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18.01.26 09:13최종 업데이트 18.01.26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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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염식 식단이 우리 몸에 어떻게 좋은가?

[칼럼] 한국아브노바 배진건 소장

소금 섭취 줄여 유익한 장내 미생물 증가시켜야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짜게 먹으면 건강에 안 좋아!" 많은 건강전문가들이 하는 경고다. 서양 식단은 대체적으로 소금의 양이 많이 소비되는 고염식(high salt diet, HSD)이기에 고혈압과 심장병을 유발하는 빈도를 높인다고 연구돼 왔다. 소금은 세포 안에서 낡은 것을 밀어내고 새로운 것을 받아들여 신진대사를 촉진하고, 체액의 삼투압을 일정하게 유지시키며 산과 알칼리의 균형을 이루게 한다. 소금의 주성분인 염화나트륨(NaCl)은 짠맛을 내는 염소와 고혈압을 일으키는 나트륨으로 구성됐다. 나트륨 섭취를 줄이면 혈압은 확실히 떨어진다. 소금 섭취량을 많이 줄일수록 고혈압과 심혈관 질환 감소 효과는 더 높아진다.

"장이 건강해야 몸이 건강하다!" 한의학에서는 물론 어머니들이 자주 하시는 말씀이다. 장은 대표적인 면역기관으로, '제2의 뇌'라 불릴 정도로 중요하다. 우리 몸 면역체계의 70~80%를 차지하고 있는 장에서, 특히 소장과 대장이 음식물의 소화, 흡수, 배설이라는 기본적인 기능을 담당하고 있다. 장은 음식물을 통해 외부환경과 자주 접촉하게 되는 곳이므로 많은 외부 물질의 주된 침입경로가 된다. 장은 외부에서 침입한 유해 세균을 막고, 각종 질병에 대항하는 면역 작용을 한다. 장이 건강하지 못해 노폐물이 쌓이면 독소가 발생하고, 이 독소는 온몸, 심지어 뇌 활동에까지 나쁜 영향을 미친다.

이처럼 중요한 우리 장 속에는 500가지가 넘는 장내 세균이 100조개 이상 살고 있고, 이러한 미생물 집합체 혹은 미생물의 유전정보 전체를 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이라고 부른다. 일부 개인 차이가 있지만, 어른의 마이크로바이옴은 중간균이 약 70%, 유익균과 유해균이 각각 15%씩 차지한다고 한다. 유익한 균은 해로운 균의 증식을 막고 장운동을 촉진해 면역기관을 훈련시키는 기능을 한다. 또 유익균은 음식을 분해하고 영양분을 흡수하도록 돕는다. 장 속에 살고 있는 유해균과 유익균의 균형이 깨지면 이는 암이나 감염증, 변비, 설사, 피부 거침, 과민성장증후군, 아토피성 피부염과 같은 온갖 질환의 원인이 된다. 장수하는 사람의 장에는 락토바실러스(Lactobacilus)와 비피도박테리움(Bifidobacterium)과 같은 장내 좋은 세균이 보통 사람보다 2~5배 많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반면 해로운 균은 영양소를 가로채고 유해한 가스나 독소, 발암물질을 만들어 대장암을 일으키기도 한다. 마이크로바이옴, 즉 장내 세균들은 비타민, 호르몬, 효소 등의 생산과 대사가 잘 이뤄지도록 하고 있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장내 세균이 살고 있는 대장은 뇌와 이어진 자율신경의 지배를 받고 있어 스트레스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뇌가 불안, 초조, 압박감과 같은 스트레스 상황에 놓이면 이는 곧 자율신경을 통해서 순식간에 대장으로 전해져 변비나 복통, 설사를 일으킨다.

최근 장관면역계에 대해 소금이 미치는 영향에 관해 아주 흥미로운 연구 논문이 발표됐다. 독일 베를린의 분자의학 막스델브뤽 센터(Max-Delbrück Center for Molecular Medicine) 연구팀을 중심으로 여러 연구팀은 먼저 정상적인 소금 함량 다이어트(Normal Salt Diet)와 높은 소금 함량 다이어트(High Salt Diet)가 쥐의 장내 미생물에 끼치는 영향을 조사했다. 두 다이어트의 열량은 같았고, 단지 소금 함량만 달랐다. 고염식(HSD)으로 먹인 쥐나 표준식(NSD)으로 먹인 쥐나 전체적인 마이크로바이옴 구성에는 변화가 없었다. 하지만 14일 이후에는 가장 중요한 운영분류단위(Operational Taxonomy Unit, OUT) 중에서 락토바실러스(Lactobacillus) 등은 줄어들고 기생충(Parasutterella) 같은 종류는 늘어났다. 연구팀은 쥐의 분변에서 락토바실러스(Lactobacillus) 종류를 추출했다. 락토바실러스(Lactobacillus) 균이 트립토판(tryptophan)을 인돌(indole)로 분해한다고 알려져 있기에 연구팀은 고염식(HSD) 다이어트가 분변의 인돌도 감소시킬 것으로 가정했다. 실제로 고염식(HSD) 다이어트의 쥐 분변에서 인돌-3-젖산(indole-3-lactic acid, ILA)과 인돌-3-아세트산(indole-3-acetic acid, IAA)이 줄어들었다. 또한 마이크로바이옴이 없는(germ free) 대조군 쥐에 비해 락토바실러스(Lactobacillus)만 대장에 존재하는 쥐의 분변은 ILA와 IAA 상당히 높았기에 락토바실러스 무리누스(Lactobacillus murinus)가 인돌을 만든다는 것을 증명했다.

