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18.04.04 10:00최종 업데이트 18.04.04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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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지·행동치료 급여화, 임상심리사 일부 포함 가능성

복지부 "관련 협회 등과 논의 중, 일부 포함될 가능성 있다"

상복부 초음파검사 주체 논란에 이어 정신과 인지·행동치료도 갈등

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황재희 기자] 보건복지부가 인지행동치료 급여화 주체에 임상심리사를 일부 포함하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복지부 보험급여과 관계자는 4일 "임상심리사가 1대1로 실시하는 인지행동치료는 건강보험으로 적용할 수 없지만, 의사와 함께 임상심리사가 집단으로 인지·행동치료를 실시한 경우에는 급여로 인정하는 방안 등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인 문재인 케어가 시작되면서 의료계에 크고 작은 진통이 시작되고 있다. 얼마 전 논란이 일단락된 상복부 초음파검사 주체는 의사의 입회하에 방사선사도 실시할 수 있도록 허용했지만, 이와 비슷한 사례가 인지행동치료에서도 발생했다.
 
복지부는 올해 초 제2차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통해 왜곡된 사고를 스스로 발견해 수정하고, 잘못 학습된 행동을 변화시키는 정신치료의 일환인 '인지행동치료'를 빠르면 5월부터 급여화하겠다고 밝혔다.
 
의사가 직접 실시하는 장시간 상담치료에 대한 건강보험 수가를 현실화하고, 환자가 부담하는 본인부담비율은 낮추기로 한 것이다.
 
복지부는 "그동안 인지행동치료는 표준화된 치료과정이 없고, 치료비용을 모두 환자가 부담해 건강보험 적용 요구가 많았다"며 "실제로 종합병원 기준 정신질환자 비급여 금액 순위 1위가 행동치료이며, 3위가 인지치료에 해당 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러한 급여화 과정에서 복지부가 인지행동치료를 실시하는 주체를 '정신건강의학과 3년차 이상 전공의와 정신건강의학과, 신경과 전문의'로 한정하자, 임상심리사들이 반발한 것이다. 이들은 임상심리사들이 실시하는 인지행동치료도 똑같이 건강보험 대상으로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국임상심리학회와 한국심리학회, 한국상담심리학회는 지난달 29일 공동으로 성명서를 배포하고 "지난해 개정된 정신건강복지법 시행령 제12조 2항에 따르면 정신건강임상심리사의 고유 업무를 심리상담과 심리안정을 위한 서비스 지원으로 분명히 명시하고 있다"며 "치료감호법에도 인지행동 치료 등 심리치료 프로그램을 정신건강전문요원 등 전문가에 의해 집행하도록 되어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실제로 임상심리사들은 의료 현장에서 고통 받는 환자들을 위해 인지행동치료를 제공해왔다"며 "복지부 산하의 국가 자격증을 취득하고, 현재 정신건강 증진시설에서 인지행동치료를 시행하고 있는 정신건강임상심리사가 인지행동치료 시행주체에서 빠진다면 오히려 국민의 정신건강을 위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지난 2016년 말 기준으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3254명인 것으로 나타났다"며 "그러나 우울증을 앓는 국민은 61만명이 넘어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진료만으로는 적절한 상담을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들은 이번 인지행동치료 건강보험수가 개편안이 정신건강 전문인력의 양성을 포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개정 정신건강복지법에 따르면, 정신건강임상심리사 1급 자격증을 취득하기 위해서는 630시간의 심리치료와 인지행동치료를 명시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개편안이 확정된다면, 정신건강임상심리사의 인지행동치료가 수련이 불가능해 더 이상 해당 자격증을 취득하지 못해 국가적 차원의 정신건강전문인력 양성에 타격이 올 수 있다는 설명이다.
 
현재 청와대에는 '한국에서 심리치료가 정신치료 건강보험 수가개편으로 사장될 위기에 처했습니다'라는 이름으로 해당 내용을 담은 국민청원이 진행 중이며, 약 1만 8000명 가까이가 여기에 동의했다.
 
한편 정신건강의학과·신경과 전문의들은 해당 개편안을 두고 약간의 의견 차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지·행동치료 급여화 대상에 임상심리사도 포함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는 반면, 건강보험으로 실시하는 급여화인 만큼 주체가 명확해야 한다는 입장이 갈리고 있는 것이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A씨는 "비급여의 급여화는 의료기관이 건강보험공단에 의료인으로서 진료를 하고 청구해 받는 급여액"이라며 "임상심리사는 의료인이 아니다. 의료법의 적용을 받는 의료인이 아니다. 전제 자체가 잘못된 것"이라고 밝혔다.
 
A씨는 "임상심리사는 의료기관이 아닌 심리발달센터, 심리연구소 등에서 인지행동치료를 이미 많이 시행하고 있다. 이번 건강보험 급여화 시행 이후에도 지금처럼 하는 것은 문제가 없다. 다만 의료기관에서 임상심리사가 단독으로 인지행동치료를 하고, 이를 건강보험으로 적용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덧붙였다.
 
신경과 전문의 B씨는 "임상심리사는 의사와 함께 협력해 일하는 인력인 만큼 인지행동치료 주체에 포함해도 된다고 생각한다"면서 "논의가 좀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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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재희 기자 (jhhwang@medigatenews.com)필요한 기사를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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