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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대한개원의협의회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자가검사시약 품목 확대 추진에 대해 국민 건강과 공중보건 체계를 위협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대한개원의협의회는 22일 성명을 통해 “자가검사시약 품목 신설은 단순 편의성 확대가 아니라 진단, 치료, 신고, 관리로 이어지는 감염병 대응 체계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사안”이라며 신중한 접근을 촉구했다.
앞서 식약처는 지난 3월 ‘체외진단의료기기 품목 및 품목별 등급에 관한 규정’ 일부 개정안을 행정예고하고, 호흡기 바이러스·성매개감염체·마약류 검사 등 자가검사용 시약 3종을 신설하는 방안을 추진한 바 있다.
대개협은 코로나19를 계기로 증가한 자가검사 수요를 제도적으로 반영하려는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진단은 단순 검사 결과 확인을 넘어 의료적 판단과 치료, 신고, 역학 관리까지 포함된 전문 영역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정확도가 충분히 확보되지 않은 자가검사 확대는 위음성에 따른 치료 지연, 감염병 감시체계 약화, 결과 오독에 따른 혼란 등 복합적인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자가검사의 정확성 문제도 도마에 올랐다. 대개협에 따르면 일반인이 시행하는 비강 검체 채취는 의료기관에서 시행하는 비인두 채취에 비해 검체의 질이 떨어져 검사 민감도를 낮출 수 있다.
또 인플루엔자의 경우 발병 후 48시간 이내 치료가 중요한데, 자가검사에서 위음성이 나올 경우 의료기관 방문이 지연되면서 폐렴 등 중증 합병증 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코로나19 시기 이미 유사한 문제가 반복된 바 있다. 대개협은 “오미크론 유행 당시 자가검사 위음성률이 28.4%에 달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며 “증상이 있음에도 음성을 믿고 일상생활을 지속하면서 감염 확산으로 이어진 사례가 다수 확인됐다”고 밝혔다.
성매개감염체 자가검사 도입에 대해서도 우려를 제기했다. 해당 검사법은 민감도가 40~70% 수준으로 낮고 무증상 감염에서 진단율이 떨어져, 감염자가 음성으로 오인한 채 전파를 이어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자가검사 결과가 법정 감염병 신고 체계에 포함되지 않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자가검사 의존도가 높아질수록 실제 감염 규모 파악이 어려워지고, 역학조사와 접촉자 관리에 공백이 생길 수 있다는 설명이다.
마약류 자가검사 키트의 경우 오남용 가능성도 제기됐다. 대개협은 “일반 소비자에게 유통될 경우, 사용자가 사전에 검사 결과를 통해 법적 처벌 가능성을 회피하는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대개협은 “감염병 예방과 관리는 국가가 책임져야 할 공공 영역”이라며 “자가검사 확대는 전문적 진단과 관리 책임을 개인에게 전가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진단 정확성과 치료 연계, 공중보건 감시체계가 충분히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자가검사 품목을 확대하는 것은 국민 건강권을 침해할 수 있다”며 “충분한 검토와 협의를 거쳐 신중히 추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