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19.03.21 17:18최종 업데이트 19.03.22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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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보건의 군사교육기간 4주, 군복무기간에 산입될 수 있을까

대공협 "보충역 형평성 맞게 산입해야"... 국방부 "장교 형평성 고려해 불가"

사진:  '공중보건의사제도의 문제점 개선을 위한 토론회'.

[메디게이트뉴스 정다연 기자] 공중보건의의 군복무기간 3년에 군사교육 소집기간 4주를 포함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대한공중보건의협의회는 1979년 공중보건의사제도가 시행된 이후 지속적으로 낮아진 공중보건의에 대한 대우 등 형평성에 맞게 다른 보충역과 동등하게 군사교육소집기간 4주를 군복무기간 3년에 산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실적으로 이 때문에 공중보건의가 4월에 군복무를 마치고 수련병원에 전공의로 입사하면 약 1~2달 간 수련 교육을 받지 못해 환자의 안전에 영향을 미친다고도 주장했다. 하지만 국방부는 군의관과의 형평성, 의료취약지 공백 등을 이유로 군사교육기간 4주를 군복무기간에 산입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는 2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국회 국방위원회 백승주 의원(자유한국당), 대한의사협회와 공동으로 '공중보건의사제도의 문제점 개선을 위한 토론회'를 개최했다.

공중보건의 군사교육기간을 군복무기간에 산입해야 하는 이유

대공협은 공중보건의의 지위가 낮아지고 역할이 모호해졌다며 지역사회 공공의료에서 공중보건의의 역할이 제고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공중보건의의 군사교육기간 4주를 미산입 해야하는 법적 근거가 명백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현실적으로는 4월 소집해제 이후 전공의로서 수련 공백이 발생해 환자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고도 주장했다.

대한공중보건의협의회 조중현 회장은 "공중보건의사제도는 1979년에 의사 수사 2만명에 불과해 발생하는 의료 취약지에서 의료 공백을 메우기 위해 만들어졌다. 40여 년이 흘렀다. 의사 수는 늘었고 의료취약지는 줄었다. 공중보건의의 새로운 역할이 정립되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 회장은 "공중보건의는 처음에 도입될 당시에 장교의 신분으로 출발했다고 하지만 지금 현실과 괴리가 있다. 현재 전체 공보의의 70%는 일반의로 국방부의 주장 대로 의무사관후보생 서류를 작성한 적이 없다. 이 서류는 전공의가 수련병원에서 수련 시작할 때 작성하는 것으로 전공의 경험 전인 경우에는 작성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따라서 전산 무작위 추첨을 통해 군의장교와 분류된다는 이유로 군의관 군복무와 비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게다가 공보의는 예비역에서 이등병이다"며 "그에 맞는 군복무 산입 등 조치가 개선되어야 하고 지역사회의 공공의료에서 공중보건의의 역할을 시대 변화에 맞게 제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공협에서 법적 자문을 맡고 있는 이재희 변호사는 "국방부와 병무청은 공중보건의 복무에 대해 말하면 군의관과 비교한다. 잘못된 비교라고 생각한다. 공중보건의는 보충역이니 만큼 다른 보충역들과 비교하는 것이 옳다"고 강조했다.

이 변호사는 "전문연구요원은 군사훈련기간을 군복무기간에 포함하고 있다. 공중보건의들의 군사훈련기간을 군복무기간에 산입시키지 말아야 하는 명백한 법적 근거가 없다"며 "국방부가 공보의들에게 군사교육기간을 계속 군복무기간에 산입하지 않으려면 그에 합당한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국방부는 의료취약지의 진료 공백을 이유로 군사교육기간을 복무기간에 산입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훈련소 일정 때문에 약 1주일 간의 진료 공백이 발생한다. 이에 대해서 국방부는 훈련 일정 때문에 어쩔 수 없다며 진료 공백은 2·3년차가 커버하면 된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조 회장은 "어불성설이다. 만약 4주간의 진료 공백이 우려된다면, 복무 기간을 미리 앞당겨 겹치도록 하면 될 일이다"고 덧붙였다.

