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자 단독 동의 통한 낙태 시, 개정 의료분쟁조정법에 따라 강화된 '설명의무' 문제될 소지
서울대보건대학원 박성민 교수, 순천향대부천병원 이은혜 교수.
[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정부가 허용을 검토하고 있는 약물 낙태가 여성과 태아의 생명은 물론이고 의사의 면허까지 위협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순천향대부천병원 이은혜 교수는 23일 국민의힘 조배숙∙김미애∙백종헌∙안상훈∙서명옥∙한지아 의원 공동주최로 열린 ‘이재명 정부의 낙태약물 무법적 허용의 문제점’ 토론회에서 “낙태약물 허용은 얼마 안 되는 산과 의사들마저 벼랑 끝으로 몰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최근 개정된 의료분쟁조정법에 의해 강화된 설명의무와 보호출산법에 따라 자칫 약물 낙태를 시행한 산과 의사가 형사처벌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 교수에 따르면 의사가 환자에게 설명 및 동의를 받아야 하는 사항은 ▲환자에게 발생하거나 발생 가능한 증상의 진단명 ▲수술 등의 필요성, 방법 및 내용 ▲환자에게 설명하는 의사의 성명 ▲수술 후 발생 예상되는 후유증이나 부작용 ▲수술 전후 환자가 준수해야 할 사항 등이다.
이 교수는 “19세 이하는 낙태를 하려면 부모의 동의가 필수다. 그러나 최근 생긴 보호출산법에 의하면 가정폭력, 학대 등으로 부모 동의가 불가능한 경우는 미성년자가 단독으로 낙태에 동의할 수 있다”며 “만약 임신한 고등학생이 본인 동의만으로 낙태를 했는데 악결과가 발생한다면, 갑자기 부모나 부모호소인이 나타나 설명의무를 다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의사가 아무리 설명한다고 해도 미성년자가 제대로 알아듣지 못할 수 있는데, 이 경우에도 의사는 꼼짝없이 설명의무 위반으로 형사처벌을 받고 면허가 날아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약물낙태에 따른 여성 건강 위협, 태아의 생명권 침해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이 교수는 “내외산소 등 최종진료과의 공급이 취약해 응급실 뺑뺑이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상황에서 낙태 약물만 덜컥 허용한다면 출혈이나 불완전 유산시 적절한 치료를 받기 어려울 가능성이 높다”며 “여성의 건강권은 자기결정권과 접근성 앞에서 공중분해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낙태약물 허용은 태야의 생명권과도 정반대 방향”이라며 “여성의 자유권을 극단적으로 보장하면 태아는 무조건 살해된다”고 했다.
낙태 약물이 해외에서 허용되고 있지만, 국내 도입을 위해선 별도로 국내에서 가교임상을 통한 검증이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서울대 보건대학원 박성민 교수는 대한산부인과의사회의 의견을 언급하며 “한국인의 유전적 특성이 낙태약물의 약동학적 특성에 미치는 영향은 충분히 검증되지 않았다고 한다”며 “낙태약물은 그 특수성을 고려할 때 가교임상시험이 면제돼선 안 된다”고 했다.
이어 “단순히 다른 나라들 중에 낙태약물을 허가한 나라가 있다 하더라도 국내에 도입할 때는 한국인의 유전적 특성이나 민족적 요인을 살피고,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안전한지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