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1.03.04 06:44최종 업데이트 21.03.04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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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훈 교수 “요양병원 사망환자, 백신 부작용으로 보기 어려워...고령에 기저질환에 의한 사망”

"코로나19를 종식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 정치적 논쟁 아닌 백신에 대한 신뢰가 중요"

가천대 길병원 정재훈 예방의학과 교수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가천대 길병원 정재훈 예방의학과 교수가 최근 여러 논란을 겪고 있는 코로나19 백신에 대해 입을 열었다.
 
백신은 접종 이후 3일에만 요양병원 환자 2명이 사망하는 등 이상반응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또한 65세 이상 고령층에 대한 아스트라제네카 접종 여부, 백신 잔여량 투여 논란 등 백신을 둘러싼 문제가 연일 국민들의 최대 관심사다.
 
이에 대해 정재훈 교수는 우선 해외 사례를 통해 백신 접종이 안전하다는 전제를 기본으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미 1억명 이상의 사람들이 백신을 맞았고 인과성이 드러난 부작용 사례가 나타나지 않은 만큼 필요 이상의 논란은 오히려 또 다른 부작용을 야기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번 요양병원 백신 접종 사망건에 대해서도 백신과 직접적인 연관성이 없다고 평가했다. 요양병원의 특성상 고령층이 많고 기저질환을 대부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기본적인 사망률이 원래 높다는 것이다. 특히 사망한 환자에게서 나타난 패혈증 증상은 백신 부작용으로 보기 어렵다는 게 정 교수의 견해다.
 
그는 이번 주 발표된 영국 등 데이터를 살펴봤을 때 65세 이상 고령층에 대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의 안전성이 이미 확보된 것으로 봐야한다고 해석했다.
 
Q. 백신 이상반응에 대한 연구를 최근 발표했다. 이상반응 관련 질환이 원래 자연적으로 꽤 발생하고 있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해당 연구 결과에 대해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한다면.
 
횡당성 척수염, 길랑바레증후군, 아나필락시스 등 백신 이상반응에 따른 질환 발생을 평가하는 것은 전문가들도 쉽지 않다. 그 이유는 병이 생겼을 때 어떤 의학적 기전을 갖고 있는지 분석하기가 어렵고 역학조사에 따른 어려움도 많기 때문이다.
 
현재로선 가장 손쉬운 비교 방법은 과거 백신 접종 전의 질환 발생률을 분석해 올해 백신 접종 이후에도 평이한 발생률을 보이는지 비교하는 것이다. 연구는 백신 이상반응에 따른 질환이 평상시에 어느 정도 발생할 수 있는지 분석하고 올해 발생률을 예측한 것이다. 백신 접종 이후 질환 발생률에 차이가 없다면 자연적으로 발생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내용이다.
 
Q. 최근 하루 사이에 고양과 평택 등 요양병원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맞고 환자 2명이 사망했다. 해당 사건에 대해선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가.
 
백신 접종이 안전하다는 것은 이미 외국에서 사례를 통해 검증됐고 관련 논란은 종식됐다고 보는 편이 맞다. 이미 1억~2억명의 사람들이 백신을 맞았고 특별한 문제 사례가 없다고 보고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도 문제가 없다고 보는 것이 기본 전제가 돼야 한다.
 
Q. 사망환자 모두 요양병원에서 발생했고 기저질환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망과 백신과의 연관성이 떨어지는 것인가. 
 
이번 사례는 지난해 독감백신 예방접종 상황과 비슷하다. 인과관계를 증명할 수 없는 질환이 대부분이다. 특히 요양병원의 사망률은 기본적으로 높은 편이다. 일반적으로 사망이 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은데, 고령에 기저질환이 있는 환자가 많은 요양병원에서의 사망은 흔한 일이라는 점이 객관적인 사실이다.
 
그럼 요양병원 환자 사망과 백신과의 인과성을 증명해야 한다. 백신 이상반응은 대부분 접종 이후 즉각적으로 나타나며 이번 일처럼 패혈증과 같은 증상으론 나타나지 않는다. 패혈증 증상이 나타나려면 백신 자체가 오염돼 있다는 것인데, 그렇다면 나머지 백신을 맞은 환자군에서도 비슷한 증상이 나타나야 한다. 그렇지 않은 것을 보면 백신의 문제라고 볼 순 없을 것 같다.
 
Q. 최근 백신 잔여량을 통해 화이자 백신의 경우 6회에서 7회로 추가 접종을 실시하도록 하는 정부 권고가 내려져 논란을 빚은 적이 있다. 이에 대한 견해는 어떤가.
 
화이자 백신의 7번째 도즈는 보너스로 봐야한다. 생기면 좋고 안 생길 수도 있는 것이다. 6번째까지는 충분히 뽑아서 쓸 수 있다. 그러나 7번째 도즈부터는 의료진에게 강제하거나 의무화하긴 어렵다고 본다. 의료진이 잘 나눠 뽑으면 7번째까지 남을 수 있지만 안 남는다고 문제 삼을 순 없다.
 
Q. 정부는 65세 고령층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여부와 관련해 해외사례를 더 지켜본다고 밝혔다. 65세 이상 고령층 접종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는가.
 
이번 주에 영국발 관련 데이터들이 줄줄이 나왔다. 데이터를 보면 고령층이 충분히 포함돼 있고 결과도 일관되게 잘 나왔다. 지금 정도 근거면 당장 고령층에 대한 접종을 시작해도 무관하다고 본다.
 
Q. 백신과 관련한 향후 필요한 정책적 제언이 있다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일단 백신 관련 연구결과가 국가 단위 통계로 나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체계적으로 백신 이상반응 질환을 모니터링할 수 있는 국가적 투자가 필요하다. 이런 체계가 마련돼 있었다면 이번 백신 접종 사망자 논란에서도 평소 요양병원 사망률, 기저질환과 자연적 사망률 등 데이터를 통해 백신과의 인과성을 밝힐 수 있었을 것이다.

Q. 안전성이 검증됐다는 말과 다르게 오히려 현재 국민적 불안감은 큰 상황이다. 어떤 대응이 필요하다고 보는가.
 
이런 국가적 위기 상황에선 언론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누구보다 국민들이 정보를 쉽게 접할 수 있는 매개체이기 때문이다. 지금은 속보 경쟁보단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필요 이상의 추측이나 오보가 오히려 대의를 해칠 수 있다.
 
Q. 끝으로 추가로 하고 싶은 얘기가 있다면.
 
백신 접종은 정치적 논쟁과 거리를 둬야한다. 현재 백신은 코로나19를 종식시킬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다. 이를 확보하기 위해선 백신에 대한 신뢰가 굉장히 중요하다. 그러나 신뢰가 정치적 요소와 결부되면 결국 각자의 성향에 따라 누구는 백신을 좋아하고 누구는 싫어할 수도 있다. 백신은 여당과 야당을 떠나 어느 곳의 선거 역점 사업도 아니다.  
 

하경대 기자 (kdha@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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