 각종 위원회나 정책 참여에서 배제되는 경우가 종종 있어왔기 때문에 이 법안을 통해 환자단체의 지위를 보건의료정책과 관련 위원회에서 반드시 배석이 되어야 하는 지위를 규정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환자기본법의 제정으로 인해 기존의 환자안전법은 폐지됩니다. 이 글에 2026.04.07
선진화된 의사 면허 자율기구 프랑스의 ‘CNOM’
[메디게이트뉴스] 프랑스의 ‘CNOM(Conseil National de l’Ordre des Médecins)‘은 우리나라에는 없는 의사 면허관리와 의사의 직무 윤리를 총괄적으로 관리하고 감독하는 의사 전문직 ’자율기구‘다. 프랑스 공법에 의해 설립된 의사 자치기구로 공적인 기능 수행이 여타 이익단체와는 구별된다. 주요 역할은 의사 면허 등록 및 관리를 비롯해 의료 윤리 규정 제정 및 감독, 의료분쟁 관련 징계, 그리고 정부 정책에 대해 전문가 의견을 제시한다. 프랑스의 지방자치제를 기반으로 지역의 기구와 몇 개의 지역을 묶은 광역단체, 그리고 파리에 본부가 있는 중앙 국가단체의 구조를 갖추고 있다. 특히 정부의 관할 기구는 프랑스 최고 행정법원의 역할을 하는 국무원이다. 의사 이익단체와 달리 모든 의사는 CNOM의 등록의무와 의료 활동 허가를 받아야 하기에 프랑스는 의사에 대한 매우 정확하고 정교한 통계자료를 산출할 수 있다. CNOM은 2026년 1월 현재 기준으로 프랑스 의사 2026.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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