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19.06.18 05:42최종 업데이트 19.06.18 0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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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중앙윤리위·전문가평가제 등 한계 극복할 의사면허기구 필요

독립적인 면허 관리와 자율 징계 등으로 의사 면허의 높은 질 유지 가능

사진: '합리적인 의사면허제도 개선을 위한 제 2차 토론회'.

[메디게이트뉴스 정다연 기자] 의사면허기구 설립으로 의사면허제도를 개선하는 방안에 대한 논의가 계속되고 있다. 의사면허기구는 의사면허를 관리하기 위해 독립된 기구로서  비윤리 의료행위 등에 대한 면허 관리 차원에서 판정을 하고 오랫동안 진료를 손에 놓은 의료인의 재교육 등을 통해 의사면허의 질과 신뢰를 높일 수 있다. 선진국 등은 이미 독립적인 의사면허기구를 통해 의료 면허를 관리하고 있다. 의사면허기구의 도입은 반드시 필요한 일이지만 우리 사회에 의사면허기구를 설립하기까지 과정은 요원하다.

국회 교육위원회 박인숙 의원(자유한국당)은 17일 국회의원회관에서 '합리적인 의사면허제도 개선을 위한 제 2차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번 토론회는 지난 3월에 개최한 1차 토론회에 이어진 것이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의사 면허과 관련해 의료행위 등 모든 판정을 법적으로 처분할 수 없는 등 이유와 해외 의료인력의 유입 등 세계화에 발맞춰 의료면허를 관리할 독립적인 기구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의과대부터 의료인 면허관리하는 의사면허관리기구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 안덕선 소장은 미국과 영국 등 국가에서는 의과대 입학부터 면허관리기구가 의사면허를 위한 관리를 한다고 밝히며 20년째 지지부진한 면허관기기구를 도입해 우리도 의료 발전 수준에 맞는 면허관리 제도를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소장은 "2011년 K의대 성추행 사건이 있었다. 학교는 당황했고 사회적 공분이 일어나자 입학을 취소해 사건 가해자들은 고등학교 졸업자가 됐다. 이 중 한 학생이 다른 의과대에 입학했다는 루머가 있는데 아직 확인된 바는 없다"며 "이 사건은 부실한 입학관리라고 사후적 비난을 받았다. 의과대학생은 학생 신분으로 환자와 접촉한다는 측면에서 일반대 학생과 다르다는 것이 사회적 공감대다"고 말했다.

안 소장은 "의대생들을 입학과 함께 면허기구에 등록하도록 하는 국가가 있다. 의과대가 진로적합성 교육, 입학 및 졸업사정 강화 교육 등 특정 교육을 실시하는 국가도 있다. 의대생을 의사와 거의 동일한 규제 대상으로 본다"며 "이 모든 것은 정부 주도가 아닌 별도의 면허 기구가 있어 가능하다"고 말했다.

안 소장은 "온타리오주에 있는 면허기구를 방문해 물었다. 미국 의과대협회는 부적절한 사례가 있으면 평가하고 임상실습 나갈 때 평가하도록 하는 것이 100%라고 한다. 서태평양지역은 한 50% 된다"며 "하지만 동북아로 오면 대단히 무지하고 모호한 국가가 많다"고 말했다. 

안 소장은 "영국은 면허기구가 의과대와 협업해 의대생들이 의료수준 교육을 받는다. 학생들은 재학 중에 전문직업성의 문제가 있으면 면허 주지 않는다. 의사면허기구는 사회에 계속 의협의 윤리성을 담보하고 전문성을 제도화 하는 장치다"고 말했다.

안 소장은 "우리나라는 좋은의사가 되라고 동기부여하는 교육은 의대에 있어도 나쁜 의사를 막는 제도는 없다. 일부 의사들에 대해 의사 전체의 이미지가 추락하고 있다. 의사들은 이들에 대한 처벌 원하는데도 불구하고 시대착오적인 면허관리 때문에 법으로만 처벌이 가능 상황이다"고 말했다.

