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0.12.15 14:16최종 업데이트 20.12.15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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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의 시험 면제로 전공의들 강제 코로나19 지원 반대, 자원하는 일부 전공의에는 겸직금지 해제해야"

대전협 한재민 회장 "3,4년차 당사자에 먼저 의견수렴해 혼선...설문조사 결과 200여명이 참여 의향"

대한전공의협의회 한재민 회장. 사진=메디게이트뉴스 자료사진 

[메디게이트뉴스 임솔 기자] 보건복지부가 전문의 시험 면제를 전제조건으로 3,4년차 전공의들을 코로나19 의료인력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방침이 전해지자 전공의들의 반대가 거세다. 복지부는 병원계 간담회를 통해 코로나19 중환자 치료를 위한 병원 의료인력 운영 어려움이 내년 1~2월에 예정된 전문의 시험 일정과 맞물려 가중된다는 의견 등에 대응하기 위해 해당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15일 밝혔다.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는 소수 전공의들의 자발적인 참여까지 막을 수는 없지만, 전체 전공의들의 참여를 강제화하는 것은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14일 오후 6시쯤 대전협 설문조사 중간집계에 따르면 설문에 참여한 1900여명의 전공의 중 대한의사협회 코로나19 공중보건의료지원단에 자원을 희망하는 전공의는 10%정도인 200여명으로 나타났다.
 
대전협 한재민 회장은 “자발적인 형태의 의료지원 참여는 괜찮지만, 전문의 시험 면제를 조건으로 전공의 전체를 강제로 차출하는 것은 반대한다”고 말했다. 

한 회장은 설문조사 자체가 문제된 것이 아니라 설문조사 이전에 복지부 방침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대의원들과 이사진이 아닌 3,4년차 전공의 당사자들의 의견을 먼저 수렴해 혼선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설문조사는 이미 10일에 대의원과 이사진에 공유됐고 당시 시기상 부정적인 여론이 우려된다는 이유로 보류했다가 13일부터 시작했다. 

앞서 한 회장은 12일 오후 먼저 복지부 관계자의 전화를 받고 당사자인 3,4년차 전공의가 아닌 관계로 판단이 서질 않았다고 밝혔다. 당시 저녁 내내 3,4년차 전공의 당사자 20여명에게 전화를 돌렸다. 현재 에이치플러스양지병원 인턴인 한 회장은 다음 날인 13일 전공의 시험이 있었던 상태라 서둘러 입장 정리가 필요했다.
 
한 회장은 “공식화되지 않은 복지부 입장을 문서로 만들 수 없어 당사자들에게 유선으로 전달하는 과정이 있었다. 이 과정에서 사실을 건너듣고 알게된 대의원들과 이사진이 문제제기를 하면서 다소 혼선이 생긴 것은 사실이다. 전달되는 데 시간차가 있었고 당사자들의 의견이 최우선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라며 "대의원들과 이사진에게 충분히 배경을 설명하고 사과문을 작성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 회장은 “복지부가 전공의 차출 방침을 알렸지만 대한의학회로부터 대전협의 의견조회가 없었다. 복지부는 14일에 어떤 식으로든 의학회가 결론을 내기로 했다고 전했다”라고 초조한 마음이었음을 회고했다.

한 회장은 “복지부는 전문의 시험의 형평성 문제가 있어 졸국 예정인 전공의들 전체가 코로나19 의료지원에 참여할 수 있도록 대전협이 협조해달라고 했다”라며 “사실상 반강제적으로 전공의가 참여할 수밖에 없는 것으로 받아들여졌고, 빠르게 당사자들의 의견수렴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재차 밝혔다.
  
막상 의견수렴을 해보니 3,4년차 전공의 당사자들의 의견은 크게 엇갈렸다. 다만 대다수는 전문의 시험 면제에 대해 우려할 점이 많고 정당하지는 않다는 공통적인 의견을 전했다.
 
한 회장은 “대전협은 전문의 시험 자체에 대해 어떤 전제조건으로도 면제를 받는 것에 대해 동의할 수 없다. 시험의 공정성이나 정통성을 부정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 회장은 “전공의들은 선별진료소 등 현재 대형병원에서 이미 직간접적인 형태로 코로나19 진료에 참여하고 있다"라며 "정부가 의료계에 전향적인 태도를 보여주지 않았기 때문에 의협 공중보건의료지원단에 개원의나 봉직의의 충분한 참여가 이뤄지지 못하는 것이 아닌지 생각했다"고 말했다. 
 
한 회장은 “복지부 방침에 대한 정보공유를 하는 과정에서 대의원들과 이사진을 패싱한 부분에 대해서는 사과한다”라며 “설문조사를 진행한 것은 전문의 시험 면제에 대한 의견수렴이 아니라 코로나19 의료지원에 참여할 의향이 있는 지를 확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회장은 “설문조사 결과를 보니 의대생들처럼 전공의 200여명이 자발적으로 의료지원에 참여하길 원했다. 이들에게는 소수라도 의료지원이 가능하도록 열어줘야 한다”라며 “전공의가 현재 수련병원 근무를 마치고 퇴근을 한 다음에 야간에 선별진료소, 생활치료센터 등에서 진료할 수 있다. 하지만 전공의의 겸직금지 규정 때문에 할 수 없다면 이를 해결해달라고 복지부에 요청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의의 수련 및 자격 인정 등에 관한 규정' 제14조는 '전공의는 의료기관을 개설하거나 다른 의료기관 또는 보건 관계기관에 근무할 수 없다'라는 규정을 두고 있다.
 
대전협 집행부는 정기총회에서 추인되기로 했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미뤄진 상태다. 한 회장은 “원래 정기총회는 12월 19일에 하기로 했는데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해지고 있는 상황이라 1월 9일로 미뤘다. 하지만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또 미뤄질지 모른다"라며 "정기총회는 온라인으로 할 수 없어서 오프라인으로 모여야 하는 부분이 있다”고 했다.
 
한 회장은 내년 전문의 시험 일정이 확정되지 않는 데 대해서는 “복지부가 전문의시험 전형 일정에 대해 밝히고 있지 않고 대한의학회도 복지부에 건의하고 있다”라며 “코로나19로 완화된 수련요건마저 충족되지 못하는 일부 코로나19 진료에 참여한 전공의들이 있는데, 이는 복지부와 충분한 조율을 통해 해결 가능한 방향을 모색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임솔 기자 (sim@medigatenews.com)의료계 주요 이슈 제보/문의는 카톡 solplus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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