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15.08.11 05:22최종 업데이트 16.12.16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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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딴짓하는 의사들3] 컨설턴트 이원재

BCG에서 근무 중인 내과 전문의

의사들에게 '존스 홉킨스(Johns Hopkins)'나 '메이요클리닉(Mayo Clinic)'은 한 번씩 들어봤음 직하지만 'BCG'와 '베인앤컴퍼니'같은 회사는 너무 낯설다.
 
그나마 언론에 많이 오르내리던 '매킨지' 정도나 들어봤을까?
 
유난히 폐쇄적인 진로만을 고집하는 국내 의사들에게 '컨설팅'이라는 분야는 너무나 막연하기만 하다.
 
평소에 관심 있는 사람 아니면 어떤 업체가 있고 무슨 일을 하는지 개념조차 안 잡힌다.
 
 

<출처 : http://www.slideshare.net> 유수 컨설팅 회사들. BCG, 매킨지, 베인앤컴퍼니를 보통 3대 컨설팅 회사로 쳐준다.


우연히 페이스북을 통해 MD 한 분을 알게 됐는데, 그의 프로필 '이전 직장'란에 적힌 '컨설팅 회사'가 눈에 띄었다.

그게 나의 호기심을 자극했고, 바로 말을 걸어 현재 컨설팅 업체에서 근무 중인 의사의 실태를 파악했다. 그리고 컨설턴트 소개까지 부탁했는데, 흔쾌히 OK를 해주셔서 인터뷰를 잡을 수 있었다.
 
 
사실 [딴짓하는 의사들]의 두 번째 인터뷰가 될 뻔한 이번 주인공은 보스턴 컨설팅 그룹(BCG, Boston Consulting Group)의 이원재 내과 의사(혹은 컨설턴트)다.
 
컨설턴트는 역시 만만한 직업이 아니었다. 바쁜 프로젝트의 연속으로 약속이 계속 미뤄지다가 겨우 시간을 잡을 수 있었던 것.
 

최근 제약회사가 그렇듯 회사 내부의 중요한 정보가 인터뷰를 통해 나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홍보를 담당하는 직원 한 분이 동석했고, 인터뷰는 평소 시간의 절반인 45분 만에 끝나버렸다.
 
마치 질문을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인터뷰 주인공의 대답이 청산유수였기 때문이다.
 
기자의 짧은 경험에 비춰보면 이런 경우는 대개 두 가지 중 하나인데, 똑같은 질문을 여러 번 받아봤거나 대답에 대한 생각이 평소에도 확고한 경우다.
 
D/Dx(감별)는 뒤로 미루고 일단 인터뷰 들어간다. 





메디게이트뉴스: 안녕하세요.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지금은 컨설팅 업체에서 근무하시지만, 전문의까지 마치신 거로 알고 있는데요. 전문의 취득까지 과정이 궁금합니다.

 
일단 저는 서울의대를 98년도에 입학했고요. 다른 친구들처럼 의대 졸업 후 인턴을 하고 전공의를 서울대병원에서 시작했습니다.
 
사실 저희 아버지도 의사시고요, 아버지는 흉부외과 의사시거든요.

자연스럽게 심장이라는 장기에 관심이 많았는데, 아버지와 달리 저는 손재주가 별로 없었어요. 그래서 같은 심장이지만 다르게 접근할 수 있는 심장내과를 해보자는 생각을 했어요.
 

메디게이트뉴스: 언제부터 임상 외 진로에 대해서 고려하신 건가요?
 
군대인 것 같은데요. 저는 (군의관) 첫해, 사실은 JSA에 있었습니다. 거기에 자원을 했고요.
 
거기 대대가 700여명 정도 되는데, (의사가) 혼자다 보니 일반 군인과 함께 생활할 수밖에 없었어요. 그래서 군인들이랑 많이 접하다가...

2년 차 때는 대구병원으로 옮겼습니다. 거긴 많이 달랐어요. (서울대병원의 경우) 교수 같은 길을 많이 염두에 뒀는데 (대구병원에서) 개원을 심각하게 생각하고 열심히 준비하는 의사들을 보면서 생각이 좀 바뀌었죠.
 
