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2.10.15 10:08최종 업데이트 22.10.15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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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높은 감염률 결핵·최근 유입되는 원숭이두창, 차세대 백신 개발 중

질병청 국립보건연구원 백신학회서 최근 연구개발 동향 공유...질병청·HK이노엔 3세대 천연두 백신 개발

사진 =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 국립감염병연구소 감염병백신연구과 황윤호 사무관

[메디게이트뉴스 서민지 기자] 수년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결핵 발병률 1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동시에 올해 5월부터 유럽, 미국 등은 물론 국내에도 원숭이두창 감염자가 유입되면서 보건당국이 관련 질환을 예방할 차세대 백신 마련을 고심하고 있다.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 국립감염병연구소 감염병백신연구과 황윤호 사무관은 최근 2022 대한백신학회에서 원숭이두창 백신개발 현황과 전략을 발표했다.

원숭이두창은 지난 1958년 실험용 원숭이에서 수두와 비슷한 질병이 처음 발견돼 '원숭이두창(Monkeypox)'이라는 이름을 붙였고 1970년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최초 인간 감염사례가 보고됐다. 이후 중앙아프리카와 서아프리카에서 풍토병으로 자리잡았으며, 2003년 아프리카 이외의 지역에서 첫 인체감염 사례가 발생했다.

올해 5월에는 스페인, 영국, 이탈리아 등 유럽을 중심으로 발생하기 시작해 미국 등 풍토병이 아닌 국가에서 이례적으로 발생함에 따라 국내 유입가능성도 점차 증가했고, 올해 6월 질병청이 원숭이두창을 2급감염병으로 지정하고 감시를 강화하고 있다.

원숭이두창 바이러스는 벽돌형태(DNA)의 모형의 오르소폭스바이러스에 속한 바이러스로, 천연두(Smallpox)와 흡사하지만 전염성과 중중도 모두 비교적 낮은 편이다. 사람 간 전염이 제한적이나, 길게는 6세대까지 이어진 적이 있다. 사람 간에는 체액, 피부의 병변, 구강이나 목구멍의 내부 점막 표면, 호흡기 비말(침방울), 그리고 침구 등 오염된 물질과의 접촉을 통해 전염될 수 있다.

현재 원숭이두창 바이러스와 85% 교차면역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천연두백신을 활용하고 있으며, 1세대 백신은 천연두가 세계적으로 근절될 때까지 사용했고 생물테러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2세대 백신 3만5000개를 비축했다.
 
사진 = 원숭이두창(황윤호 사무관 발표자료)

질병청, HK이노엔과 3세대 천연두 백신 개발 중 

황 연구원은 "국내에서 개발된 2세대 백신은 건강한 사람에게 투여하면 문제가 없으나 에이즈나 아토피피부염 환자 등 국내 10~20% 면역력 저하 환자에게 투여시 다양한 부작용 발생 가능성이 있다. 심근염·뇌염 등 부작용 이슈도 존재한다"며 "게다가 1∼2세대 백신의 경우 특수 바늘로 표피에 상처를 낸 뒤 살아있는 바이러스 균주를 주입하는 방식으로 접종이 복잡하고, 추가 감염의 위험성이 있다는 단점이 있다. 실제 ACAM2000 등 2세대는 항생제 포함 가능성, 대량생산 문제, 약독화되지 않은 문제 등이 있어 이 같은 문제를 극복하고 면역력 저하자도 안전하게 투여하도록 3세대 백신을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국내 발병률이 낮은 데도 백신을 개발하는 이유는 생물테러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다. 미국 국방연구소에 따르면 생물테러가 그간 50건 정도 발생했고, 질병청에서도 확인한 결과 국내에는 40년간 55건이 발생한 것으로 보고됐다"면서 "생물테러 병원체가 다양한데,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제1군에 천연두를 유발하는 베리올라를 포함했고, 국내 역시 베리올라가 목록에 있다. 원숭이두창 발병률은 높지 않으나 생물테러 이용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인만큼 이와 관련된 안전한 백신을 개발, 비축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많은 병원체 중 천연두가 생물테러에 이용되는 것은 ▲두창은 비말과 접촉으로 감염되고 ▲에어로졸로 수마일 이동하는 전파력이 있으며 ▲사망한 신체에서도 병원성이 유지되고, 전파도 가능하다. 이 같은 이유로 ▲WHO에서 두창 백신 접종을 하지 않으면서 생물 테러 가능성 높다고 밝혔다.

현재 허가된 3세대 백신도 있다. 진네오스(미국 제품명)는 처음 수두백신으로 허가를 받고 그 이후 원숭이두창에도 효능이 있어서 추가 적응증을 받았으나, 이는 고위험군에만 접종이 가능하다. 이는 사노피가 개발한 2세대 백신 ACAM2000와 효과를 비교하는 임상을 통해 비열등성을 입증했고, 성인 7800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서 안전성도 확인했다.

해당 백신 도입에 그치지 않고 국가보건안보차원에서 자체 백신 확보를 추진 중이다. 

이에 따라 질병청은 HK이노엔과 3세대 백신을 공동 개발 중이다.

