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1100만원 지원금 줘도 시니어의사 채용 어려워…사학연금 지급 정지 장벽 완화 등 여건 개선하고 질관리 등 교육 병행해야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정부가 공중보건의사(공보의) 급감에 따른 지역 의료공백을 보완하기 위해 ‘시니어의사’ 지원을 확대하고 있지만, 목표 인원에 미치지 못하고 배치의 실효성과 지속근무 여부가 새로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1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의과 공보의는 2020년 기준 신규 편입 인원이 742명, 총 인원은 1901명에 달했지만, 2025년 신규 편입인원은 250명, 총 인원은 945명으로 줄었다. 의정갈등 이후인 2026년엔 공보의 신규 편입인원 98명, 총 인원 593명으로 신규 편입인원 기준으로 전년 대비 3배 가까이 감소했다.
이에 지역의료인력 확보를 위해 복지부가 꺼내든 카드는 시니어의사 채용이다.
복지부는 시니어의사 지원사업 예산을 지난해 30억 원에서 올해 40억 원 늘려 70억원으로 증액했다.
근무형태에 따라 시간제는 정부가 의사 1인당 월 400만원을 지원하고, 전일제는 최대 1100만원까지을 지원하고 있다. 지원기간은 기존 6개월에서 12개월로 확대된 상태다.
취약지역에 신속한 전문의료인력 확충을 위해 시니어의사 인원도 160명에서 220명으로 60명 늘리기로 했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지 않다. 경상남도의회 김창우 의원(국민의힘) 자료에 따르면, 2025년 통영·거창 적십자병원은 모두 2명의 시니어의사 채용을 계획했지만 실제로는 거창적십자병원에서 외과 전문의 1명을 채용하는 데 그쳤다. 마산의료원 역시 계획했던 1명을 채용하지 못했다.
전남·광주 신안군은 정부 지원금 1100만원에 지자체 보조금을 더해 월급 3300만원을 내걸고 구인에 나선 이후에야 시니어의사 채용에 성공했다.
신안군 앞서 5차례나 시니어의사 채용에 나섰지만 실패했다. 애초 월급 1100만원으로 공고를 했지만 실패한 후 1300만원으로 인상했지만 지원자가 없었다.
전문가들은 시니어의사가 지역공공병원에 근무할 수 있도록 하는 정주여건 개선이 최우선이라고 조언한다. 특히 시니어의사 제도가 현장에선 사학연금·공무원연금 지급 정지 규정 때문에 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최근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직을 마무리하고 서울 용산구보건소로 자리를 옮긴 정기석 소장도 시니어의사 제도를 확대하려는 정부 의도와 달리 현장에선 시니어의사 채용을 어렵게 하는 문제들이 산적해 있다고 평가했다.
구체적으로 정기석 소장은 "시니어 의사 제도는 퇴직 전문의를 지역·공공의료기관에 연결해 인력 공백을 메우는 정책이지만, 보건소 임기제 공무원 임용 시 사학연금 지급 정지가 현실적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대략적으로 연금 지급 정지로만 3000만 원 정도 손해보는 구조이다 보니 다들 채용을 꺼리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그는 "사학연금 수혜자가 시니어 의사 중에 많고, 대학에서 오래 근무한 사람들이 공공에 봉사하겠다는 생각을 더 갖고 있다”며 “현행 연금 정책을 개선하면 대학 교수 등 유능한 인력의 지원이 늘고 경쟁률이 높아져 공공의료 발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성공적인 시니어의사 제도 안착을 위해 '질 관리'가 병행돼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올해 62세로 퇴직을 바라보고 있는 경상남도의사회 마상혁 공공의료대책위원장은 "중증도 높은 환자를 다루던 교수가 공공병원 현장에서는 경증 환자를 직접 다 챙겨야 하다 보니 혼란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고 들었다"며 "간호·행정·장비 등 시스템이 받쳐주지 않고 역할 자체가 달라지다 보니 아무리 수술 잘하는 교수도 시니어의사 재채용 이후 힘들어하는 사례가 더러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시니어의사들이 나이도 있다 보니 중증·응급 환자를 볼 수 없고, 밤 당직 등 활동성도 떨어진다. 제도 한계를 극복하고 시니어의사들이 다시 현장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교육 프로그램 등 질관리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