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6.04.08 16:52최종 업데이트 26.04.08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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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청준 위원장 "개원의·교수도 노동자임 자각해야 노조 설립 가능…대형병원 자본 견제해야"

의사 스스로 노동자 신분 부정하면 최소한 권리 포기하는 것…노조 없다면 희생 강요하는 현실 벗어날 수 없어

대한전공의노동조합 유청준 위원장.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대한전공의노동조합 유청준 위원장이 8일 "개원의사, 의대교수도 자신이 노동자임을 부정하지 말아야 희생을 강요하는 현실을 벗어날 수 있다"고 제언했다. 

특히 유 위원장은 의사노동조합을 통해 대형병원 자본을 견제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전공의노조는 지난해 9월 공식적으로 출범해 11월부터 전공의 교섭권 확보를 위한 전국적인 교섭 단위 분리 절차를 시작했다. 현재3750명 정도 전공의가 가입해 75개 지부, 총114개 병원 전공의들이 조합원으로 가입해 있다. 지금까지 27개 병원 교섭권을 확보했고 12개병원은 교섭권 확보가 진행 중이다. 

전공의노조 유청준 위원장은 이날 대한의사협회에서 진행된 '의사노조의 필요성과 함의' 의료정책포럼에서 "지난 의정갈등 시기에 전공의들은 많은 것을 배웠다. 노조가 없다보니 우리는 투쟁의 방법이 너무 제한돼 있었다"며 "단체행동 자체가 불법으로 규정돼 있다 보니 정치적으로 탄압받는 상황에서도 섣불리 의견을 모으거나 회의 진행, 정책을 민주적으로 다시 방향 설정하기도 어려웠다"고 운을 뗐다. 

유 위원장은 "노조의 장점은 법적으로 단체행동권을 보장받는다는 것이다. 협상이 잘 되지 않았을 때 내부적으로 투표를 해서 요구 사항을 수정하기도 자유롭다. 협상 타결은 동력이 남아 있을 때 하는 것이 정석인데 지난 의정갈등 과정에서 이 부분이 좀 아쉽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노동자는 약자이기 때문에 법적 권한 내에서 충분히 목소리를 낼 수 있고 그 과정에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구조가 바로 노조"라고 강조했다. 

전공의를 포함한 전국의사노조가 출범하기 위해선 개원의와 의대 교수들이 스스로 노동자임을 자각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유청준 위원장은 "의사노조가 성공하기 위해선 의사들이 스스로 노동자임을 자각해야 한다. 근로를 제공하고 급여를 받는다면 자본주의 사회에서 자본가가 아니다. 노동자이지만 이런 사실을 인정하지 못하는 분들이 있다. 개원의도 마찬가지다. 노동자임에도 스스로 노동자임을 부정한다면 최소한의 권리마저 포기하고 희생을 강요하는 현실을 벗어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한 "(노조가 구성되면) 대형병원 자본을 견제해야 한다. 병원 자본의 경영 구조가 상당이 특이하다. 재단이 소유하고 최종 의사결정을 하는데 현장 운영은 소수 보직 교수에 위임한다"며 "근로자들끼리 서로 관리하고 통제하는 구조를 만들어 놨다. 그 과정에서 재단은 책임에서 벗어나 있고 교수는 스스로 노동자임을 자각하기 어려워 수직적 관계 속에서 목소리를 내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처우 개선을 요구할 대상 자체가 희미해진 것이 교수들의 열악한 처우의 원인이다. 대형병원 자본과 의사들의 이해관계는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이를 분리해야 한다. 대형병원 자본에 대해선 견제의 목소리가 없다. 현재 의사들의 희생으로 대형병원 유보금이 쌓이고 이는 수도권 병상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 이는 결국 지역의료 격차로 이어진다"고 비판했다. 

유 위원장은 "이런 문제를 노조를 통해 목소리내야 한다. 노동의 정당한 대가를 받는 것이 이 왜곡된 구조를 정상화하는 시작"이라며 "전공의만으로 부족하다. 교수들도 한목소리를 낼 필요가 있다. 노동자로서 정당하게 급여를 산정하고 일만 만큼 대가를 받아야 고질적인 저수가 문제도 노조를 통해 직접적으로 다룰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포럼에 참가한 의료계 관계자들 역시 의사 노조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대한의사협회 김택우 회장은 "부당한 구조 속에서 의료 현장의 목소리가 정책 과제로 제대로 반영되는 데 한계가 있다. 결국 의료 현장의 의견이 실질적으로 반영되고 정책 논의 역시 보다 균형 있는 관계 속에서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구조적 보완 방안이 필요하 시점이다. 의사노조는 조직 형태의 문제가 아니라 의료 현장의 목소리를 어떻게 제도적으로 반영하고 갈등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라고 설명했다.  

대한병원의사협의회 주신구 회장은 "의사노조 신설은 특권 요구가 아닌 글로벌 스탠다드다. 영국, 독일, 미국 모두 의사노조가 존재해 직접적인 임금과 근로조건 단체 협상을 주도한다"며 "노조 설립은 의료현장에서 노동3권을 발동하는 합법적 무기이며 의협 회비 납부는 대정부 입법 투쟁을 후방 지워하는 정책적 방패가 된다"고 말했다. 

젊은의사정책연구원 김재의 부원장은 "영국 전공의들은 지금도 파업 중이다. 정원(TO) 확충이나 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것이 그 목적인데 영국은 매년 파업을 빠짐없이 진행한다"며 "우리도 이제 영국처럼 준법의 테두리 안에서 프로토콜을 미리 마련해야 하고 독일과 같이 노사 간 적절한 협의 체계와 관계가 유지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경대 기자 (kdha@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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