실험적 자가면역 뇌수막염(experimental autoimmune encephalomyelitis, EAE) 동물 모델은 인간의 다발성 경화증(Multiple Sclerosis, MS) 모델로 쓰인다. 특히 다발성경화증 치료제 화합물 등의 효과를 실험할 때 유용한게 쓰인다. 장내 미생물이 EAE 모델에서 중요하다고 보고 됐기에 락토바실러스 무리누스(Lactobacillus murinus)를 경구 투여하면서 HSD 다이어트로 인한 병증의 변화를 관찰했는데, 예상대로 고염식(HSD) 다이어트가 질병을 더 심하게 진행시키고, 락토바실러스 무리누스가 실험적 자가면역 뇌수막염(EAE)을 개선했다.

CD4+ T세포는 특정 사이토카인(cytokine)과 전사인자의 발현에 따라 Th1(T helper type1), Th2(T helper type2), CD4+CD25+ 면역조절 T세포(regulatory T cell)와 Th17세포(T helper 17 cell)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이 중 IL-17을 생산하는 Th17세포는 동물모델과 인간세포 연구 결과들을 통해 염증 및 자가면역질환에 중요한 요인이며 병원체에 대한 숙주 방어 또는 이상 면역반응 유도 등에 관련된다는 것이 규명됐다. 따라서 IL-17과 Th17세포 기능 조절 및 억제가 질환 치료를 위한 중요 전략으로 제안됐다. 그리고 Th17세포 계열 사이토카인의 억제, 중화 및 특이 전사인자들의 억제 조절을 통한 잠재적 표적 치료 방법 등이 연구되고 있는 상황이다. 연구팀은 고염식(HSD)과 표준식(NSD)이 Th17세포에 미치는 영향을 관찰한 결과, 고염식(HSD)에 의해 Th17세포가 증가함을 확인했다.

Th17 세포가 고혈압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많은 기존 문헌들을 메타분석(meta-analysis)해 락토바실러스(Lactobacillus)가 많이 포함된 프로바이오틱스(probiotics)가 고혈압에 효과가 있다는 자료도 발표됐다. 이를 바탕으로 연구팀은 락토바실러스 무리누스가 소금 과섭취로 인한 고혈압을 줄이는지를 실험했다. 3주의 고염식(HSD) 다이어트 기간 중 동시에 락토바실러스 무리누스를 먹인 쥐는 혈압이 정상으로 유지됐지만 락토바실러스가 없는 EcN(E. coli Nissle 1917) 대조군은 높은 혈압이 유지됐다. 고염식(HSD) 다이어트에서 증가한 Th17세포 또한 락토바실러스 무리누스 동시 섭취군에서 의미 있게 감소했다.

연구팀은 쥐를 이용한 실험에서 사용한 모든 지표를 건강한 성인 남자에게 적용해 임상 실험을 진행했다. 임상 참가자들은 일상적인 식사 이외에 하루에 6g씩 서서히 방출되는 염화나트륨을 14일간 복용했다. 8명을 대상으로 혈압의 변화 폭이 적은 수면 중에 모니터링한 결과, 과다한 소금섭취(HSD) 그룹에서 수축기혈압(systolic blood pressure)과 이완기혈압(diastolic blood pressure)이 모두 증가했다. 이들의 림프구(Lymphocyte)에서 CD4+, IL-17A+, TNF+ Th17세포 또한 증가됐다. 실험을 시작하기 전과 후의 임상 참가자 분변에서 락토바실러스(Lactobacillus)가 어떤 종류인지 조사했다. 지금까지 보고된 통계에 의하면 사람의 41.3% 정도가 락토바실러스를 보유하고 있다고 한다. 이와 비슷하게 임상 참가자 12명 중에서 5명만이 장내에 최소한 한 종류이상의 락토바실러스를 보유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5명에게서 총 10가지 종류의 락토바실러스를 관찰했는데, 14일간의 소금과섭취 실험 후에는 이 중에 9 종류가 사라졌다. 결론적으로, 동물실험에서와 같이 임상 실험에서 또한 소금 과섭취로 인해 혈압과 Th17세포가 증가되고 장내 락토바실러스가 감소됨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는 '짜게 먹으면 건강에 안 좋아!', '장이 건강해야 몸이 좋아!'라고 하시던 어머님들의 말씀에 대해 하나의 생물학적 근거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우리가 먹는 것이 몸 안에서 여러가지 생화학 작용과 장내 미생물을 통해 밀접하게 건강과 연결돼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줬다. 젊은 사람보다 노인이 소금 섭취를 줄였을 때 효과가 더 크다. 소금 섭취량을 반으로 줄이면, 고혈압 개선과 심혈관 질환 감소에 2배 더 효과가 있다고 한다. 나이가 들수록 짜게 먹지 않고 유익한 장내 미생물을 더 증가하는 식단을 선호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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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게이트뉴스 (news@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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