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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법원, 뇌염 의심 후 바로 검사하지 않은 대학병원에 3500만원 위자료 지급 판결

    추체외로 증상부터 치료하고 발열 증상 나타난 다음날 검사

    진료계약상 주의의무 위반으로 병원 책임 35%…소아환자 금지 약 처방 개원의 과실은 면제

    기사입력시간 18.11.20 07:58 | 최종 업데이트 18.11.20 10:21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임솔 기자] 15년 전 소아 환자의 뇌염이 의심됐지만 추체외로 증상(운동 장애)을 우선적으로 치료한 대학병원에 3500만원의 위자료를 지급하라는 대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뇌염 의심 증상이 있었고 발열 증상이 나타난 시간은 병원 방문 당일 오후 7시였으나 곧바로 대처하지 않고 다음 날 오전 진단·치료가 이뤄진 것을 문제로 삼았다. 다만 환자가 대학병원에 들르기 전 소아환자에게 금지된 약물을 투여한 개원의의 과실은 인정되지 않았다. 

    19일 대법원 판례 사례에 따르면, 대법원 제3재판부는 15일 대학병원 의료진이 진료계약상 주의의무 위반으로 환자의 뇌염을 미리 대처하지 못해 장애가 발생했다며 과실 책임을 인정한 광주고등법원의 판결을 그대로 인정했다. 또한 재판부는 해당 대학병원으로부터 제기된 상고를 기각했다.  

    한 소아 환자는 2003년 7월 10일 저녁부터 오심, 상복부 통증과 경미한 두통이 있어 2003년 7월 11일 오전 7시 50분 부모와 함께 병원을 찾았다. 위장 질환으로 진단받아 약과 주사제를 처방받았다. 환자는 2003년 7월 12일 오전 8시 33분 발열, 복통, 구토 등을 호소하면서 한 의원에 내원했다. 해당 의원의 의사는 소화기계와 호흡기계 질환으로 진단하고 해열제, 트리민 정 4㎎ 등을 처방했다.
     
    환자는 같은 날 집에서 잠을 자다가 땀을 흘리며 우는 등 증상을 보였다. 이날 오후 1시경 부모가 깨우려 해도 일어나지 못하고 발음을 제대로 못하는 등의 증상이 나타났다. 환자의 부모는 같은 날 오후 3시 A원장에게 전화로 문의했고, 그의 권유로 12일 오후 7시 50분경 대학병원 응급실에 방문했다. 

    당시 병원에 방문했을 때 주요 증상은 ‘오후 1시경부터 웃다 울다가 말이 어눌해짐’이고 체온은 정상이었다. 대학병원 의료진은 같은 날 원고의 과거력과 증상을 조사해 추체외로증상, 뇌수막염 의증, 뇌염 의증 등으로 진단했다. 의료진은 같은 날 오후 7시부터 환자에게 열이 나자 해열제와 항생제 등을 주사했다. 

    다음날인 7월 13일 오전 7시 20분 원고가 신경계 이상 증상을 보여 뇌척수액검사를 시행하고 뇌압을 낮추고 뇌염 치료를 위한 약물을 처방했다. 그리고 뇌염 의증, 급성 파종성 뇌척수염 의증으로 진단했다. 당시 실시한 검사에서 원고에게 뇌병변이 인지되고 뇌척수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독됐다.

    환자는 7월 21일 다른 대학병원으로 전원해 40일 동안 치료를 받은 다음 다시 피고 병원 소아과를 거쳐 재활의학과에서 통원치료를 받는 등 치료를 계속 받았다. 하지만 환자는 뇌병변 후유증으로 상하지의 근력저하와 강직, 언어장애, 과잉행동 등의 영구적인 장애가 남았다. 