현재 개발 중인 3세대 천연두 백신(KVAC103)은 리스터스트레인을 배양해서 약독화된 천연두 백신으로, 지네오스 백신과 전략과 유사하다. 황 연구원은 "후보물질에 대한 영장류 접종(동물실험)을 마치고 독성평가를 진행 중이다. 내년까지 비임상시험을 모두 완료한 후 데이터 기반으로 임상시험계획(IND)을 신청해 임상시험을 돌입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황 연구원은 "유효성 평가 어려운 이유는 WHO가 천연두가 박멸됐다고 보고 있으며 국내에도 원숭이두창 확진자가 많지 않아서 유효성 평가를 영장류로 갈음할 데이터 확보가 필요하다"면서 "2세대와 3세대 천연두백신이 원숭이 수두 바이러스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기 위해서 원숭이수두 바이러스를 이용한 면역원성 평가 방법과 감염된 동물모델의 개발이 이뤄져야 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현재 3세대 백신을 개발하면서 이를 교차면역 실험으로 허가받는 것을 목표로 한 만큼, 3세대 개발백신이 면역학적으로 안전한지 확인하는 연구도 같이 진행 중"이라며 "이와 함께 마우스 모델에서 감수성 모델 발굴 연구도 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사진 = 국립보건원 감염병연구소 감염병백신연구관리과 정혜숙 연구관

차세대 결핵백신도 개발 중  

이날 국립보건원 감염병연구소 감염병백신연구관리과 정혜숙 연구관은 신규 결핵백신 개발 현황을 공유했다.

정 연구관은 "전세계적으로 결핵으로 인해 매년 200만명이 사망한다. 이는 두번째로 큰 전염성 사망 원인"이라며 "2020년 기준 결핵 사망자는 130만명이며, 여전히 한국은 OECD 감염률 1위, 사망률 3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국내 결핵 감염은 10만명당 35.7명으로, 사망자는 10만명당 2.6명이다. 정 연구관은 "국내 결핵 발생자와 사망자 모두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추세지만, 여전히 높은 감염률을 기록하고 있다. 게다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동안 진단과 치료가 지연되면서 결과값이 줄었다는 보고도 있다"면서 "결핵 감염은 장기적으로 이뤄지는 만큼 예방·관리 강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국제연합(유엔, UN)은 결핵 퇴치를 위해 발생률과 사망자 수를 각각 15년대비 30년까지 80% 감소, 90% 감소를 목표로 규정했다. 한국은 현재 각각 38% 감소, 25.9% 감소로 아직 미흡한 상황이다.

정 연구관은 "결핵을 예방하는 백신은 BCG 백신이 유일한데, 이는 국가나 인종에 따라 효능이 0~80%로 매우 다르고 백신을 맞았을때 림프절염 가능성도 있으며 청소년 이후 접종시 효능이 없다"면서 "이 같은 제한적인 예방효과로 인해 새로운 백신 개발이 요구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이유로 현재 전세계적으로 차세대 결핵백신 개발이 이어지고 있다. 현재 독일의 연구기관에서 개발 중인 MTBVAC은 7000명이 참가하는 3상임상을 진행 중이며, 2027년 1차 분석을 마치고 2029년 연구를 완료할 전망이다. 영국 옥스퍼드대학에서는 백시니아 바이러스 벡터에 BCG 균주와 결핵균에 존재하는 항원인 Ag85A를 발현하도록 만든 MVA85A 백신 후보물질을 개발했는데, 발병률 차이(효능)를 입증하는 데 실패해 임상1상을 재추진해 완료한 상황이다. 

러시아에서 개발 중인 GamTBvac도 BCG 접종 성인 대상으로 2상에서 결과 안전성, 효능 확인했으며, 오는 2025년까지 7000명대상 임상3상을 진행 중이다. GSK가 개발하는 M72는 최근 성인대상 효능평가 결과에서 유효성 47% 이상이 나왔고, 현재 3상과 상용화 등을 앞두고 있다.

정 연구관은 "UN에서 2030까지 백신 R&D 전략을 공표했다. 신규 백신의 성공률을 높이고자 동물백신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 임상시험을 가속화하는 동물모델 최적화 확립 등의 계획을 밝히고, 8년간 1000억달러를 투입하고 로드맵에 근거한 펀드 조성도 예고했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국내에서도 결핵예방관리 강화 중장기 전략을 토대로 새로운 결핵 백신 개발을 지원하고 있다"며 "모든 연령대에서 효과적인 결핵백신 개발을 위해 정부 차원의 R&D 전략 마련과 지원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연구 현황에 따르면 비임상단계 후보물질로는 H107/CAF10b와 CMV-TB, mRNA 플랫폼 백신 등이 있으며, mRNA 플랫폼 백신은 POI에서 BCG 부스팅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큐라티스는 비임상에서 성인용 결핵 예방백신 후보물질인 'ID93'의 높은 효과를 확인해 BCG 접종력 있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에서 2b, 3상임상시험을 진행할 예정이다.

서민지 기자 (mjseo@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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