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0.03.09 08:20최종 업데이트 20.06.30 2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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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한방치료, 진실을 알려주마”…김교웅 한특위 위원장 일문일답

중국 위건위 발표 진료방안 6판, “임상증상 따라 임의로 치료법 나눠 비과학적”

일본‧대만도 전통의학 지침 없다…한약 먹다가 오히려 흡입성 폐렴 위험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김교웅 대한의사협회 한방대책특별위원회 위원장이 참아왔던 한풀이를 시작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되고 있는 틈을 타, 한의계에서 코로나19 진료에 슬쩍 발을 담그려는 행태를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특히 대한한의사협회는 9일부터 코로나19 확진자에 대한 전화 진료와 한약 처방 실시를 예고한 상태다. 대구와 경북도 한의사회 등과 함께 대구한의대 부속 한방병원에 코로나19 한의 진료 전화상담센터를 설치, 한의사의 판단에 따라 한약을 처방하겠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에 따르면 한의계에서 코로나19에 한방치료를 하겠다고 주장하는 근거는 중국국가위생건강위원회이 2월18일 발표한 '코로나 진료방안 제6판'이다.
 
이번에 발표된 지침에서 눈에 띄는 점은 중의약 치료에 있어 그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중형과 유효처방 내용을 전면 수정했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확진환자의 경우, 경형(輕型), 보통형(普通型), 중형(重型), 위중형(危重型), 회복기(回復期)로 구분했다. 또한 증상별로 세분화해 추천 처방과 복용법을 제시하고 있다. 예를 들어 경형은 한습울폐증(발열, 기침과 가래)과 습열온폐증(구역질, 근육통)으로 나뉘며 각각 생마황과 강활, 빈랑과 생감초 등을 복용하라고 명시하고 있다.
 
청폐배독탕의 효능이 특히 부각됐다는 점도 특징이다. 청폐배독탕은 경형, 보통형, 중형 환자에게 사용되고 위중형 환자의 응급처치 시에는 환자 상태를 고려해 사용할 것이 권장됐다.
 
한의계에 따르면 중국 중의약관리국은 후베이성 외 다른 지역 중의약을 통한 완치와 증상 개선율이 87%에 이른다고 밝혔다. 청폐배독탕 복용 701례 중에는 130례가 완치 퇴원했고, 51례 증상 소실, 268례에서 증상이 개선됐다고 밝혔다. 한의협은 청폐배독탕 복용 6일 후 환자의 95%가 체온이 정상으로 돌아왔다는 보고도 전했다.
 

다음은 김교웅 위원장과의 일문일답이다.
 

Q. 중국에서 발표한 진료방안 6판에 대한 입장은?
 
중국 위건위 진료지침은 코로나19 한방치료에 대해 습열온폐증 등 ~증으로 환자 상태를 진단하고 있다. 즉, 임상증상으로만 환자를 구분하고 치료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한의학 고서에 따른 치료방법으로 코로나 바이러스 변종에 대한 치료법으로 보기 적당하지 않다.
 
Q. 코로나19에 대한 한방치료가 근거가 없다고 생각하는 이유를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해 달라.
 
한의학 고서를 따르다보니 어쩔 수 없이 환자를 눈에 보이는 특징에 따라 임의로 구분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코로나19 같은 경우는 기존 임상 의사들도 처음 보는 환자 사례가 굉장히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한방치료 지침 자체는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치료경험에 의한 것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현대의학에서도 치료경험이 없는 새로운 바이러스를 전통 경험에 빗대어 임의로 설정된 증상대로 한약을 투여한다는 것 자체가 비과학적이고 굉장히 위험하다.
 
Q. 중국 중의약관리국에서 발표한 중의치료 효과 검증에 대한 견해는?
 
우선 중의약관리국의 연구는 위중한 환자가 많은 후베이성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에서 시행됐다. 그러나 중증 코로나19 환자는 대부분 후베이성에 몰려있었고 연구는 이외 경증환자들을 주요 대상으로 했기 때문에 큰 의미가 없다. 또한 환자 관찰이 1일에서 6일까지로 돼 있다. 병의 단계상 너무 짧은 기간 동안만 조사됐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회복된 것인지 한약에 의해 치료된 것인지 알기 힘들다. 가장 중요한 점은 중의학의 맹점이 코로나19 확진 기법이 없이 잠정적 진단에 의한 치료이기 때문에 환자들이 코로나19가 아닐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Q. 환자들이 코로나19 확진이 아닐 수 있다는 게 무슨 의미인가?

위건위 진료지침에서도 설명했지만 중의학 코로나19 확진기법은 명확하지 않다. 단지 임상증상으로만 잠정적으로 진단하는 것이기 때문에 통일된 진료지침도 없을 뿐더러, 발표된 환자의 숫자, 회복 숫자 모두 임상적 증상에 의한 임의적 진단에 의한 것이다. 이마저도 단기간 추적관찰에 의한 결과로 이후 병의 상태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는 과학적이지 않은 서술 내용에 불과하다.
 
Q. 전통의학이 존재하는 일본의 사례는 어떤지?
 
일본동양의학회를 비롯해 대만 중의사공회 등 전통의학이 존재하는 나라들 모두 이번 코로나19 사태에 대해 어떤 치료지침도 제시하지 않고 있다. 일본동양의학회 회원들은 일본의사이면서 동시에 한방전문의들이다. 이들은 의사로서의 양심에 따라 중의사들처럼 비과학적으로 병 중증도를 판단하지 않아야 한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Q. 코로나19 확진환자들은 상황에 따라 심각한 페렴소견을 보이기도 한다. 이들에 대한 한약복용이 안전한가?
 
한약재를 끓이거나 달여서 중증 환자의 입을 통해 투여한다는 고전적 방식은 너무나 위험하다. 입으로 투여할 경우 삼킴기능 저하로 인해 사래 등 위험이 있어 흡입성 폐렴으로 진행될 우려도 있다. 소화가 되지 않거나 전해질 이상, 산소포화도의 저하 등으로 영양섭취가 제대로 되지 않을 경우가 많아 당연히 임상병리소견에 따라 정맥 등으로 적절히 수액을 공급해야한다. 또한 산소도 경우에 따라 인공호흡기를 이용하거나 에크모(ECMO)를 사용하기도 해야 한다.
 
Q. 우리나라의 경우는 어떤지?
 
지난 2일 질병관리본부에서 발표한 코로나19 대응지침 7판을 살펴봐도 중국처럼 중의치료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는 견해를 찾을 수 없다. 정확한 통계도 없는 중의 지침을 따르려면 중국에 가서 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비상시국에 한방치료를 주장하는 것은 직역을 넓히려는 한의사협회의 이기심일 뿐이다. 다만 여러지역에서 코로나19로 인해 사투가 벌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봉사인력은 많을수록 좋을 것이다. 법률적인 위반사항이 없는 순수한 봉사라면 어느누구도 반대할 사람은 없다.
 

하경대 기자 (kdha@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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