    재판부는 "일반적으로 추체외로증상에서는 환자가 이상운동증(떨림, 진전, 중심 이상, 무도증 등)에 해당하는 증상과 징후를 많이 호소하고 관찰되나, 감염성 질환인 뇌염이나 뇌수막염에서는 고열과 두통, 경부강직을 더 많이 호소하고 관찰된다"라며 “감염성 질환은 적절한 치료시기를 놓치면 중추신경계에 손상을 주고 후유장애를 동반하게 된다. 이 때문에 시급한 진단과 치료가 요구되는 응급질환”이라고 봤다.

    재판부는 광주고법 판결에서 “원심은 개원의가 소아에게 투약이 금지된 트리민 정을 처방한 것이 진료상 과실이라고 봤다. 하지만 이러한 과실이 이 사건 장애의 원인이 됐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는 이유로 해당 의사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를 기각했다”는 원심을 그대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원심은 대학병원 의사가 뇌염을 조기 진단해 치료할 수 있었는데도 주의의무를 다하지 못했다. 진단과 치료를 제 때 하지 못해 뇌염으로 인한 뇌병변 후유증이 장애에 이를 정도로 심화됐다고 했다. 대학병원은 원고와 체결한 진료계약상 주의의무를 위반했으므로 원고에게 이 사건 장애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에 따르면 진료계약상 주의의무 위반으로 환자의 생명이나 신체에 불이익한 결과를 초래한 경우 일반적으로 채무불이행책임과 불법행위 책임이 성립할 수 있다. 생명·신체가 침해된 경우 환자가 정신적 고통을 입는다고 볼 수 있으므로, 진료계약의 당사자인 병원 등은 환자가 입은 정신적 고통에 대해서도 민법 제393조, 제763조, 제751조 제1항에 따라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
     
    재판부는 “환자가 대학병원 응급실 내원 당시와 그 이전에 보였던 증상에서 뇌염의 가능성을 충분히 의심할 수 있었다. 대학병원 의료진도 당시 원고의 진단명에 뇌수막염 의증과 뇌염 의증을 포함시켰다“고 했다. 

    재판부는 “원고의 신경학적 증상이 추체외로 증상에서도 볼 수 있는 증상이고 응급실 내원 당시에는 발열이 없었다. 이 때문에 곧바로 뇌염 검사를 하지 않고 추체외로증상을 치료했다고 해서 주의의무 위반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다만 적어도 발열이 다시 나타난 7월 12일 오후 7시 기존 증상을 종합해 뇌염 가능성을 인지하기에 충분한 상황이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뇌염은 예후가 좋지 않고 응급조치 필요성이 매우 크다. 이 때문에 추체외로 증상으로 볼 가능성이 있는 환자라고 하더라도 뇌염 의심 환자에 대해서는 최대한 빨리 뇌척수액 검사 등을 통해 뇌염 여부에 관해 진단할 필요가 있다. 당시 뇌척수액 검사를 하지 못할 만한 증상이 있었다고 볼 자료도 없다”라고 했다. 

    재판부는 “대학병원 의료진이 원고에게 발열 증상이 다시 나타난 7월 12일 오후 7시 뇌염에 대한 감별진단을 실시했다면 뇌염을 조기에 발견해 치료할 수 있었을 것이다. 원고는 뇌염에 대한 진단과 치료가 이뤄지지 않는 동안 뇌세포의 손상이 계속 진행됐다. 다만 해당 병원이 뇌염 가능성이나 후유증 등을 설명하지 않은 과실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하지만 뇌염을 조기 진단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원고의 증상을 추체외로 증상으로 오인할 만한 여러 사정이 있었다. 원고는 이미 신경학적 증상이 발현된 이후에 피고병원에 내원했다. 이 때문에 조기에 뇌염을 진단해 치료했더라도 장애가 없거나 거의없었을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라며 피고 병원의 책임비율을 35%로 제한했다. 
     
