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19.05.17 07:14최종 업데이트 19.05.20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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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다로운 담도·췌장 조기진단, 3.3mm 담도내시경 허가됐지만…보험 적용 안돼 무료 진단 중"

순천향대 부천병원 소화기내과 문종호 교수, "급여 적용돼 환자들 부담 덜기를"

▲순천향대 부천병원 소화기내과 문종호 교수 

담도와 췌장도 대장처럼 내시경을 활용해 쉽게 조기 진단을 하는 시대가 올까. 미국 의료기기회사에서 다년간의 연구개발을 거쳐 나온 담도내시경이 국내에서도 활용이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순천향대 부천병원 소화기내과 문종호 교수는 15일 보스톤사이언티픽 주최로 열린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 출입기자단 기자간담회에서 담도·췌장 내시경인 스파이글라스 DS(SpyGlass DS)에 대해 설명했다.
 
문 교수는 “담도와 췌장의 내시경 시술을 진행하는 동안 디지털 신호를 모니터로 전송하고, 의사가 이를 직접 관찰하면서 진단과 치료를 가능하도록 한 제품”이라고 말했다.
 
담도내시경, 센세이션 일으키며 등장…3.3mm 내시경 미니어처 
 

문 교수는 "스파이 글라스는 1999년쯤 개발 소식이 알려졌다. 처음에 제품 이야기를 들었을 때 정말 쇼킹했다. 임상스터디를 해서 5~6년이 걸려서 처음으로 나왔을 때도 담도와 췌장 분야에서는 센세이션을 불러 일으켰다”고 했다.
 
현재는 주로 내시경역행성췌담관 조영술(ERCP)가 주로 조영제를 투여한 다음 그림자를 통해 진단을 내리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담도내시경은 조영제를 통해 진단이 어려운 부분까지 직접 확인하고 치료범위를 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문 교수는 “대장내시경은 대장을 보고 바로 폴립을 잘라내는 기술이 일상화됐다. 하지만 이 역시 불과 30년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담도내시경도 대장내시경과 같다”라며 “특히 담도와 췌장을 보려면 CT를 찍어야 하는데, 방사선 노출 등으로 찍지 않고 싶어하는 환자들에게도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문 교수는 “담도암이나 췌장암은 조기 진단이 어렵고 증상이 없어 굉장히 무섭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아시아에서 담관암이 많은 편이라 매우 위험하다. 기술 개발은 미국에서 이뤄졌지만 사실 아시아에서 담도내시경의 활용이 더 중요하다”고 밝혔다.

담도내시경 기술은 까다롭다. 정상 담관은 5~8mm로 굉장히 가늘다보니 내시경 자체가 미니어처로 이뤄지는 수준이라고 했다. 문 교수는 “내시경 두께가 굉장히 좁으면서도 내시경 기능이 모두 필요하다. 별 것 아닌 것처럼 보여도 1mm를 더하느냐, 덜 하느냐에 따라 엄청난 개발 싸움이 된다. 현재 담도내시경은 3.3~3.5mm두께로 엄청난 기술 수준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문 교수는 “담도내시경이 처음에 나왔을 때 해상도는 6000픽셀이었지만 현재는 2만4000픽셀로 발전했다. 담도내시경을 진단의 표준으로 삼아도 좋을 정도로 기술이 좋아졌다”고 했다.
 
병원에서 1원도 못받는 가격이 문제, 급여와 신의료기술 신청 진행 중
 
하지만 역시나 가격이 문제다. 일회성인 담도내시경을 한 번 시술하면 비용 부담이 250만~300만원에 이른다. 하지만 현재는 병원에서 환자에게 비용을 전혀 받지 않고 있다.
 
문 교수는 “우리나라는 현실에 비해 당연히 고가의 장비다. 회사도 가격을 충분히 고려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제한적이나마 보험급여든 비급여든 쓸 수 있게 되는 것이 바람이다"라며 "제품 허가는 받았지만 환자에게 1원도 받지 않고 했다. 병원에서 그냥 제품을 사서 필요한 환자에게 쓰고 있다”고 밝혔다.
 
문 교수는 “환자들에게는 좋은 기술이다. 혈관 구조물이나 표면 구조물이 잘 보인다. 담도내시경을 보면서 관찰한 다음에 조직검사에 성공할 확률이 당연히 훨씬 높아진다"라며 "환자 입장에서는 가격 문제를 뺀다면 당연히 진단에 도움이 되는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문 교수는 “가격이나 정체성의 문제가 있기는 하지만 좋은 합일점을 찾아서 환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나아갔으면 한다. 서로 간에 고민을 하지 않으면 안된다. 담도내시경을 다른 나라에서 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만 가장 못하고 있는 것이 우려스럽다”고 덧붙였다.
 
문 교수는 “환자에게 조기진단할 때 30만원에 할 수 있을 정도로 급여 신청을 해보고 있다”라며 “회사와의 연구개발을 통해 현재 치료의 한계를 뛰어넘고 앞으로 의사들의 치료 방향도 달라진다. 제품을 아무리 잘 개발하더라도 시장에서 생존이 되지 않는다면 연구개발이 끊기기도 한다"라고 말했다. 
 
 

임솔 기자 (sim@medigatenews.com)의료계 주요 이슈 제보/문의는 카톡 solplus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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