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15.12.23 10:39최종 업데이트 15.12.24 0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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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구직시 고려사항

'블랙병원' 피하는 방법…사전 조사 필수




바야흐로 새로 나올 전문의 선생님들의 취업 준비 시즌이다.
 
지금은 전문의 시험공부를 매진해야겠지만 여유가 있을 때 바람도 쐴 겸 자리를 알아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대학교수가 목표가 아닌 많은 선생님들의 궁극적인 지향점은 CEO이지만 우리 과는 특성상 바로 개업을 하지 않아 봉직의로 시작한다.
 
과거 일반의로서 일할 때와 전문의 시험 전후로 수많은 병원에 면접을 보면서 얻은 경험, 친구들에게 들은 이야기 그리고 여러 의사 사이트를 참고해 많은 선생님들이 조금이나마 더 좋은 병원에 취업하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 이 글을 적어본다.
 
자리가 없다면 밑에 해당 사항에 들어가더라도 취업을 하기는 해야겠지만 최대한 아래 나열된 항목을 하나라도 피하도록 하자.
 
어느 병원이 소위 '블랙병원'이라는 것에 대한 정보를 얻기 힘든 이유는 병원의 이름을 특정 게시판이든 거론해서 실제로 있었던 일을 적었다고 하더라도 명예훼손으로 고소를 당할 수 있기 때문에 그런 글을 찾기가 힘들고 그래서 정확한 정보를 알 수 없다.


A. 병원에 대한 사전 조사

A.1. 해당과 전문의 수 및 비율
로테이션을 유지하는 의사 수는 많을수록 좋은 것은 당연하다. 응급실의 경우 응급의학과 전문의 비율이 최대한 높은 병원을 우선으로 한다. 못해도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한명이라도 있는 곳으로 간다.
 
하지만 그 한명의 전문의가 공보의인 병원은 피한다.
 
이런 병원은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필요할 정도로 힘든 병원이기는 하지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구해지지 않는 병원이다(이 말 자체에 정답이 있다).
 
일반의의 수보다 전문의가 많다는 이야기는 환자가 많다는 말이고, 그 말은 응급실 과장 외에 진료보조 인력도 많다는 것이다.
 
보조인력이 적은 병원에서는 야간에 병동의 넬라톤, 폴리, 드레싱까지 다해야 하는 경우도 많다(이런 것 싫어하는 선생님들이 은근히 많다).
 

A.2. 초창기 멤버가 많이 없는 병원
병원이 생긴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고생할 것 뻔히 알면서도 들어온 초창기 멤버 수가 적은 병원이 있다면 왜 그들이 나갔는지 생각해 보면 답이 나온다.
 
나도 현재 재직하고 있는 병원의 초기 오픈 멤버이지만 준비하고 세팅해야 할 것들이 너무 많다.
 

A.3. 헤드헌팅 사이트에 올라와 있는 병원
정말 괜찮은 병원은 의국 후배 등의 지인을 끌어들인다(좋은 대진의나 당직 자리도 절대 초빙 구직란에 올라오지 않는다).
 
다음으로 괜찮은 병원은 교수들이 추천하는 병원이다.
 
그나마 괜찮은 병원은 입소문으로라도 자리가 다 찬다.
 
그리고 그보다 못한 병원이라도 초빙구직 사이트에 글 올리면 금방 자리가 찬다.
 
그보다 못한 병원은 그러한 사이트에 구인한다는 글이 자주 올라오는 병원이다.
 
헤드헌팅 회사에 굳이 엄청난 수수료(봉직의 연봉의 5% 정도)를 줘가면서까지 올리는 이유를 생각해보자.
 
이러한 병원은 막상 면접을 보러 가면 제시한 금액과 확연히 다른 경우가 많다.
 
의사가 깐깐해 보이면 미팅 이후 연락이 오지 않는 사례가 많다.
 

A.4. 취업하려는 병원의 재정 상태
최근 의료 경기가 많이 어려워 월급을 제때 주지 않는 병원이 많다고 한다.
 
그런 봉변을 당하지 않기 위해 병원이 부실한지 아닌지 알아보려면 해당 병원의 주소지만 알면 대법원 인터넷 등기소를 방문해 등기부 등본을 열람할 수 있다.
 
거기에는 해당 병원이 은행 및 각종 근저당 설정 내역과 병원의 진짜 주인을 알 수 있다.
 
근저당이 설정된 건물은 법인이 나오지 않는다.
 
규모가 되도록 큰 병원이 안전하다는 것은 기본이다.
 


A.5. 기타
① 같은 시공간에서 수련을 받았던 의국 선배가 있는 병원: 다들 피하라고 한다. 이유는 본인의 생각에 맡긴다.
 
② 같은 시공간에서 수련을 받지는 않았지만 수련 당시 악명이 높았다는 의국 선배가 있는 병원: 사람은 바뀌지 않는다.
 
③ 지역 시세 대비 봉급이 높은 병원: 힘들어도 돈이 되겠지 라고 생각하고 들어가서 견디지 못하고 나오는 사례가 많다.
 
보수가 높다면 그만한 이유가 다 있으니(환자가 많거나, 위치가 좋지 않거나 등) 의심을 해보자.
 
④ 원장이나 사무장보다는 응급의료센터장과 직접 상담하도록 한다.
 
센터장에게서는 보통 응급실 환자 수나 로딩, 봉급 및 분위기 등을 솔직하게 들을 수 있다.
 
⑤ 의사가 본병원 원장을 하면서(네트워크 병원 등) 분원에 페이 원장을 두고 진료에 대해 간섭하는 병원은 피한다.
 
⑥ 좋은 자리를 알아보기를 원한다면 평소 대인 관계를 돈독히 하자.
 
평소 자신에게 찾아오는 사무장, 영업사원, 환자 및 환자 보호자들에게 친절하게 대하자.
 
이들도 좋은 지원군이 될 수 있다.
 
⑦ 병원이 어떤 상태인지 잘 모르겠으면 일단 하루 이틀 정도 아르바이트로 일을 해보자.
 
⑧ 전임자와 맞교대하던 사람에게 묻기보다는 전임자에게 직접 묻도록 한다.
 
맞교대하던 사람 입장에서는 자기에게 늘어난 로딩을 줄이기 위해 최대한 한명이라도 빨리 구하고 싶어 하거나, 이해관계가 얽혀 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의사 블로거 '콩국수' 님의 글. 응급의학과 전문의. 병원 봉직의로 근무중.

'콩국수'님의 블로그 글로 바로가기 

#의사 #봉직의 #블랙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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