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4.03.25 19:45최종 업데이트 24.03.25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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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대 교수들도 사직서 제출 시작…"의대증원 즉각 중단"

25일 총회 열고 자발적 사직서 제출 의결…"대한민국 의료 최소 5년 후퇴하고 회복엔 더 오래 걸릴 것"

서울의대 교수협의회 방재승 비상대책위원장.

[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서울대 의과대학 교수들이 의대증원 정책의 즉각 중단을 촉구하며 자발적 사직서 제출을 시작했다.
 
방재승 비대위원장은 25일 서울의대 교수협 비대위 총회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서울의대, 서울대병원 교수 4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오늘부터 자발적으로 사직서를 제출하기로 결의했다”고 밝혔다.
 
서울의대 교수협 비대위는 일괄적으로 사직서를 모아 제출하지는 않기로 해 구체적인 사직서 제출 교수의 숫자는 파악되지 않은 상태다.
 
다만 최근 서울의대 교수 1400여명 중 900여 명이 참여한 설문조사에서는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사직서를 제출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방 위원장은 이같은 설문조사 결과를 근거로 “상당히 많은 수의 교수들이 사직서를 제출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그는 이어 비대위 명의로 사직서 제출에 대한 성명서도 발표했다.

비대위는 성명서에서 “정부는 이제 진정한 의료개혁에 나서야 한다”며 “국민과 대한민국 의료 발전을 위해 지금의 의대증원 정책을 즉시 멈춰달라”고 촉구했다.
 
이어 “단 두 달만에 세계 최고 수준으로 모두가 부러워하던 대한민국 의료가 파국 직전에 몰렸다"며 "1만명의 전공의가 돌아오지 못한다면 대한민국 의료는 이들의 부재로 인해 최소 5년을 후퇴할 것이며, 이렇게 망가진 의료를 회복하는 데는 훨씬 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지금 선택의 기로에 섰다. 의대증원 정책의 일방적 추진은 의료 현장에 엄청난 혼란을 만들었을 뿐 아니라 국민과 의사들을 분열시키고 있다”며 “지금의 극심한 분열과 갈등을 봉합하고 추락하는 대한민국 의료를 제자리로 돌릴 수 있는 정부의 결단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진 질의응답에는 서울의대 배우경 교수(서울의대 교수협 비대위 언론대응팀장)가 나섰다. 배 교수는 비대위의 역할에 대해 “서울의 비대위는 처음 나왔을 때부터 중재자로서 역할을 자임한 것”이라며 “결코 대화의 상대이거나 이 사태를 유발하거나 해결하는 당사자라고 얘기한 적 없다”고 했다.
 
이어 “이 사태를 유발한 건 정부고 지금 문제가 되는 건 전공의와 학생이 이탈함으로써 생긴 의료 공백”이라며 “우리는 앞으로도 중재자로서 역할을 할 것이다. 의사단체 대표라고 생각해 본 적도 없고 앞으로도 그렇게 될 것 같진 않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정부는 먼저 전공의나 의대생들과 직접 대화를 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고, 그들과 직접 대화를 통해 복귀할 수 있도록 설득해 달라”고 강조했다.
 
배 교수는 의대증원 정책을 멈춰달라는 것이 증원 규모 조정을 의미하는 것인지, 단 한명도 증원은 불가하는 것인지 묻는 질문에는 “있는 그대로 봐달라. 여기서 숫자를 논할 생각은 없다”고 했다.
 
이어 교수들의 사직서 제출 철회를 위한 조건과 관련해서는 “사직서 제출은 정말 사직하려는 마음으로 낸 것”이라며 “물론 사직서 제출 후에 제반 환경이 달라져 철회하는 교수들도 있을 수 있지만, 그걸 비대위 차원에서 일괄 제출하게 한다거나 철회하게 할 생각은 없다”고 했다.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 비대위 사직서 제출 성명서 [전문]

정부는 이제 진정한 의료개혁에 나서야 합니다. 대한민국 의료 발전을 위해 지금의 의대증원 정책을 즉시 멈춰주십시오.

서울의대 교수들은 오늘 사직서를 제출합니다. 정부의 일방적인 의대증원을 포함한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 발표로 1만명의 전공의와 1만3000명의 의대생이 병원과 학교를 떠났습니다. 국민 건강을 책임지는 의사이자 전공의와 의대생들을 교육해야 하는 스승으로서 참담함을 넘어 절망적인 마음입니다.
 
그간 서울의대, 서울대병원 교수들은 대한민국 의료 시스템의 파국을 막고 사태의 조속 해결을 위해 의대증원 정책의 객관적 재검증을 정부에 지속 호소해왔습니다. 하지만 독단적, 고압적으로 기존 입장을 고수하는 정부의 태도에는 여전히 미동이 없고, 제자들도 돌아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우리에게 사직서는 환자 곁을 떠나는 게 아닌 정부와의 대화를 위한 최후의 수단이었습니다. 사직서를 제출하고도 병원을 지킬 것이라 설명한 이유입니다. 환자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는 것은 의사의 직업적, 윤리적 책무입니다. 동시에 의사이자 교수인 우리들에게는 의료체계를 개선하고 올바른 의료가 자리매김할 수 있게 노력하며, 훌륭한 의사를 양성해 사회에 기여하는 것 역시 직업적, 윤리적 책무입니다. 그렇기에 교수들은 그동안 전공의가 떠난 빈자리를 메꾸고 환자 곁을 지켜왔습니다. 낮에는 진료와 수술, 밤에는 당직으로 48시간, 72시간 연속근무를 하면서 버텼던 이유는 직업적, 윤리적 책무를 버릴 수 없었기 때문이고, 곧 우리 제자들이 돌아올 수 있을 거란 희망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실낱같은 희망도 이제 사라지고 있습니다. 단 두 달만에 세계 최고 수준으로 모두가 부러워하던 대한민국 의료가 파국 직전에 몰려 있습니다. 1만명의 전공의가 돌아오지 못한다면 대한민국 의료는 이들의 부재로 인해 최소 5년을 후퇴할 것이며, 이렇게 망가진 의료를 회복하는 데는 훨씬 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입니다.
 
우리는 지금 선택의 기로에 섰습니다. 의대증원 정책의 일방적 추진은 의료 현장에 엄청난 혼란을 만들었을 뿐 아니라 국민과 의사들을 분열시키고 있습다. 지금의 극심한 분열과 갈등을 봉합하고 추락하는 대한민국 의료를 제자리로 돌릴 수 있는 정부의 결단이 필요합니다.
 
국민과 대한민국 의료를 위해 지금의 의대증원 정책을 즉시 멈춰 주십시오.
 
2024년 3월 25일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서울대학교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

박민식 기자 (mspark@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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