내가 너무 우물 안의 개구리 같은 생각이 들어서... 뭔가 새로운 것을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처음 하게 된 거 같아요.




 
메디게이트뉴스: 컨설팅이라는 업무가 뭐랄까요? 굉장히 '프로페셔널하다'는 느낌도 들지만, 이과 밥만 먹고 산 의사들에겐 조금은 추상적인 느낌을 줍니다.
컨설팅이란 쉽게 말해 무엇인가요?

 
저도 사실 전혀 몰랐어요. MBA를 갈 때까지도 몰랐어요. 가고 나서 알았죠.
 
컨설팅이라는 것은 한 마디로 얘기하면 Problem Solving(문제 해결)이라고 하거든요. 문제를 풀어나가는 거요.
 
예를 들면, 의사들이 환자를 볼 때 문진한 다음에 진단을 예측하고, 검사 처방을 하고 치료를 하면서 추적검사를 하잖아요?
 
컨설팅은 사람 대신 조직이라든지 기업, 회사를 대상으로 하고요, 그들이 어떤 문제를 들고 오죠.

가령 "요즘 매출이 떨어진다", "수익이 나빠지는데 왜 그런지 모르겠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 "신사업을 하고 싶은데 어떤 게 좋은지 모르겠다"같은 질문을 갖고 왔을 때 그 질문 자체를 분석하고요.
 
그 질문이 맞는지 먼저 생각을 합니다.

환자들이 "배가 아파요"하고 왔는데 (실제로는) 심장이 아픈 경우도 있잖아요? 마찬가지로 저희도 질문이 정확한지를 확정하고, 질문이 정해지면 해결하기 위한 검사들, 그러니깐 분석을 하죠. 인터넷 서칭부터 시작해 전문가 인터뷰를 하고요. 숫자들과 데이터를 분석하고, 분석하면서 해결점을 제시하죠.
 
"당신 회사는 지금 이 사업을 하는 게 좋겠습니다"라든지 "지금 수익이 나지 않는 것은 A사업부에서 비용이 너무 많이 나가고 있기 때문입니다"라는 것을 짚어주고요. 그에 대한 Recommendation까지 하는 게 컨설팅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메디게이트뉴스: 의사들이 환자의 문제만을 해결하던 것에서 사회 전 영역으로 치료를 확대한 것이라고 이해하면 되겠군요.
 
맞습니다.



"첫 번째는 그거였어요. 세상을 보고 싶다.
 
세상을 보고 싶은데, 그냥 나가서 다른 의사가 하는 것처럼 연구실에 가서 연구하면 똑같은 것만 보고 올 것 같아서...
그렇게 보니깐 MBA가 가장 좋을 것 같더라고요."



메디게이트뉴스: 언제부터 이 일(컨설팅)에 관심을 가지신 거죠? 언제부터 이 일을 할 수도 있겠다고 생각하셨나요??
 
저는 사실 우물 안의 개구리를 벗어나 큰 시야를 가진 의사가 되고 싶어 MBA를 갔기 때문에 구직에 큰 관심은 없었어요.
 
하지만 MBA에서 계속 컨설팅하는 사람들을 보고, 컨설팅 회사들의 프리젠테이션을 접하면서 컨설팅이 재미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회사들로부터 오퍼가 좀 오기 시작했어요. 지원을 해보지 않겠느냐고.

미국이라는 나라는 컨설팅에 의사들이 굉장히 많더라고요. 의사가 임상이 아닌 곳에 많이 필요하다는 걸 느끼면서 관심을 많이 가지게 되었어요.
 

메디게이트뉴스: MBA 질문을 뒤에 준비했는데 말 나온 김에 이것 먼저 물어볼게요. 처음에 MBA를 왜 하셨던 거에요?
 
첫 번째는 그거였어요. 세상을 보고 싶다.
 
세상을 보고 싶은데, 그냥 나가서 다른 의사가 하는 것처럼 연구실에 가서 연구하면 똑같은 것만 보고 올 것 같아서... 그렇게 보니깐 MBA가 가장 좋을 것 같더라고요.

사실 MBA는 경영하는 사람만 오는 곳이 아니잖아요?

