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15.08.20 06:12최종 업데이트 15.08.20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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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용 비아그라' 드디어 FDA 승인

사상 첫번째 성욕증진제 ‘플리반세린’ 허가

비아그라같은 블록버스터 약물 될지 관심 쏠려

'여성용 비아그라'로 주목받던 약물이 삼수 끝에 FDA 허가를 받았다.
 
18일(미국 시각) FDA는 '플리반세린'을 여성 성욕 증진을 위한 약물로 승인한다고 발표했다.



'핑크 비아그라'라고 불리는 플리반세린. 제형 색상도 실제 핑크다

지난 6월 FDA 자문위원회로부터 승인 권고를 받은 이 '핑크 비아그라'는 FDA의 최종 승인을 기다리고 있었다.
 
자문위원회의 권고가 항상 실제 승인으로 이어지진 않기 때문에 '두 번이나 고배를 마셨던’ 약물의 개발자는 초조하게 결과를 기다려야만 했다.
 
이 약물의 소유권자인 스프라우트(Sprout Pharmaceuticals)는 2010년 베링거잉겔하임(Boehringer Ingelheim)이 FDA 승인을 거부당해 약물 연구를 중단하자, 소유권을 양도받아 약물을 완성해왔다.
 



 
2013년 스프라우트는 FDA에 두 번째 승인을 요청했으나 연구 부족을 이유로 거부당했다가 2년 후 마침내 뜻을 이뤘다.
 
스프라우트는 이 약물을 'Addyi'라는 브랜드명으로 시판할 예정이다.
 
 
플리반세린의 FDA 승인 과정
 
2010년 6월 18일 FDA 자문단은 낮은 약물 효과와 장기 복용의 위험성을 근거로 플리반세린의 승인을 만장일치로 거부했다. 당시 이 약물의 소유권자인 베링거잉겔하임은 FDA 승인절차에 앞서 성욕감소장애(hypoactive sexual desire disorder, HSDD)*를 알리는 공공 캠페인을 진행했다.
 
*당시에 사용되던 진단명, 2013년 이후로 American Psychiatric Association은 female sexual interest/arousal disorder(F.S.I.A.D)라는 새로운 진단명으로 대체했다.
 
2013년 6월 7일 스프라우트 제약회사는 플리반세린의 FDA 승인을 재신청했다고 확인했다. 2013년 12월에 FDA는 약물에 관한 더 많은 연구를 요구했고, 스프라우트는 2014년을 기약했다.
 
2015년 6월 4일 FDA 자문위원회는 플리반세린의 사용승인을 권고했다.
 
2015년 8월 18일 FDA는 여성의 성욕 증진에 이 약물을 사용하는 것을 승인했다.
 


 

약물의 기전
 
플리반세린은 폐경전 여성의 성적관심/흥분장애(female sexual interest/arousal disorder, FSIAD)에 도움을 주는 비호르몬성(Non-hormonal) 약물이다.
 
일반적으로 몇몇 성호르몬(Sex hormone)과 신경전달물질(neurotransmitter)은 성적인 반응을 자극하거나 억제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도파민(Dopamine)과 노레피네프린(NE)은 자극을, 세로토닌(Serotonin)은 억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흥분을 자극하고 억제하는 것은 건강한 성적 반응과 관련 있다. 뇌의 특정 영역 내의 신경전달물질을 조절함으로써 플리반세린은 성적인 반응을 증진한다.
 

<출처 : http://www.withoutagym.net>
 

플리반세린은 5-HT1A과 D4 및 5-HT2A 수용체에 각각 서로 다른 작용을 한다. 그런 이유로 이 약물은 애초에 항우울제로 개발됐지만, (비아그라가 그랬듯) 임상 전 단계에서 뜻밖의 가능성이 발견돼 연구방향이 틀어졌고 오늘의 결과에 이르렀다.


FDA는 이 약물의 제조사인 '스프라우트'에게 특별히 교육된 의사와 약사만 플리반세린을 다룰 수 있도록 제한했고, 복용 여성에서 발생하는 부작용을 잘 관찰하도록 요구했다.
 
현재까지 저혈압(Hypotension)과 실신(Syncope)이 가장 흔한 부작용으로 알려졌고, 이런 증상들은 음주나 특정한 약물(CYP3A4 inhibitors) 복용 때 더 심해진다고 한다.
 
 
플리반세린이 '여성 비아그라'가 되지 못하는 이유
 



실제 임상에서 남성들이 호소하는 성적 장애의 한 축은 발기부전이다.
 
욕구는 충만하나 육체적인 상태가 따라주지 못한 상황, 즉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상황'은 남성들에게 재앙과 같다. 이럴 때 비아그라나 시알리스로 대표되는 PDE5i(Phosphodiesterase type 5 inhibitor) 약물이 음경 혈관의 수축과 이완을 조절해 발기를 돕는다.
 
 
이런 남성용 비아그라는 사실 여성에게 쓰이기도 한다.
 
성적 욕구는 있지만, 질액분비 등의 신체적 반응이 없는 여성의 성질환을 성각성장애(Sexual arousal disorder)라고 하는데, 이 때 '실제 비아그라'가 혈류를 증가시켜 증상 개선에 도움을 준다.
 




하지만 가장 흔한 여성의 성적 장애(female sexual dysfunction)는 성욕구장애(Low sexual desire)다.

남자와 달리 '사랑을 나눌 때' 준비 과정이 덜 필요한 여성(심각한 일부 성각성장애는 예외로 하고)에게 낮은 성적인 욕구는 성행위를 성사시키는 가장 큰 위협이다. 하고 싶은 맘 자체가 들지 않는 것이다.
 
이번 약물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약물의 파괴력에 대한 기대가 낮은 이유다. 남녀를 통틀어 FDA 허가를 받은 첫 성욕증진제지만 작용기전의 특성상 비아그라만큼의 '가시적 효과'를 복용자가 체감할지 의문이다.
 
게다가 PDE5i 약물은 필요할 때 사전에 한 알만 복용하면 OK지만, 플리반세린은 매일 100mg씩 꾸준하게 복용해야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물론 이런 번거로움 덕분에 '나이트'나 '클럽'에서 남성들에 의해 악용될 가능성이 작아졌다.)



<출처 : www.ibtimes.co.uk>

 
언제 일어날지 모르는 '성적 이벤트(Sexual Event)'를 위해 꾸준히 투자(?)해야 하는 점은 여러 변수를 만든다.
 
약물의 지속적 복용은 더 많은 매출의 가능성을 열어주지만, 그 복용방법의 번거로움은 처방의 큰 장애가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의 질을 높여 주는 약물은 예상 밖의 큰 니즈를 만들기도 해, 많은 제약사가 관심을 가지고 지켜볼 수밖에 없다.
 
특히 소규모 비상장 회사인 스프라우트가 과연 어떤 제약사와 손을 잡고 국내에 진출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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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두환 기자 (dhkim@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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