그는 "일부 국가는 면허기구 내 징계를 위한 1심 기능을 하는 윤리 법정이 있다"며 "미국은 50개 주에서 70개 의사면허기구가 있다. 공통적으로 제시하는 비전문가적 행동은 불성실한 의무기록, 대처불능, 처방과실 환자 학대 등이 있다. 형사처벌뿐 아니라 이중처벌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영국은 1950년대부터 의료과오 판정이 발전했다. 형법으로 처벌할 수 없는 의료과오에 대해 입증가능한 수준의 의료인지 아닌지 믿을만한 공공 테스트를 하는 것이다. 가령, 소아환자에게서 인투베이션 일찍 해야한다 하지 않는다 조사하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안 소장은 "우리나라는 중개기구가 없어 의료자원과 몇 명의 공무원이 60만 의사를 관리하고 있다. 사실상 말이 되지 않는다. 다른 국가는 면허 기구를 통해 이러한 문제를 다루고 있다. 문제 일으키는 회원에 대한 제재나 추방 등을 통해 면허를 관리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면허기구 만들어야 한다고 말한 지 20년이 됐다. 우리나라의 의료 접근성은 세계 1위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의사가 몇 명 활동하는지조차 모른다. 면허기구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윤위·전문가평가제 등 한계 있어... 의사면허관리기구 도입 시급

아주대학교 정신건강의학과 임기영 교수는 징계 또는 조사 등에 관한 중앙윤리위원회 및 전문가평가제의 한계를 짚으면서 캐나다 온타리오주 면허관리기구 사례를 제시해 면허관리기구를 통해 의사 면허의 높은 신뢰도를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 교수는 "컴플레인(complaint)은 환자나 보험회사 등 제 3자가 하는 문제제기고 리포트(report)는 의사 간호사 등 동료 보건의료인과 병원의 보고 등을 말한다"며 "1년에 수천 건 이상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컴플레인과 보고를 모두 처리하기 위해 전문 면허관리기구가 팔요하다. 면허관리기구의 중재가 있다면 이들 중 다수는 쉽게, 원만하게 해결될 사안들이다. 대부분 48시간 안에 해결됐고 징계위 올라가는 정도는 2%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면허관리기구가 없는 상태에서는 이들 중 대부분이 의사 및 의료기관과의 직접 충돌, 보건소, 보건복지부, 소비자보호원, 언론, 경찰, 소송 등으로 이어져 엄청난 비용 지출과 유무형의 손해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임 교수는 "면허관리기구가 없는 우리나라의 경우에 현재 유일하게 면허 관리 기능과 유사한 기능을 하고 있는 중앙윤리위원회의 경우에 전체 컴플레인 및 보고의 2~3% 정도를 처리하는 것만으로도 업무가 과중한 상태다"며 "윤리위원회 규정이나 조직 등에 여러 문제가 있어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업무처리가 안 되고 있다. 새로 생기는 전문가평가제와 관계도 분명하지 않고 향후 이로 인한 혼란과 갈등의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임 교수는 "의협중앙윤리위원회는 의료법을 기반으로 면허자격에 대해 보건복지부에 행정처분을 요구할 수 있다. 의사 면허의 자격정지를 요구할 수 있지만 1년 이하에 한정돼 있고 면허 취소를 요구할 수는 없다"며 "중윤위가 물리적으로 정지하도록 하는 것은 최대 3년의 회원자격 정지다. 하지만 이는 의사가 진료할 때 전혀 영향이 없어 현실적으로 처벌이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윤위의 실질적인 효과에 대해 의문이 있기 때문에 중윤위의 권위가 낮다는 한계가 있다"고 덧붙였다.


임 교수는 "현재 시범사업 중인 전문가평가제의 평가대상은 의사의 품위손상행위 의심사례, 중대한 정신질환이 있는 의사 면허, 의료인의 직무와 연관된 비도덕적 진료 행위 등에 대해 평가단에서 필요하다고 판단하거나 신고 또는 접수된 민원 등을 통해 발견해 평가를 실시한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로서 전문가평가제는 시도의사회에서 구성하는 형식으로 돼 있다. 어떤 면에서 보면 시도의사회장단의 의중에서 독립성이 확보되지 못하는 문제도 있다. 또 해당의사에 대한 면담 또는 조사가 얼마나 실현가능한지 의문이다"며 "복지부나 보건소에 조사를 협조 요청해서 공동조사를 실시할 수 있다고도 하는데 이 부분도 현실적인 한계가 있다"고 짚었다.

