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16.02.24 07:02최종 업데이트 16.02.25 13:25

제보

유레카, 면역항암제!

암환자 장기 생존 시대 개막

'항암제의 패러다임 전환'이라는 문구는 지난 1~2년간 항암제 관련 뉴스를 가장 많이 장식했던 말이다.
 
머리카락이 다 빠져버리는 화학요법이 1세대였다면, 특정 유전자 변이를 타깃하는 표적 치료제가 2세대, 그리고 지금 가장 '핫(hot)'한 면역항암제(Immune checkpoint inhibitor)가 그 패러다임 변화의 주인공이다.
 
현재 시판돼 있는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와 '옵디보'는 모두 FDA가 혁신 신약에 부여하는 '신속심사' 대상으로 지정돼 빠르게 허가 받았고, 다국적 제약사들은 면역항암제 개발과 유망한 후보물질을 사들이는 데 힘 쏟고 있다.
 
분명히 세상은 "유레카! 면역항암제"를 외치면서 들썩이고 있다.
 
반면 또다른 한 켠에서는 면역항암제가 장밋빛으로만 그려지는 것을 경계한다. 치료 효과를 보는 환자를 잘 골라내는 과제가 남아있다는 지적이다.
 
메디게이트뉴스는 면역항암제의 현재와 미래를 제대로 알고자 전문가를 찾았다. 면역항암제를 선도적으로 개발하고 출시한 BMS와 MSD의 메디컬 디렉터 이승훈 전무, 정헌 이사다.

왼쪽, 한국MSD 항암제사업부 정헌 이사(전 가톨릭 중앙의료원 외과 전공의/수련의, 전 삼성서울병원 외과 전문의, 전 서울성모병원 외과 전문의)
오른쪽, 한국BMS제약 이승훈 전무(울산대학과 의과대학 졸업, 전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전공의, Johns Hopkins Bloomberg School MPH[Master of Public Health], 전 바이엘코리아 Country Medical Director, 전 노바티스 코리아 Medical advisor)
 
면역항암제는 기존의 항암제와 작용기전, 효과, 부작용 등에서 차별화 된다. 기존 화학항암제와 표적 치료제의 주인공이 암세포였다면, 면역항암제의 주인공은 면역세포인 T-cell이다.
 
T세포를 키워 면역세포와 암세포 간 반응에 작용해 간접적으로 암세포를 공격하는 기전이라 접근방법이 이전의 것과 다르다.
 
MSD 정헌 이사는 "예전에도 면역세포를 활용한 면역치료제가 있었지만 실패했다"면서 "독성은 강하고 효과를 볼 수 있는 환자는 적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개발된 면역항암제는 안전성과 효과를 볼 수 있는 환자군이 증가된 새로운 가치의 항암제"라고 말했다.
 
그 가치는 특이성(specificity)에서 기인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화학항암제는 암세포에 선택적으로 작용하지 않아 정상세포도 죽기 때문에 부작용이 심하다.
 
표적 치료제는 타깃에 작용하지만 암세포가 살기 위해 타깃을 바꾸면서 내성이 생긴다. 또 암세포와 정상세포 모두 영향받아 안전성 문제도 발생한다.
 
정 이사는 "반면 면역항암제는 면역세포가 적을 구별할 수 있도록 훈련해 적만 찾아 간다. 즉 면역세포의 기능을 증강시켜 정상세포까지 공격하는 작용이 훨씬 덜하기 때문에 안전성이 뛰어나다"면서 "또 특이성이 높아지면 효과 역시 뛰어나다. 암세포와 관련된 면역세포에 작용할 확률이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일단 반응을 보이면 완치에 가까운 효과
 
이런 면역항암제는 '장기생존율'과 '부작용' 개선, '지속적인 치료효과'에서 뚜렷한 강점을 보인다.
 
즉 일단 약에 반응을 보인 30%의 환자들은 수 년간 치료효과가 지속된다.
 
한국BMS제약 이승훈 전무는 "기존의 표적항암제가 반응이 좋긴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환자들의 4기 생존율이 좋지 않았던 것에 반해 면역항암제는 반응이 있는 환자들에게서는 2~4년이 지나도 반응이 유지된다는 점을 관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점이 바로 면역항암제의 혁신성이며, 새 패러다임이라는 전제에 이견이 없는 이유라는 설명이다.
 
이 전무는 "면역항암제 임상시험 대상 환자들은 전이가 되어 있거나 기존의 수술 및 치료법으로 완치가 불가능한 3기 후반~4기 환자들인데, 이들 중 반응이 좋은 환자들에서는 3~4년까지도 반응이 유지된 것으로 보아, 완치에 가까워졌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항암치료에 있어 면역항암제는 큰 진전"이라고 말했다.
 