MBA를 가면 엔지니어도 많고, 저 같은 의사도 오고, 수많은 사람들이 오는 곳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거기 가면 진짜 짧은 시간에 많은 것을 보고 배우고 느낄 수 있겠구나'라는 게 가장 큰 모티베이션이었던 것 같아요.
 

메디게이트뉴스: MBA 질문은 잠시 후에 다시 하도록 하겠습니다.
처음에 어떤 계기로 BCG(Boston Consulting Group, 보스턴컨설팅그룹)에서 근무하시게 되었나요??

 
2012년 겨울에 BCG를 지원했고요. 물론 다른 컨설팅 회사도 있었지만, BCG가 (DUKE) 학교에 찾아왔던 것, 그리고 BCG가 미국에서는 가장 일하기 좋은 회사로 알려졌고요. 또 DUKE(MBA) 1년 선배도 여기서 일하시거든요.
 
그런 것들이 여기에 지원하게 했고, 그래서 저는 2013년 여름에 Summer internship 제안받아 10주 정도 일을 했고요. (보통 이런 인턴 근무를 하면 채용될 확률이 50% 이상이라고 한다.)
 
인턴십이 끝나는 날 파트너께서 근무 제안을 주셨고, 기간을 갖고 생각하면서 수락했고요.
작년 10월에 정직원으로 시작했죠.
 


BCG의 뉴욕 오피스


메디게이트뉴스: 이 쪽 일에 진출하신 게 MBA 영향이 크신 것 같은데요. MBA 준비하신 과정 좀 알려주세요.
 
사실 그때 제가 대구에 있어서 쉽지는 않았지만, 남들 하는 거 하고 똑같이 했어요.
 
처음에 학원 등록하고요. GMAT이라는 시험을 봐야 하니깐요. 학원 등록해서 2달 동안 다녔던 것 같아요. 당직 빼면 주말 밖엔 안되니깐, 주말에 KTX 타고 왔다 갔다 했던 것 같아요.

다행히 두 달 지난 후에 (GMAT) 점수를 좀 잘 받고,

에세이(Essay, 일종의 자기소개서) 작성에 전혀 경험이 없었으니깐 저도 조금 컨설트를 받았습니다. MBA 하셨던 의사 선생님 몇 분께 많은 도움을 받았고요. 그렇게 준비를 했습니다.
 


MBA (Master of business Administration)
MBA는 우리말로 ‘경영학 석사’라고 불리지만 학문적인 면만 추구하는 일반적인 경영학 석사와는 조금 다른 개념이다. MBA는 경영대학원(business school)에서 경영학 이론을 습득해 실제 상황에 적응하는 훈련을 하는 과정으로, 고도의 실무적인 경영훈련을 통해 기업엘리트를 배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MBA는 여러 형태가 있는데 유럽식의 1년 과정과 미국식의 2년 과정이 있으며 full time 과정과 고위직 관리자를 위한 executive(part time) 과정이 있다. - [네이버 지식백과] 



메디게이트뉴스: 처음에 회사 들어가기 전에 어떤 역할을 기대하셨나요?
 
- BCG에서 강조하는 것은...

나중에 어느 정도 연차가 쌓이면 특별한 프랙티스 영역에서 전문성을 많이 갖는데, 어쨌든 초반 1~2년은 제네럴 프랙티스(General Practice)를 쌓는 게 중요하고 저도 거기에 동의하고요.
 
사실 들어오자마자 특별한 것을 해야겠다라기 보다는 의사라는 명함을 접고, 컨설턴트가 되자라는 게 제 첫 번째 생각이었고요.
 
그 시기가 지나면 제가 원했던 것은 그래도 내가 10년 동안 해온 게 의사인데, 그것을 쓸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결국엔 의료 영역 프로젝트가 있으면 적극적으로 하고 싶다는 게 제 생각이었죠.
 

메디게이트뉴스: 컨설팅 업체에서 의사를 뽑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특별한 장점이 있나요?
 
사실 저도 그거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어요.
 
저도 그런 생각을 했었죠. '의사라면 별로 없으니깐 메리트가 있어서 뽑지 않을까?' 하지만 그것보다는 역시 컨설팅 회사는 Problem Solving(문제 해결)을 할 수 있는 사람을 그냥 뽑고 싶은 거에요.