    또한 재판부는 “원심은 피고 병원의 진료계약상 채무불이행에 따른 손해배상으로 재산적 손해 외에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모든 사정을 고려해 위자료로 3500만원을 인정했다”라며 “원심이 진료계약상 주의의무 위반에 따른 위자료를 인정하고 여러 사정을 고려해 위자료 액수를 정한 것은 정당하다”고 했다. 
     
    판결문에 언급된 이전 판결 참조 사례  

    의료행위는 고도의 전문적 지식을 필요로 하는 분야로서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으로서는 의사의 의료행위 과정에 주의의무 위반이 있는지나 주의의무 위반과 손해발생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는지를 밝혀내기가 극히 어려운 특수성이 있다. 문제된 증상 발생에 관해 의료 과실 이외의 다른 원인이 있다고 보기 어려운 간접사실들을 증명해 이와 같은 증상이 의료 과실에 의한 것이라고 추정하는 것도 가능하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의사의 과실로 인한 결과발생을 추정할 수 있을 정도의 개연성이 담보되지 않는 사정들을 가지고 막연하게 중대한 결과에서 의사의 과실과 인과관계를 추정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의사에게 무과실의 증명 책임을 지우는 것까지 허용되는 것은 아니다. (대법원 2004. 10. 28. 선고 2002다45185 판결 등 참조)  

    의사는 진찰․치료 등의 의료행위를 할 때 사람의 생명․신체․건강을 관리하는 업무의 성질에 비춰 환자의 구체적인 증상이나 상황에 따라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요구되는 최선의 조치를 할 주의의무가 있다. 의사의 주의의무는 의료행위를 할 당시 의료기관 등 임상의학 분야에서 실천되고 있는 의료행위 수준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 진단은 문진․시진․촉진․청진과 각종 임상검사 등의 결과를 토대로 질병 여부를 감별하고 그 종류, 성질과 진행 정도 등을 밝혀내는 임상의학의 출발점으로서 이에 따라 치료법이 선택되는 중요한 의료행위다. 

    진단상 과실 유무를 판단할 때 이 과정에서 완전무결한 임상진단의 실시는 불가능하다고 할지라도 적어도 임상의학 분야에서 실천되는 진단 수준의 범위에서 의사가 전문 직업인으로서 요구되는 의료 윤리, 의학지식과 경험을 토대로 신중히 환자를 진찰하고 정확히 진단함으로써 위험한 결과 발생을 예견하고 결과 발생을 회피하는 데에 필요한 최선의 주의의무를 다하였는지를 따져 보아야 한다(대법원 1998. 2. 27. 선고 97다38442 판결 등 참조)

    가해 행위와 피해자 측 요인이 경합하여 손해가 발생하거나 확대된 경우에는 피해자 측 요인이 체질적인 소인 또는 질병의 위험도와 같이 피해자 측 귀책사유와 무관한 것이라고 할지라도 해당 질환의 모습이나 정도 등에 비추어 가해자에게 손해의 전부를 배상하게 하는 것이 공평의 이념에 반하는 경우에는 법원은 손해배상액을 정하면서 과실상계의 법리를 유추적용하여 그 손해의 발생 또는 확대에 기여한 피해자 측 요인을 고려할 수 있다(대법원 2005. 6. 24. 선고 2005다16713 판결 등 참조). 

    청구 사건에서 책임감경사유에 관한 사실인정이나 그 비율을 정하는 것은 그것이 형평의 원칙에 비추어 현저히 불합리하다고 인정되지 않는 한 사실심의 전권사항에 속한다 (대법원 1998. 7. 24. 선고 98다12270 판결, 대법원 2007. 11. 30. 선고 2006다19603 판결 등 참조).

    불법행위 또는 채무불이행으로 입은 정신적 피해에 대한 위자료 액수에 관해서는 사실심 법원이 여러 사정을 참작하여 그 전권에 속하는 재량에 따라 확정할 수 있다(대법원 2011. 1. 27. 선고 2009다98775 판결 등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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