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18.10.12 10:54최종 업데이트 18.10.12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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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 유방암에 걸렸다면 나도 혹시? 유전자검사로 미리 예측해볼까

NGS 검사, BRCA 1/2 유전자 외에도 유전자 변이 확인, 치료까지 가능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만약 안젤리나 졸리처럼 본인의 어머니나 할머니, 이모 등이 유방암에 걸렸다면 본인이 유방암에 걸릴 확률은 얼마일까. 미리 유방암에 대처하는 방법은 없을까.
 
일반적으로 유방암 위험을 일으키는 BRCA 1과 BRCA 2의 유전자 변이는 전체의 5~10%에서 일어난다고 알려져 있다. 안젤리나 졸리 사례가 대표적이다. 가족력이 있으면 유전자 변이 가능성이 30%까지 올라간다.

정말 걱정이 되는 환자 가족이라면 검사실을 보유한 병원에서 시행하는 NGS(차세대염기서열분석법) 검사를 통해 유전성 유방암 검사를 받고 위험도를 알아볼 수 있다. 이 검사는 지난해 건강보험에 적용돼 부담이 줄었다.
 
안젤리나 졸리, BRCA 유전자로 유방암 수술 받아  
 
2013년 6월 안젤리나 졸리는 뉴욕타임즈 기고를 통해 자신의 유방암 유전자인 BRCA 1, BRCA 2의 변이가 확인됐다고 했다. 이 변이로 인해 유방암에 걸릴 확률이 70%에 가까웠다. 졸리는 유방암에 걸리지 않은 상태에서 자신의 유방을 제거하고 재건수술을 받았다.
 
졸리는 그의 어머니와 이모, 외할머니가 각각 유방암과 난소암으로 사망한 것을 계기로 유전자검사를 받았다. 졸리는 유전자검사를 통해 이런 유방암과 난소암을 일으키는 BRCA 유전자에 변이를 확인하고 과감한 수술을 결정했다. 졸리는 2년 뒤에 난소암 확률 역시 60%에 이른다며 자궁과 난소마저 절제했다. 그러면서 BRCA 검사가 유행처럼 확산됐고, 국내에서도 유전자검사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킨 계기가 됐다.
 
암을 일으키는 유전자 변이를 확인할 수 있는 ​NGS검사는 환자의 종양 조직 및 혈액을 분석한다. 수십에서 수백개의 유전자를 확인해 암을 유발하는 유전자를 찾는다. 단시간에 암과 관련한 대량의 데이터를 얻을 수 있다. 의학계는 NGS 검사를 이용하면 100%에 가까운 정확도가 나타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유방암 일으키는 유전자 변이 확대, 유방암 위험도 25~85%
 
유방암을 일으키는 유전자 변이는 BRCA 1, BRCA 2 외에도 다수의 유전자가 발견되고 있다. 이들을 ‘Beyond BRCA gene’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들 유전자를 가진 유방암 발생위험도는 70세까지 약 25~85%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6년 4월 연세의대 외과 박형석 교수 연구팀이 유방암 저널에 발표한 ‘유전체 의학 시대를 맞이한 유전성 유방암-난소암 증후군 유전 검사의 임상적 함의’에 따르면, 유전성 유방암과 관련된 유전자는 대부분 고침투율(high penetrance) 유전자다.

고침투율 유전자는 해당 유전자가 실제 질환으로 이어질 확률이 높은 유전자를 말한다. 발생 확률 자체는 드물지만 한 번 발현하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치명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전성 유방암이 나타날 수 있는 유전자는 BRCA1과 BRCA2 외에도 PTEN, TP53, CDH1, SKT11/LKB1, PALB2 등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각각의 유전자는 관련된 다른 암은 물론 암 외의 동반 질환들과 함께 특정 증후군을 일으킨다고 알려져 있다. 고침투율 유전자 변이를 가진 보인자의 유방암 발생 위험도는 70세까지 약 25%~85%에 이른다”고 했다.
  
미국의 국립 종합 암 네트워크(National Comprehensive Cancer Network, NCCN)는 유전성, 가족성 유방암 고위험군을 위한 가이드라인에서 BRCA1, BRCA2뿐 아니라 PTEN과 TP53 유전자 돌연변이 보인자를 유전성 유방암 고위험군으로 포함했다.
 
우리나라의 40대 미만 유방암 환자들과 폐경 이후의 백인 유방암 환자들을 비교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40대 미만 유방암 환자에서 유전자 변이 등이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암병원 유방외과 남석진 교수, 혈액종양내과 박연희 교수와 박웅양 삼성유전체연구소 소장 등이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발표한 연구결과에서 이같이 나타났다. 우리나라 유방암 환자들은 암세포가 매우 공격적이고 진행속도가 빠른 난치성 환자가 많다는 것이다.
 