그 중에 의사가 비슷한 면이 있을 줄을 모르겠지만, 꼭 의사를 타겟할 만한 이유는 모르겠어요.
 
왜냐하면, 우리나라 헬스케어 컨설팅 시장이 아직 크지 않거든요.
 

메디게이트뉴스:  (의사와는) 전혀 다른 일을 하는 것에 대한 부담감은 없으셨나요?
 
부담은 당연히 있었죠. 그뿐만 아니라 MBA를 가서 회계라든지 재무라든지 전혀 듣도 보도 못한 것을 배우긴 했지만, 새로운 것에 대한 부담감이 되게 많았고요.
 
그래도 덜 부담됐던 것은 병원에서 7~8년 있었으니깐 사람들 많이 만났다고 생각을 했고, 컨설팅이 물론 아까 말씀드렸던 분석 같은 것도 있지만 인터뷰도 많이 해야 하고, 클라이언트와 인터액션을 많이 해야 하는 부분도 있어서 그런 부분을 잘 할 수 있지 않겠냐는 생각을 많이 했고요.
 
당연히 겁은 많이 났습니다.

컨설턴트들이 만들어낸 슬라이드를 보면 정말 내용도 잘 돼 있고 예쁘게 만들고 이런 걸 나도 해야 하고, 대화해 보면 어떻게 말을 저렇게 잘할까?, 많이 알까? 그리고 짧은 시간 안에 학습 능력도 정말 뛰어나더라고요.
 
자기가 경영대를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철광회사 프로젝트를 맡으면 짧은 시간 안에 습득한 다음 그들과 대화하고 논쟁하는 것을 보고 겁이 좀 많이 났죠.
 

메디게이트뉴스: 가장 예민한 부분이긴 합니다만 처우가 궁금합니다.
 
(같이 동석한 홍보팀 직원을 주시하며) 제가 알기로는 미국에서는 오픈하던데 괜찮죠??

대략 어떻게 말씀드려야 할까요? 내과 페이 닥터보다는 낮은 수준입니다.
 

메디게이트뉴스: 병원에서 페이 닥터로 일할 때는 의사끼리 흔히 월급의 2~3배 정도 매출 올려주면 밥값은 하는 거라고 얘기합니다.
 
하지만 의사가 임상이 아닌 분야에서는 그것을 파악하기가 힘들더라고요. 저도 지금 월급이 임상할 때보다 적지만 제가 하지 않던 일이다 보니 '내가 지금 밥값은 하는 건가?'라고 항상 의심을 품고 자문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맞습니다.
 

메디게이트뉴스: 선생님 스스로 지금 밥값은 하신다고 생각하시나요?
 
밥값이요? 음…
 
있는 그대로 말씀드리면, 저는 아직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컨설팅 회사가 저는 그래서 대단하다고 생각하는 게, 저는 이제 밥값을 해야 할 때가 됐거든요.

그것을 바라보고 (사람에게) 투자를 하는 게 대단하다고 생각하고요.
 
미국 의료 프로젝트 같은 건 밥값은 해 준 것 같고요. 그리고 제 프로젝트는 하고 있지만 모자란다는 생각은 당연히 하고 있고요. 채워 나가고 있지만, 아직은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메디게이트뉴스: 보통은 밥값 하려면 어느 정도 근무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죠?
 
회사에서는 보통 6개월 정도 지나면 역할을 하길 원하죠. 대부분은 실제로 잘하는 것 같고요.

처음부터 많은 것을 바라지는 않습니다. 당연히 처음이란 걸 다 이해하고, 그런 시간을 6개월까지는 지켜보는 것 같아요.
 

메디게이트뉴스: 어떤 때가 가장 힘드신가요?
 
이런 것 같아요. 병원에 있을 때는 힘이 들어도 눈앞에 있는 환자 때문에…

그렇잖아요? 환자 결과를 떠나서 '내가 필요한 일을 하고 있구나!' 그런 것들이 원동력이 돼서 다음에 힘든 상황에도 또 하게 되고 지나면 뿌듯함이 항상 남아 있는데…
 
컨설팅 일을 하면서 좀 힘들 때는,
 
어떤 경우엔 가치 있는 일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지만, 가끔은 '이거 꼭 필요한 건가?' 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어요. 왜냐하면, 모든 게 딱 우리가 원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아니고, 일하다 보면 이것도 하고 저것도 할 수 있잖아요?