대한의학회 고시전문위원회 박완범 위원은 "전공의를 교육했던 교육자로서 문제점을 짚고자 한다"며 "전공의들은 1년에 한 번 매년 3월 수련병원에서 수련을 시작한다. 그런데 공중보건의를 마치고 수련을 시작하는 전공의들은 공보의 소집해제가 4월이기 때문에 3월과 4월 두 달을 수련받지 못한 채로 수련병원에서 일을 시작한다"고 말했다.

박 위원은 "전공의 수련을 시작하는 3월과 4월은 임상 현장에 적응하는 기간이고 환자 안전을 위한 필수 수련을 집중적으로 하는 시기다. 그런데 공보의를 마친 전공의들은 이 수련을 받지 못하고 임상에 나가 적응도도 떨어진다. 이러한 점이 환자 안전에도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 현실적인 이유를 위해서라도 조정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사진: 왼쪽부터 대한의학회 고시전문위원회 박완범 위원, 국방부 윤문학 인사기획관, 국회 국방위원회 백승주 의원(자유한국당).

국방부는 군사교육기간 산입 불가 입장 그대로

국방부는 사실상 공중보건의의 군사교육 소집기간인 4주를 군복무기간에 산입하는 일이 어렵다는 입장을 반복했다. 농어촌 의료공백 발생, 현역 군의장교와 형평성, 보충역과 형평성 등이 이유다. 국방부는 복지부의 의견도 수렴한 결과라고 강조했다.

국방부 윤문학 인사기획관은 "전문의 자격을 가진 군의장교의 안정적 확보를 위해 의사자격을 가진 병역의무자는 의무사관후보생 병적에 편입돼 관리 된다. 이중 전문의 자격을 취득한 이는 입영단계에서 전산 무작위 추첨을 통해 현역 군의장교와 공중보건의사 등으로 분류 된다"며 "따라서 공중보건의사는 보충역 신분이지만 장교와 동일하게 복무기간에 임용 전 군사교육기간을 산입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윤 기획관은 "국방부가 공중보건의사 복무기간에 군사교육기간을 산입하지 않는 근거는 세 가지로 나눠 볼 수 있다"며 "첫째는 농어촌 의료공백의 발생 때문이다. 공중보건의사의 의무복무기간에 군사교육기간 4주를 산입하면 그만큼 복무기간이 단축되어 전임자와 후임자가 교대하는 시점에 의료 공백이 발생한다"고 짚었다.

그는 "공중보건의사 대다수가 농어촌 보건의료 취약지에 근무 중으로 대체인력 확보가 사실상 어려운 점을 고려시 농어촌 등 보건의료 취약지의 의료공백 발생이 불가피한 상황이다"며 "공보의 복무기간 단축은 병역법뿐 아니라 농어촌 등 보건 의료를 위한 특별조치법 등 개별 법령이 함께 개정되어야 한다. 복지부 등 관계부처는 이와 관련해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고 말했다.

윤 기획관은 "또 공중보건의사는 군의장교와 동일하게 의무사관후보생 병적에 편입된 후 입영단계에서 무작위 전산추첨에 의해 공중보건의사로 분류되므로 군의장교 군사교육기간(6주)과 형평성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는 전체 장교·부사관의 복무기간 단축 요구 및 형평성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출산율 저하로 군 복무를 할 국방 인력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공중보건의만 군복무기간을 단축하는 일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밝혔다.

그는 "사회복무요원 등은 병사의 신분으로 병역의무를 이행 예정인 대상자 중 분류 및 선발되므로 병사와 동일하게 군사교육기간을 복무기간에 산입하고 있다. 복무기간도 현역병 복무기간 단축과 연계해 조정할 수도 있다"며 "반면 공중보건의사 등은 임용 전에는 장교로 복무할 인원으로 관리 되고, 임용 후에는 임기제 공무원 신분으로 장교에 준하는 보수를 지급하는 점 등을 고려하면 사회복무요원과 단순 비교는 곤란하다"고 말했다.

정다연 기자 (dyjeong@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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