임 교수는 "캐나다 온타리오주는 면허관리기구를 법정처럼 구성하고 있다"며 "이뿐 아니라 면허관리기구에서 결정을 하면 그 결과를 대중들에게 공개하고 있다. 의사의 이름을 검색하면 면허관리기구의 징계 내용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예를 들면, 이 의사가 어디서 개원하고 전문 과목이 무엇이고 과거에 무슨 일을 했는지 등 내용을 알 수 있다. 4명 환자를 성추행한 것에 대한 처벌과 이 의사가 어떤 방식으로 환자를 성추행 했는지 등의 내용까지 자세히 나온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의사의 징계 결과를 일반인에게 공표하지 못한다. 사실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으로 걸린다"며 "캐나다에서 이러한 공표가 가능한 이유는 환자의 알권리를 우선으로 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우리도 마음의 자세가 바뀌어야 의사면허 관리제도가 자리를 잡을 수 있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사진:  '합리적인 의사면허제도 개선을 위한 제 2차 토론회'

의사면허 강화 추세에 의사면허관리기구 정착 위한 우선순위는

이어진 토론에서는 의사면허관리기구의 다양한 기능에 대한 보충 설명과 효과적인 의사면허제도 관리를 위해 무엇을 우선순위에 둬야 하는지에 대한 제안이 나왔다. 의사 면허에 관한 법과 전문가평가제 시범사업 시행 등 의사면허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바뀌는 제도도 언급됐다.

한국의약평론가회 이명진 총무이사는 의사면허관리기구의 다양한 역할과 기능에 대해 소개하면서 의사면허등록법 등을 통해 의사 면허를 관리하는 역할 도입으로 면헌관리기구의 첫 발을 내디뎌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이사는 "면허관리기구에 대해 발제의 초점이 징계에 맞춰져 있다. 실제 면허관리기구의 개념은 조사와 징계, 면허등록과 재인증, 진료표준 제공 등 세 개다"며 "모든 것은 한 번에 이루기 어렵다. 의사면허에 관한 것도 여러 범위에 중층적으로 걸쳐 있다. 따라서 의사법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 첫 행보로 의사면허등록법을 발전시켜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면허 등록의 재인증 기준이 면허관리 기구를 만드는데 첫 단계로 적절하다. 의사들은 환자의 안전과 이익을 위해 존재하는데 면허관리는 미흡하다. 의사 면허만 있으면 별 연수 없이 임상진료를 할 수 있는 상황이다"며 "환자의 진료가 적절하지 않은 의사 면허를 걸러내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이사는 "의사면허 등록법을 제안하는 이유는 의사면허를 막 받은 새내기 의사는 진료 역량이 부족하다. 대학마다 교육 수준이 다르고 의과대 졸업 후에 공정보건의사가 된 경우에도 선배 의사의 진료 처방를 베끼는 수준에 멈추고 있다. 이런 점에 대해 개선해야 한다는 의미다"고 말했다.

그는 "사실 의사 면허를 가지고 있어도 모두가 진료하는 것은 아니다. 환자를 보지 않는 경우도 있는데 개원한다고 하면 막을 길이 없다. 제도적 보완이 이루어져서 진료를 원한다면 이들 위한 재교육 과정도 필요하다"며 "외국의 의과대 졸업생이나 남북통일 후 면허관리도 논의해야 한다. 의사법 한 번에 고칠 수 없지만 첫 번째 단계로 의사면허 등록법을 발전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건복지부 의료자원정책과 손호준 과장은 "복지부는 다나의원 사건으로 인해 2016년 3월에 면허관리제도 개선방안 발표한 바 있다. 그떄 의협 중앙윤리위원회에 의사가 아닌 사람이 들어갔고 2017년 3월에 법을 개정했다. 의료인의 직업 윤리 교육도 3년마다 2시간 이상 의무적으로 이수하도록 법이 개정됐다. 제도적 개선안으로 2016년에 전문가 평가제가 시범사업을 처음 실시했고 최근 2차 시범사업이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손 과장은 "최근 성범죄 관련 이슈가 많이 떠오르고 있다. 지난해 9월부터 아동청소년보호에 관한 법률 시행으로 판사가 판결한 성범죄자는 취업에 제한을 받는 장치가 마련됐다"며 "진료 중 성범죄는 지금도 자격정지가 되는데 그동안 진료외 성범죄는 자격정지 사안이 아니었다. 그런데 이번 아청법 시행으로 취업제한이 됐다"고 말했다.

손 과장은 "의사면허를 3년마다 재신고 하는데 진료행위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신체적 또는 정신적 질환을 확인해서 면허 재신고를 받아주는 법안이 현재 국회에 올라와 있다"며 "의사 면허를 강화하려는 법적인 움직임이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 변호사나 회계사처럼 징계정보를 공개할 필요성에 대한 논의도 나오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그는 "법으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효율적이지 않다"며 "환자의 안전과 관련돼 있고 전문성이 도드라지는 영역에서 법은 결코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 법으로 가기 전과 이후 단계에 전문가의 자율적인 권한이 있어야 한다. 자율징계 권한에 대한 제도를 가지게 되면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정다연 기자 (dyjeong@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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