새벽에 혼자 인터넷 검색을 할 땐 '내가 이 시간에 환자를 보고 있었으면 뭘 더 할 수 있었을 것 같은데?'라는 생각을 할 때가 종종 있는데요. 이럴 때 되게 힘들어요.
 

메디게이트뉴스: 선생님이 실제 하는 일들을 소개해 주세요.
 
저는 보통 8시 30분에 출근하고요. 이메일 확인하고, 보통 오전에 프로젝트 리더하고 디스커션을 합니다. 오늘 해야 할 일과 앞으로 할 일에 관한 얘기를 하고요.
 
그리고 오전 내내 분석이 필요하면 분석하고, 클라이언트 인터뷰 필요하면 하고요.
 
낮 동안은 클라이언트하고 같이 있어서 함께 일하는 시간이 많고, 저녁 시간 전후로 프로젝트 리더와 그날 한 일을 리뷰하고, 다음에 할 일을 정한 후에 일을 시작하게 되죠.
 


<출처 : efprotenberg.com>

 
메디게이트뉴스: 병원 컨설팅도 하신 적이 있나요?
 
아직 없습니다.
 
최근 프로젝트가 병원에서 의뢰하는 자체가 별로 없고, 작은 프로젝트는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우리나라도 병원 컨설팅 회사가 있긴 하지만, 메이저에서는 못 본 것 같아요.
 

메디게이트뉴스: 실제 컨설팅을 받게 된다면 어떤 점이 도움이 될까요 ? 의사나 병원에게.
 
첫 번째는 비용일 것 같아요.

병원에 가면 우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간호인력이 부족하고, 오히려 대형병원 검사실 같은 곳에 인력들이 과연 이게 적정 수준인가? 의심스러운 게 많거든요. 비용 쪽에 손댈 부분이 많을 거라고 생각하고요.
 
두 번째는 오퍼레이셔널 액셀런스(Operational Exellence)라고 얘기를 많이 하는데,

환자 동선부터 시작해서 진료, 검사와 치료가 이어지는 플로우(Flow, 흐름) 같은 것을 병원들이 정형화하려고 많이 노력하지만, 아직까진 바꿀 게 많다고 생각하거든요.
 
그 두 부분이 타겟이 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메디게이트뉴스: 회사 좀 물어볼게요. 컨설팅 회사 하면 일반인에겐 매킨지(McKinsey) 정도나 들어보고 BCG에 대해서는 모르시는 분도 많거든요. 회사 소개 좀 해주세요.
 
일단은 글로벌에선 매킨지와 1~2위를 다투고 있는 회사인 건 확실하고요.

국내에서 엎치락뒤치락 하지만 규모만을 따지면 저희가 좀 더 큰 거로 알고 있어요. 실제로 건물 보시면 한쪽은 저희가 쓰고, 반대쪽은 매킨지가 쓰거든요. 저희가 두층 반을 쓰는데 조금 더 쓰고 인력도 조금 많은 걸로 알고 있습니다.
 
저희는 국내에서 1등이라는 자부심을 품고 일을 하고 있고요. 우리가 아는 웬만한 국내 대기업들이 클라이언트라고 보시면 될 것 같고요.
 
겉으로 봐서는 크게 차이가 안 날 수도 있어요. (차이가) 회사 문화가 아닐까 생각해요.
 
우리 회사 장점은 똑똑하고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 모여 있지만, 또 겸손할 줄 아는 사람들이라는 게…
 
이것은 미국에서도 MBA 동기들 사이에서도 듣는 이야기고, 실제로 경험했을 때도…

사실 그것 때문에 여기를 택한 것도 있어요.
 
 



메디게이트뉴스: 여기에서 근무하는 게 임상에 비하면 어떤 장점이 있을까요?
 
응급의 응급은 없는 것 같아요.
 
물론 여기도 갑작스레 일이 생겨 클라이언트가 갑자기 필요한 게 생길 수 있고, 중요한 제안 때문에 주말에 갑자기 일하는 경우가 있지만,
 
병원에 있을 땐 노이로제처럼…전화기 소리에 되게 민감하잖아요? 그것을 벗어난 게 좋은 점이랄까요? 그게 그리울 때도 있지만요.
 
