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16.07.11 07:29최종 업데이트 16.07.11 09:06

제보

저수가의 그늘

쇼핑몰로 먹고사는 대학병원들


 
OO뷰티샵, OO의류, OO프랜차이즈, 식당과 카페가 즐비한 지하매장.
 
마치 쇼핑몰을 연상케 하는 이곳은 A대학병원.

이 대학병원에는 이제 푸드코트, 카페뿐만 아니라 의류, 화장품 전문점, 여행사까지 입점했다.

이처럼 몇몇 대학병원을 방문해보면 편의시설과 부대시설이 너무 잘 갖춰져 있어 '여기가 병원이야?' 싶을 때가 있다.
 
병원 안에서 쇼핑과 먹거리 해결이 모두 가능하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정기적으로 열리는 공연까지 더해지면 볼거리도 손색이 없다.

어느 새 병원이 '겁나는 곳'에서 '즐거운 공간' 내지 '친근한' 곳으로 이미지 변신을 꽤하고 있는 것이다.


부족함 없는 병원

과거 편의점과 작은 식당, 은행 ATM기 정도가 전부였다면 지금은 다양성을 더해 쇼핑몰과 병원이 결합된 형태로 진화(?)하고 있는 듯하다.

A대학병원은 본관 식당과 카페만 15개, 기타 편의점과 안경점, 은행, 물품보관함 등을 포함하면 30개 가까운 편의시설이 들어서 있다.

이외에도 특정 병동에는 식당과 카페, 의류상점, 화장품 전문점을 포함한 18개 브랜드가 별도로 손님을 끌고 있다.

B대학병원은 대형마트를 만들어 화장품, 의류, 건강기능식품 등 다양한 상품을 판매하고 있으며, 여행사, 문구점, 브랜드샵 등도 성업중이다.


B종합병원 내 부대시설

개선되지 않는 병문안 문화

환자, 병원 직원 뿐 아니라 병문안객, 때로는 병원 인근 주민들까지도 고객층을 형성하고 있다.

병문안을 온 사람들은 병원 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며, 쇼핑을 하고, 공연이나 전시회를 즐긴다.
 
어느새 병원은 '자주 오고 싶고, 오래 머물고 싶은' 친숙한 공간으로 탈바꿈한다.

주민들은 병원을 마치 '마트'로 인식할 정도다.

작년 메르스를 통해서 우리는 잦은 병문안 문화가 얼마나 치명적인지 깨달았지만 현실은 정 반대로 가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기-승-전-저수가

병원이 부대시설을 늘리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병원 경영' 때문이다.

즉 우리나라 '저수가' 의료현실에서 진료만으로는 수익이 나지 않는 구조에 부딪혀 부대사업에 손을 뻗고 있는 것이다.

병원의 편의시설이 방문객을 증가시키고 병문안 문화개선을 방해하고 있지만, 병원 측에서는 경영과 직결되는 중요한 문제인 만큼 이를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 허대석 교수는 "병원은 안정을 취하기 위해 들어오는 공간이지만 환경은 그렇지 않다"며 "우리나라 의료수가가 원가 이하로 책정돼 있다보니 병원이 수익사업을 하게 되는 구조가 됐다"고 지적했다. 

#병문안 # 저수가 # 메르스 # 편의시설 # 종합병원

황재희 기자 (jhhwang@medigatenews.com)필요한 기사를 쓰겠습니다.
댓글보기(0)

전체 뉴스 순위

칼럼/MG툰

English News

전체보기

유튜브

전체보기

사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