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3.07.11 12:32최종 업데이트 23.07.11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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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 투자 급감 이유? 기술수준 아닌 회수 불확실성·긴 상업화 기간"

진흥원 김용우 단장 "국내 대형제약사 현금보유율 증가 중, 국내 생태계 확대 위한 M&A 등 투자 다각화 필요"

한국보건산업진흥원 김용우 제약바이오산업단장

[메디게이트뉴스 서민지 기자] 제약바이오분야 투자 급감으로 자산 처분, 임상시험 중단 등 벤처기업들이 위기에 봉착하고 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 김용우 제약바이오산업단장은 11일 바이오벤처 투자활성화 전략과 지원정책 모색을 주제로 한 한국제약바이오헬스케어연합회 제3차 포럼에서 바이오헬스산업 동향을 이같이 밝히고 투자활성화를 위한 전략을 공개했다.

지난 2000년 바이오벤처 기업 붐 이후 지속적으로 창업이 증가해왔고 최근 5년간 평균 창업기업 수는 401개로 이전에 비하면 매우 높은 수준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 등 대기업과 신약개발 벤처기업들의 지속적인 연구개발, 사업 확장 등을 통해 2010년말 국내 증시 2%에 불과한 헬스케어 섹터가 2022년말 기준 10%를 넘어서면서 국내 3대 대표 업종으로 등극했다.

특히 코로나 특수를 누리면서 제약바이오분야에 대한 투자 확대가 급증했다. 

그러나 최근 금리 인상과 글로벌 경기 침체, 엔데믹 등으로 투자 급감이 이뤄지고 있다. 

실제 업종별 신규 투자 비중은 2020년 27.8%, 2021년 21.8%에서 2022년 16.3%으로 급감했다. 2019년 기준 66.7% 수준으로 감소했으며, 2023년 3월기준 17.2%로 회복되지 않고 있다. 글로벌에서도 바이오기업 벤처투자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으며, 미국은 2022년 264억 달러로 전년대비 야 23% 줄었다.
 
바이오투자현황.

김 단장은 "최근 국내 유수 의대 교수가 창업한 항암치료제 개발사가 법인을 청산했고, 20년 업력의 의약품 기업이 운영자금 확보를 위해 부동산 처분에 나섰다. 또다른 기업은 3년간 진행한 신약개발 글로벌 임상시험을 종료했다"고 밝혔다.

투자가 대폭 감소한 데 이어 기술수출 계약도 줄어들고 있다. 자금난에 봉착하면서 대부분 임상시험 비용을 감축했고, 대규모 구조조정은 물론 임상 중단까지 이어지는 상황이다.

김 단장은 "2021년도까지 기술 라이센스 아웃(기술이전)을 통해 벤처들이 임상재투자, 파이프라인 확대 등 선순환을 이어가는 구조였다면, 최근에는 라이센스 계약을 상당히 주저하면서 올해들어 대폭 계약이 감소 중이다. 투자 자금이 마르다보니 일부 제약바이오기업들 자산 처분하거나 임상중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단장은 "최근 바이오의약품협회의 바이오벤처 투자사 대상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바이오벤처 투자가 어려운 주요 요인으로 '투자 회수의 불확실성'을 가장 높게(85.7%) 꼽았다. 이어 시장의 불확실성과 법규제와 규정, 리스크와 수익의 불균형 등이 주효했다. 반면 기술 복잡성, 투자의 전문지식 부족 등은 아무도 없었다"고 분석했다.

이어 "바이오 벤처 투자에 있어서 가장 큰 문제로 생각하는 것은 '상업화까지 매우 긴 기간'(74.0%)이라고 응답했다. 실험 결과의 불확실성, 경쟁기업과의 차별화, 규제 변동성, 시장도입의 어려움 등이 뒤를 이었다"면서 "즉 바이오벤처 투자의 걸림돌은 국내 기술 수준이 아니라, 장기간의 불확실성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IPO(기업공개)에서 자금난이 극명하게 나타나고 있다. 

기업들은 이를 통해 자본시장에 입성한 후 공모 자금으로 임상비용을 마련해 회사를 성장시켜 나갔다. 2021년 바이오 IPO가 대폭 증가했으나, 2022년도로 가면서 IPO가 확연하게 줄었다.

IPO를 하더라도 기업 가치가 대폭 하락하면서 공모금액 규모도 줄어드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실제 2021년 평균 공모금액은 2569억원이었으나, 2022년 278억원, 2023년에는 149억원에 불과한 실정이다.

김 단장은 "고무적인 것은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하반기 파로스아이바이오, 큐리옥스, 엔솔바이오사이언스, 와이바이오로직스, 유투바이오, 에스엘에스바이오, 큐로셀, 피노바이오, 레보메드, 레이저옵텍, 디앤디파마텍, 에이에스텍, 블루엠텍, 오상헬스케어 등이 상장에 도전할 예정이라는 것이다. 게다가 대형 제약사들의 현금보유율이 증가하면서 공격적인 인수합병도 기대해볼만 하고, 롯데, LG화학, OCI, GS 등 대기업들의 바이오 분야 진출로 그 규모가 매우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해외에서도 재무적 투자보다 전략적 투자 위주로 M&A 시장이 살아나고 있으며, 높은 현금 보유력을 바탕으로 빅파마들이 바이오텍 인수에 뛰어들고 있다"면서 "우리나라도 투자전략을 다각화하고 파이프라인을 미래 유망분야인 세포치료제, 유전자치료제 등으로 확대해 나가면서 출구 전략을 강구해나갈 때"라고 강조했다.

김 단장은 "앞으로도 시장 금리 상승으로 장기 임상시험에 대한 시장 대응력에 대한 한계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최근 정부가 디지털치료제 가이드라인 제정, 신규 바이오분야의 지원 강화 등을 추진 중이고, 민간에서도 적극적인 기술 개발로 파이프라인이 1800여건으로 괄목할만한 수치에 이르렀다"면서 "민간, 정부 투자로 양적, 질적 성장이 이뤄진만큼 결과물이 나올 수 있도록 민관 협업에 따른 다양한 투자전략이 이어져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서민지 기자 (mjseo@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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