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19.03.27 15:13최종 업데이트 19.03.28 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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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정시설 원격의료 확대? 전문인력 확충 및 외부병원 진료 활성화 우선해야"

대공협, 공중보건의사의 교정시설 원격진료 인식 조사 발표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 엠블럼 이미지.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대공협)가 '공중보건의사의 교정시설 원격진료에 대한 인식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이를 바탕으로 교정시설 원격의료 확대에 반대의 목소리를 내며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한 우선순위 정립을 촉구했다.

교정시설 공중보건의사협의회 최세진 대표는 "최근 공중보건의 수 감소를 이유로 교정시설 원격진료를 확대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있다. 일선 현장에서 근무하는 교정시설 공중보건의사들의 목소리를 수합해 현장의 의견이 충실히 반영된 정책이 수립 및 시행되도록 하기 위해 본 설문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총 24명의 교정시설 근무 공중보건의사가 응답한 결과에 따르면, 공중보건의사가 복무하고 있는 교정시설에서 주로 이루어지는 원격(화상)진료 과목은 정신과(60%)와 피부과(54%)였다.

교정시설 공중보건의사 약 50%가 원격진료 확대에 반대했는데, 원격진료 후 약물부작용 등으로 인해 재진료가 필요한 경우 이에 대한 신속한 대처가 이루워지기 어려운 것을 가장 큰 문제로 꼽았다.

또한 정신과 진료의 경우 인지행동치료나 지지요법이 필수적임에도 불구하고, 원격(화상)진료는 단순 처방에 그치는 반쪽짜리 진료임이 한계점으로 지적됐다.

원격진료를 확대한다고 해도 짧은 원격(화상)진료를 통해서는 수용자의 전반적인 수용생활을 파악하기 어렵고 이로 인해 꾀병, 과장, 약물의존과 같은 교정시설 환자의 특수성을 고려하기 어렵다는 문제도 제기됐다.

현재 교정시설 원격(화상)진료의 37.5%가 5분 미만, 37.5%가 5~10분 동안 진행되는 점을 고려하면 보다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정신과 면담 등은 사실상 진행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원격진료 확대에 찬성한 경우, 원격진료가 아예 행해지지 않는 곳이거나(35%), 인력 재배치 없는 해결은 불가능하기에 도입에 찬성한다는 의견이 대부분이었다. 현재 전국 교정시설에 근무하는 정신과 전문의는 극히 드물며 대부분 일반의가 배치되는 상황임을 여실히 드러내는 항목이었다.

원격의료 확대에 찬성 의견을 보인 응답자와 심층 인터뷰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는 "일차의료의 범주를 넘어서는 경우 의료진의 판단에 의해 외부병원으로의 환자 의뢰가 허용되어야 하나, 교정시설 보안 문제 등이 맞물려 실질적으로 외부진료가 확대되기 어려운 상황임을 들어 원격의료에 찬성한다"고 밝혔다.

전문적인 진료를 요하는 부분에서 원격(화상)진료가 교정시설 의무관의 보완재로서 사용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원격(화상)진료의 활용은 교정시설 의료과의 구조적 한계로 인해 나온 대안책 중 하나이지, 공중보건의사를 비롯한 교정시설 내 의무관을 대체할 수 있는 방안은 아니다.

그렇다면 수용자 정신건강 향상을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설문조사에 응답한 공중보건의사의 55%는 원격진료의 확대가 아닌 소내 정신과 전문의의 확충을 일 순위로 꼽았다. 이는 모든 교정시설에 정신과 전문의를 배치하도록 WHO의 권고와도 일치한다. 근거기반 정신심리프로그램 운용(약 25%) 등도 언급됐다.

최세진 대표는 "적절한 정신심리학적 지원을 통해 교정교화가 이루어져야 하는 수용자들이 짧은 원격진료에서 비롯되는 약물오남용으로 벤조다이아제핀이나 수면제에 의존하고 있는 것은 가능한 시나리오가 아니라 이미 일어나고 있는 현실이다. 소내 정신과 전문의를 확충하고, 외부병원 진료를 활성화하는 근본적인 의료처우 개선방안이 교정시설 내 원격진료 확대 논의 전에 이뤄져야 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대공협 조중현 회장은 “이번 설문조사를 통해 그간 지속적으로 제기되던 원격의료의 안전성 및 유효성 검증 문제에 대한 공중보건의사의 인식을 재차 확인할 수 있었다”며 “교정시설이 의료취약지로 분류되는 것은 지금껏 대체복무자인 공중보건의사 인력만을 활용해 열악한 근무 환경에서 일하도록 방치해왔기 때문이다"이라고 했다. 

이어 조 회장은 "이런 환경에서 공보의 수 급감을 이유로 도입하려는 원격(화상)진료는 의료 빈틈을 채우려다 되려 빈틈을 만들어낼 수도 있다. 적절한 의료인력 배치 등의 근본적 대책 수립이 필요한 시점이다. 더 이상 미봉책이 해결책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역설했다. 

정다연 기자 (dyjeong@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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