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1.11.05 07:34최종 업데이트 21.11.05 0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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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노멀 시대 변하는 의대 교육 방향은?…“융합적 교육 선택권‧역량 중심 교육”

KAMC 학술대회 "온라인 교육 단점 보완도 중요, 부족한 커뮤니케이션 부분은 오랜 고민거쳐야"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는 4일 오후2시 코트야드 메리어트 남대문 호텔에서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사진은 왼쪽부터 서울의대 박경운 진단검사의학과 교수, 아주의대 박래웅 의료정보학과장, 제주대학교 허정식 의과대학장, 가천대학교 박이병 의과대학장. 사진=온라인 학술대회 갈무리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변화하는 의과대학들의 교육 방향은 어디로 향하고 있을까.
 
코로나19 시대를 겪으며 국내 의과대학들의 교육 환경도 크게 변화하고 있다. 기존 대면 교육에서 비대면 온라인 수업으로 전환된 것 이외에도 디지털 시대에 걸맞은 인재를 키우기 위한 변화의 기조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코딩 교육 등 디지털 시대 맞은 자유로운 교육 선택권 강화
 
전문가들은 기존에 진료에만 국한됐던 닫힌 교육에서 다양한 학문과 유기적으로 연계될 수 있고 사회가 원하는 책무를 강조할 수 있는 교육으로 전환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디지털 시대를 맞아 코딩 교육과 다양한 인문학 수업 등 자유로운 선택권을 부여해야 한다는 주장도 힘을 얻었다.
 
아주의대 박래웅 의료정보학과장(의료정보연구센터장)은 4일 오후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 학술대회에서 "의사로서 다양한 길을 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교육체계가 필요하다. 구체적으로 창업 관련 과목을 개설한다거나 빅데이터를 다룰 수 있는 코딩교육도 생긴다면 반응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의사와 교수로서 진료나 연구, 교육 이외에 창업과 기업자문 등을 할 수 있는 자유로운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반면 다양한 교육의 기회가 학생들에게 부담이 돼선 안 된다는 일침도 나왔다. 서울의대 박경운 진단검사의학과 교수는 "자유로운 선택권을 주는 것은 좋지만 지금과 같은 의학 교육 체계에서 코딩까지 배우라고 하는 것은 너무 학생들을 과대평가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의대생들은 지금도 할 것이 너무 많다. 학생들이 재밌게 공부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 안에서 여러 선택과목을 열어두고 유기적으로 연계할 수 있는 체계를 간구해야 한다"며 "진료와 관련된 깊이 있는 교육은 전공의 때 할 수도 있다. 학생 때는 의대교육 외 과목을 병행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성과 바탕 교육에서 역량강화 교육으로…플립러닝 등 강조
 
학생들의 능동적인 학습참여를 높일 수 있는 방안도 모색됐다.
 
제주대 허정식 의과대학장은 "방대한 의료지식에 대해 한정된 시간 내 학생들이 꼭 알아야 하는 내용을 대면강의를 통해 시행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이제는 성과 바탕 교육을 기반으로 학생들의 역량강화와 의사의 사회적 책무성 강화 등으로 교육이 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허 학장은 "이젠 의대에서도 의학교육과 함께 플립러닝이나 PBL, TBL, 역할극, 소규모 토론 등을 시행하고 있다"며 "현재 의대 학습에 학생들의 능동적 학습참여, 평생학습을 준비할 수 있는 역량, 분석과 비판적 사고를 포함하는 과학적 방법의 원칙, 의학연구방법, 근거중심의학, 수평통합, 수직통합, 미래의 의료환경에 맞는 기초임상교육과정 수정보완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소위 '역진행 수업 방식'으로 잘 알려진 플립러닝은 전통적인 수업과 달리 ‘수업은 집에서, 과제는 학교에서’ 하게 되는 새로운 교육 방식이다. 교수가 수업에 앞서 동영상과 수업 자료를 제공하면 학생이 집에서 스스로 예습을 한 뒤 실제 수업에선 모르는 부분에 대한 질문, 토론을 통한 사고의 확장 등이 이뤄진다.
 
온라인 수업이 확산된 점을 기회로 삼아 전국의 의과대학의 교육을 융합해 교육의 기회를 점차 확산시키자는 의견도 제기됐다.
 
허정식 의과대학장은 "지방 의과대학에선 다른 대학 학생들이 오면 상대평가이기 때문에 학점받기가 어려워 교류를 배제하자는 교수도로 있지만 대학들을 다 오픈시켜 전체적으로 학점을 골고루 들을 수 있는 대학 간 코워크(co-work)도 될 수 있을 듯하다"며 "앞서 나가는 대학부터 온라인이나 방학 계절학기 같은 방식으로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가천대 박이병 의과대학장은 "우리 대학의 경우 연구 과정에 참여하고 있다고 하면 12주 정도 과정으로 카이스트 등 여러 대학으로 가서 실험에 참여하고 연구 성과를 내고 있다"며 "의대 학장이나 교수들은 학생들의 다양한 요청사항에 있어 길을 마련해주고 학생들이 그 과정에서 잘할 수 있도록 연결고리를 만드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전했다.
 
확대된 온라인 교육 단점 보완할 수 있을까…새로운 커리큘럼 필요
 
서울대 김도연 명예교수(울산공업학원 이사장). 사진=온라인 학술대회 갈무리

온라인 교육으로 인한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대안도 모색됐다. 특히 이 과정에서 교수들의 교육 커리큘럼이나 변화를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렸다.
 
서울대 김도연 명예교수(울산공업학원 이사장)는 "대학 변화의 가장 큰 장애물은 교수다. 교수들의 사고방식이 제일 먼저 바뀌어야 한다. 현재 온라인 강의를 하는데 기존 대면 방식 그대로 하는 교수들이 많다. 이는 완전히 잘못된 방식”이라고 꼬집었다.
 
김 교수는 “온라인 강의는 오프라인에 비해 몰입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학생들의 집중력을 높이고 온라인 방식에 맞는 새로운 교육 커리큘럼이 필요하다”며 “부족한 커뮤니케이션과 콜라보레이션 부분은 앞으로 더욱 심각하게 고민해볼 문제"라고 말했다.
 
박경운 교수도 "대면 수업이 부족하다 보니 감정적인 부분에서 학생들이 무른 면이 있는 것 같다. 핵가족 시대에 감성을 공유할 수 있는 것이 디지털로 자극을 주는 매체 밖에 없다는 생각이 든다"며 "사람대 사람으로 부대낄 수 있는 동아리 활동이나 상담 프로그램을 강화하는 방안도 중요해 보인다"고 제언했다.

허정식 학장은 "대면수업이 어려운 상태로 의학교육에서 익숙하지 않은 온라인 교육을 시행함으로서 교수의 교습역량도 강화되고 있다"며 "교수들도 의학지식 뿐 아니라 다른 학문과의 융합을 할 수 있는 역량이 필요하며 의학과 관련된 공학, 빅데이터, 인공지능의 이해 등 4차 산업혁명과 가상현실에서의 의학교육 접목 등에 대한 학습 능력을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하경대 기자 (kdha@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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