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0.07.06 20:38최종 업데이트 20.07.06 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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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립테크] 잠 못잔 노동자 술 취한 사람과 비슷...18시간 못자면 혈중 알코올 농도 0.05%

한국 OECD국가 중 노동시간 3위인데 노동생산성은 25위 “수면부족 인한 피로, 업무 질 낮춰”

사진=pixabay
대한민국 꿀잠 프로젝트, 꿀잠 자야 건강하다 
① 수면시간 5시간 이하, 적정수면 대비 복부비만 1.96배·대사증후군 1.69배 
②잠못드는 노인들...노인 절반은 불면증, 고령일수록 수면장애 증가
③잠 못잔 노동자, 술 취한 사람과 비슷...18시간 못자면 혈중 알코올 농도 0.05%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우리나라처럼 노동을 신성시하는 국가가 또 있을까. 한국은 전후 급속한 경제성장을 겪으며 노동의 중요성이 어느 나라보다 강조되는 사회 중 하나다. 이 때문인지 2004년 주5일근무제가 시행될 때도, 2018년 주 52시간 근로시간 제한이 생겼을 때도 기업의 생산성이 낮아질 것이라는 우려가 지속됐다.
 
그러나 노동시간이 길다고 생산성이 무한정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한국의 연간 노동시간은 3위인 반면 시간당 노동생산성을 따져보면 25위에 그쳤다. OECD평균 주당 노동시간은 33.8시간으로 독일은 28시간만 노동하지만 노동생산성은 6위에 위치할 만큼 효율적이다.
 
수면부족으로 인한 피로가 업무효율 낮춰…수면부족 인구도 증가추세
 
이처럼 노동시간은 많지만 업무 효율이 낮은 가장 큰 이유는 노동자들의 피로 때문이다. 최근 미국안전협회(NSC)에 따르면 미국의 작업장에서 발생하는 사고 원인 중 10% 이상이 노동자의 피로에 의한 것으로 밝혀졌다. 구체적으로 피로를 유발하는 대표적인 위험요소는 수면 부족과 많은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업무 등이 꼽혔다.
 
특히 피로에 직접적인 연관을 주는 노동자들의 수면시간이 지속적으로 줄고 있는 것도 큰 문제다. 미국국립수면협회에 따르면 수면시간이 하루평균 6시간 미만인 미국 시민권을 가진 노동자는 1980년대 24%에서 2000년대 30%로 증가했다. 또한 최근 24시간 영업이나 즉각적인 대응을 요하는 서비스, 야간업무나 장시간업무에 종사하는 노동자가 늘어나면서 피로 누적으로 인한 위험성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대한산업보건협회 국제산업보건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팬실베니아 의과대학 구루바가바툴라(Gurubhagavatula) 부교수는 "사람이 피로할 경우 술에 취한 것과 비슷한 반응을 보인다"며 "18시간동안 잠을 자지 않고 일하는 사람은 혈중 알코올 농도 0.05%인 사람과 비슷한 업무성과를 낼 수밖에 없다"고 언급했다.
 
워싱턴대학 바네스(Barnes)부교수도 "사업주가 피로를 유발하는 대표적 원인 중 하나인 수면부족이 가져오는 영향은 간과되고 있다"며 "낮이 1시간 길어지는 섬머타임(Summer Time) 동안 작업장 사고가 5.6% 상승하는 등 수면부족은 노동자의 안전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사진=대한산업보건협회

교대업무·장시간업무 등으로 피로가중…"피로유발 위험관리체계 구축해야"
 
산업보건협회는 노동자의 피로를 가중시키는 업무형태로 교대업무와 장시간 업무, 많은 스트레스가 발생하는 일 등을 꼽았다. 우선 교대업무는 우리 몸 자체가 낮 동안 깨어있고 밤에는 잠을 자도록 생물학적으로 진화돼 있기 때문에 밤에 깨어있어야 하는 교대업무 특성상 피로가 훨씬 빨리 누적된다.
 
산업보건협회는 국제산업보건동향 보고서에서 "수면시간이 일 평균 5.5시간인 교대업무 노동자들은 아침 시간에 근무하는 노동자에 비해 나 시간 근무자는 15.2%, 밤 시간 근무자는 27.9% 부상 위험이 높았다"며 "밤 시간 근무자들은 비만을 비롯한 당뇨, 심혈관계 질환과 암 등 심각한 질병발병율도 더 높았다"고 밝혔다.
 
또한 장시간 업무의 경우, 연속 근무시간이 8시간을 넘었을 때 부상 위험성이 급격히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산업보건협회는 "연속 근무시간이 10시간일 경우 13%, 12시간일 경우 27.5% 부상 위험이 높아졌다"며 "근무시간이 10시간이 넘는 교대업무는 최소화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노동자의 피로를 관리해야 한다는 시각이 많아지자 피로를 유발할 수 있는 관리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는 의견도 늘고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피로 유발 위험관리체계’ 구축이다. 해당 관리체계는 기존 안전경영시스템에 피로를 포함시켜 노동자들 중 수면장애를 겪는 노동자에 대한 검사를 실시하는 등 수면장애를 적극 관리하고 업무일정을 조정하도록 한다.
 
일례로 미국 트럭운송업체인 슈나이더 내셔날(Schneider National)은 자사 트럭기사의 폐쇄성수면무호흡증에 대한 검사와 관리를 통해 차량사고에 대한 위험성을 낮춤과 동시에 직원들이 장기 근속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산업보건협회는 "단지 몇 시간의 수면부족을 생산성 손실과 연관 짓기 어렵다. 많은 사업주가 수면부족에서 오는 영향을 동기부여책으로 상쇄할 수 있다고 여기지만 수면부족은 업무성과의 양이 아닌 성과의 질에 영향을 준다"며 "피로에 큰 영향을 주는 수면관리에 대한 사업주들의 인식 제고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경대 기자 (kdha@medigatenews.com)4차 산업혁명시대, 기자(記者)의 '올바른 역할'을 고민하고 '가치있는 글'로 보답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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