NGS 검사, 모든 유전자 변이 확인하고 유전자 치료까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검사를 원하는 사람이라면 검증된 NGS방법을 이용해 검사를 진행하면 1~2주 이내에 검사결과를 신속하고 정확하게 받을 수 있다. 이를 통해 의사는 유전자 변이에 대한 결과를 환자와 상담할 수 있다. 유방암 발생 위험을 줄이거나 추후 의심 증상이 나타날 때 치료 방법을 결정하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지난해 열린 한국유전체학회 동계심포지엄에 따르면, NGS 검사를 통해 암을 유발하는 모든 유전자 변이 확인이 가능했다. 전체 360명 환자 중에서 BRCA1, BRCA 2 유전자의 변이 발견이 49%였고, BRCA1·2 외 나머지 유전자 변이 발견이 51%에 달했다. 360명 중 92명(약 26%)에서 암과 관련된 유전성 변이를 발견했으며, 기존에 전혀 보고되지 않은 새로운 4개의 새로운 변이를 발견했다.
 
유전자 검사는 검사 외에 치료까지 가능하다. 대한유방암학회의 유방암 백서에 따르면, 유방암의 표적치료는 유방암 발생과 진행에 관여하는 특정 유전자를 선택적으로 억제시키기 위해 표적화한 치료법을 말한다. 이는 일반적인 암치료를 할 때 항암화학요법이 정상세포를 공격하거나 약물 독성으로 인한 부작용 등의 한계점을 극복하기 위해 마련됐다.

지난해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에서 ​BRCA1, BRCA2 유전자 돌연변이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표적치료제 ‘올라파립의(OlympiAD)’ 연구결과에서 실제 근거가 나타났다. 이번 연구는 유방암환자 302명을 대상으로 했으며, 올라파립 치료군이 표준요법 치료에 비해 유방암 진행위험률을 42%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유전자 표적치료가 유방암 진행위험률을 낮춘 것이다. 
 
유전성 유방암 등 고위험환자의 NGS검사 건강보험 적용
 
가족이 유방암에 걸린 유'전적 유방암' 환자군 중 실제 원인이 되는 유전자 변이가 나타날 확률은 약 30% 미만이다. ​유전성 유방암은 위험요소가 없고 가족력이 없더라도 유전암의  5~10%에서 변이라고 불리는 유전자 변이가 다음 세대에 발생할 수 있다. 만약 2명 이상의 가까운 친척이 유방암에 걸렸다면 유방암에 걸릴 위험은 5배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있다.  

대한유방암학회에 따르면 유전성 유방암 유전자 검사 권유 대상은 유방암이나 난소암의 가족력이 있는 유방암 환자, 가족력이 없지만 환자 본인이 40세 이전에 진단된 경우, 가족력 없이 난소암으로 치료받은 적이 있는 경우, 양쪽 유방에(동시에 또는 시간차를 두고) 암이 발생한 환자, 남성 유방암 환자, 여러 장기에 암이 발생한 유방암 환자 등이다. 이런 환자들에 대해 환자는 변이를 보유할 확률이 일반적인 유방암 환자의 10배다. 유전자 변이 검사는 채혈을 통해 시행된다.  

보건복지부는 NGS 유전자 검사기관으로 승인한 병·의원에 한해 검사를 허용하고 40만원에서 60만원대의 건강보험 검사비를 적용하고 있다. 환자의 본인부담률은 50%다.

대한진단유전학회 조현찬 감사는 “임상에 NGS를 적용하면 유전자 변이를 찾아내고 환경에 따른 변화 정도를 알 수 있다"라며 ”개인유전자 검사 서비스를 받은 고객에서 변이가 발견되면 의사에게 통보한 다음 의사가 환자 개인에게 상담할 수 있다. 의사와 전문가, 검사기기나 시약 회사 등의 지속적으로 원활한 협조 관계를 통해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조 감사는 "유전자와 관련한 지식과 기술은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있으나 이를 수용할 사회는 미처 준비하지 못하고 있다. 유전자검사와 관련된 윤리적, 법적, 사회적 문제를 진지하게 논의하고 해결책을 찾는 과정이 필요하다"라고 했다. 
 
유전자검사는 환자와 소비자인 일반고객에게 검사의 의미를 이해하도록 설명하는 단계부터 동의서를 받고 검사 시행과 결과 해석, 검사정보 남용 방지와 관련된 문제까지 적절한 원칙과 규제가 필요하다.
 

임솔 기자 (sim@medigatenews.com)의료계 주요 이슈 제보/문의는 카톡 solplus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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