여보이와 옵디보, 키트루다



지금 나와 있는 면역항암제들의 기전과 데이터를 보면 장점을 알 수 있다.
 
시판된 3개 약(여보이, 옵디보, 키트루다)은 암세포가 면역세포를 방해하기 위해 분비하는 특정 단백질과 면역세포 사이에 일어나는 상호작용을 끊어주는 공통적인 역할을 한다.
 
가장 대표적인 PD-1 억제제(약물: BMS와 오노약품공업의 옵디보[성분명 니볼루맙], MSD의 키트루다[펨브롤리주맙])는 암세포에서 발현되는 PD-L1이라는 단백질과 면역세포에서 발현되는 단백질 PD1이 결합해서 나타나는 반응을 차단한다. T세포가 암세포를 잘 인식하고 강력하게 암을 억제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개발되고 있는 PD-L1 억제제 역시 PD-L1과 PD-1과의 상호작용을 막는 거라 PD-1 억제제와 임상적인 차이는 거의 없으며, 가장 먼저 시판된 CTLA-4 억제제(약물: BMS와 오노약품공업의 여보이[이필리무맙])는 T세포의 CTLA-4 단백질과 결합해 T세포가 무력화되는 것을 막는다.
 
특정 암세포에 작용하는 기전이 아니기 때문에 현재 시판허가(국내, 미국, 유럽 등)된 흑색종뿐 아니라 폐암, 위암, 두경부암, 림프종 등 다양한 암에 대한 효과를 확인하고 수백개 임상 프로그램을 가동 중이다.
 
먼저 흑색종에 대한 임상 데이터를 보면, 흑색종은 피부암 중에서도 극히 예후가 좋지 암종임에도 결과가 긍정적이다.
 
국내에서 가장 먼저 허가 받아(2014년 12월) 1차 치료제로 쓰이는 '여보이(이필리무맙)'는 수술이 불가능하거나 전이성 흑색종 환자 1800여명의 생존율 분석에서 3년째부터 안정적인 생존율을 보였다. 이때의 생존율은 22%이며, 일부 환자의 경우 10년까지도 생존했다.
 
지난해 3월 허가 받아 2차 치료제로 쓰이는 '옵디보(니볼루맙)'는 405명을 옵디보 투여군과 ICC(다카르바진 혹은 카보플라틴+파클리탁셀) 투여군으로 나눠 직접비교한 결과, 옵디보 투여군의 32%가 객관적 반응률을 달성해 ICC군의 10.6%보다 유의하게 높았다.
 
3%가 완전반응을 보였으며, 반응을 보인 38명 중 87%는 2.6~10개월 이상 반응이 계속됐다.
 
지난해 4월 허가받아 2차 치료제로 쓰이는 '키트루다(펨브롤리주맙)'는 주요 임상 연구 결과, 투여 용량에 관계 없이 26%의 객관적 반응률을 보였다.
 
무진행 생존기간은 2mg/kg 투여군에서 22주로 나타났고, 치료반응이 지속적으로 나타나 1년 전체생존율(OS)에 대한 추정치는 60%에 달했다.
 

본무대는 폐암부터



면역항암제의 두 번째 적응증이 될 폐암의 데이터는 더 주목받는다.
 
비소세포폐암 치료제로 미국 FDA 허가를 받은 키트루다는 PD-L1 발현율이 1% 이상이면서 백금계 항암화학요법 치료 후 암이 진행된 진행성 비소세포폐암 환자 1034명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도세탁셀 대비 전체생존기간(Overall Survival, OS)을 46~50%나 개선했다.
 
미국과 일본의 허가를 받은 옵디보는 PD-L1 발현 여부와 상관없이 편평 비소세포폐암에서 도세탁셀보다 사망률 41%, 비편평 비소세포폐암에서 사망‧병이 진행되는 위험을 27% 감소시켰다.
 
특히 키트루다와 달리 PD-L1 발현 여부와 관계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돼 향후 PD-L1 검사를 필요로 하지 않을 전망이다.
 
BMS 이승훈 전무는 "면역항암제가 절대적인 항암요법이 될 것인가에 대해서는 단정적으로 말할 수 없지만 더 많은 환자들의 장기생존율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길을 열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면역항암제 # 제약 # 펨브롤리주맙 # 니볼루맙 # 이필리무맙 # 옵디보 # 여보이 # 키트루다 # BMS # MSD # 이승훈 # 전무 # 정헌 이사 # 메디게이트뉴스

송연주 기자 (yjsong@medigatenews.com)열심히 하겠습니다.
댓글보기(0)

전체 뉴스 순위

칼럼/MG툰

English News

전체보기

유튜브

전체보기

사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