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16.12.03 07:20최종 업데이트 16.12.03 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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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설 자리를 잃어가는 기초의학

의대인증평가 개정안에 평가항목 축소, 삭제

기초 교수 "기초의학 퇴보 초래할 것" 경고

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한국의학교육평가원(이하 의평원)이 기초의학부문 평가를 축소한 '제2차 의학교육 평가인증기준 개정안'을 발표하자 기초의학 퇴보를 초래할 것이란 지적이 나왔다. 
 
의평원은 2019년부터 새로운 기준으로 의학교육평가를 인증하겠다고 밝히고, 그 기준을 세계의학교육연합회(WFME)에 맞춰 개정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2015년 11월, 1차 설명회 및 공청회, 지난 6월 2차 공청회에 이어 2일 3차 공청회를 열어 의견을 수렴했다. 
 
이날 3차 공청회에서 논란이 된 것은 기초의학 평가. 의평원은 평가항목을 일부 축소하거나 조항 자체를 아예 삭제했다. 
 
기존 평가기준에는 '의학대학은 임상의학 학습에 필요한 과학적 개념과 원리를 이해할 수 있도록 기초의학 교육과정을 운영한다' 조항이 있었지만 이번 개정안에서는 이를 삭제했다. 
 
이와 함께 '의과대학은 WFME가 권고하는 기초의학 13개 분야 별로 적절한 수의 교수를 확보하고 있다'를 '기초의학 분야별로 적절한 수의 교수를 확보하고 있다'고 변경했다. 

현재보다 더 적은 교수를 둬도 된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대한기초의학협의회 전용성 교육위원장(서울대의대 의학과 생화학교실)은 "WFME에 맞춰 인증평가기준을 적용한다고 해서 적극 환영했는데 결국은 임상교육에 지나치게 편중된 기준으로 보인다"면서 "진료역량만 갖추면 모든 것이 다 된다고 하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전용성 위원장은 "기초의학 인증기준을 축소하고 삭제하는 이번 개정안을 봤을 때, 앞으로 기초의학을 가르칠 이유가 없어 보이며, 계속 퇴보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더불어 전용성 위원장은 3차 공청회 이전, 인증기준위원회에 기초의학의 중요성을 설명하고 기준을 축소하거나 삭제하는 것에 이의를 제기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전용성 위원장은 "의평원의 이번 평가인증 기준을 보면, 기초의학을 임상의학을 배우는데 필요한 컨셉 정도로만 이해하고 있다"면서 개정안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의료법과 고등교육법이 개정됨에 따라 의대인증평가를 통과하지 못한 의대, 의전원은 신입생을 모집할 수 없고, 해당 대학 재학생은 의사국시 응시자격이 박탈된다.

이에 따라 인증평가 문항 개정은 의대, 의전원의 생존과 직결되고, 의학교육의 방향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 메디게이트뉴스

의평원 의학교육인증단 김명곤 인증기준위원장(사진)은 "지난 9월 의평원 내부 워크숍 이후 기초의학협의회의 이의제기가 접수돼 심도 있게 토론하지 못한 부분이 있는 것은 맞다"면서 "이후 인증기준위원회에서 검토하고, 공정하게 심의해 투표에 부쳤지만 최종적으로 부결돼 제기된 이의사항을 반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김명곤 인증기준위원장은 "그럼에도 오늘 또 다시 이의신청이 나온 만큼 재심의를 통해 기초의학협의회에서 말한 내용을 논의하겠다"면서 "의견을 반영할 수 있도록 조정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전용성 위원장은 '의과대학은 기초의학, 의료인문학, 임상의학 간의 적절한 통합을 위한 교육과정의 내용, 범위, 순서, 기간과 기타 과정 요소를 기술한다'는 기준과 관련해 "통합의학의 개념을 제대로 정립하지 않고 평가만 실시하는 것은 형식적인 과정에 불과하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기초의학, 의료인문학, 임상의학 간의 적절한 통합을 위해서는 목표를 제대로 설정하고 있는지 봐야한다는 것이다.
 
특히 그는 "해부학, 생리학 등의 개별 과목을 가르치면 통합교육이 아니기 때문에 기준에 부합하지 않고, 심장학, 소화기학 등의 이름을 붙여 여기에 기초의학, 임상의학 등을 통합했다고 단순 설명하는 것은 진정한 통합의학이 아니기 때문에 결국 각각의 학문을 어떻게 연결하고, 학생들에게 교육해야 하는지 의평원에서 연구하고 기준을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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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재희 기자 (jhhwang@medigatenews.com)필요한 기사를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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