그리고 더 다양한 사람을 만나는 거 같아요. (임상엔선) 의사들 만나면서 같은 생각을 하고 같은 얘기를 하다가 회사에 오면 다른 사람과 다른 얘기를 하게 되고,
 
그리고 이것은 컨설팅만의 특징이겠지만 새로운 것을 계속 접하게 된다는 거죠. 그런 게 챌린지(Challenge)가 생기지만 그게 해결될 때 얻는 성취감 같은 게 다르지 않나 생각이 듭니다.
 

메디게이트뉴스: 이쪽에서 근무할 때 MD에게 가장 필요한 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일단은 단순히 의학 지식이 있어서 컨설팅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은 버려야 해요

내가 전문 지식이 있다는 것은 강점이지만, 그것이 바로 컨설팅에 연결될 것이라는 생각은 일단 버려야 합니다. 저도 그것을 많이 느꼈고요.
 
내가 컨설턴트를 하고 싶다면 '진짜 컨설턴트가 돼야겠다'라는 생각을 먼저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의사들이 만약 컨설팅을 하고 싶다면 개인적으로는 MBA 같은 걸 추천하고요.

MD에게 없는, 소위 말하는 비즈니스 센스 같은 걸 갖춰야 하지 않을까?
 
컨설팅을 쉽게 생각하면 자문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요, 사실 자문만은 아니거든요. 문제를 푸는 것이지, 단순히 자문을 던지는 것은 아니라서…
 
그런 비지니스 센스 같은 게… 평소에도 사실 본인이 있나 없나 생각이 있을 거예요.

내가 관심이 있는 사람인가 생각을 해볼 필요가 있을 거 같아요.
 
 
메디게이트뉴스: MD들이 MBA를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까? 여기에 대한 답을 얻을 수 있을까요?
 
만약에 컨설팅을 하고 싶다면 추천하고요.

하지만 MBA를 직업과 연결하기엔 좀 힘든 시대가 되지 않았나 생각을 하거든요.

미국 같은 경우에는 아직도 MBA가 굉장히 중요해요. 일 잘하는 직원에서 매니저로 넘어가려면 MBA가 있어야지 가능한 경우가 많거든요. 우리나라는 그런 프리미엄이 많이 없어졌어요.
 
오히려 저는 의사들이 MBA를 하겠다고 하면 제가 가진 목표랑 비슷할 거 같아요.

의사에서 좀 벗어나 큰 세계를 보고 싶고, 우물 안의 개구리를 벗어나고 싶다면 저는 엄청난 투자가치가 있는 2년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거기 가서 보면 일단은 의사 말고 수많은 직업이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되고요. 의사가 할 수 있는 일이 많다는 것을 알게 돼요. 컨설팅은 그중 하나일 뿐이고요. 의사가 필요한 곳이 많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외국엔 정말 많은 의사가 여러 곳에 포진되어 있거든요. 사회사업부터 시작해서 정부기관, 당연히 식약처에도 많이 가 있죠.
 
MBA하는 순간 어떤 일을 꼭 하겠다는 게 아니라 내가 할 수 있는 직업이 이렇게 많구나 라는 걸 알 수 있고, 본인이 거기서 하고 싶은 것을 고를 기회가 생길 겁니다.
 


그가 MBA를 수료한 DUKE : 조사 기관마다 다르지만 미국 10위권 내에 랭크된다. <출처 :http://amitkpandeyece.blogspot.kr>


메디게이트뉴스: MBA를 준비하면서 가장 큰 허들(장벽)은 무엇이었나요?
 
에세이(Essay)였던 것 같아요 저는.
 
우리(의사)는 에세이 같은 것을 써본 적이 없잖아요. 고등학교 때 논술 써보고 병원에서 의무기록만 작성하다가 내 이야기를 한다는 게 쑥스럽고요. 진솔하지만 나를 돋보이게 써야 하잖아요.
 
그런데도 좋았던 건 많은 의사가 의학 공부만 하고 레지던트 하다가 개원이나 교수할 때 되면 내가 뭘 좋아하는지 아무도 대답을 잘 못하거든요. 그런 것을 생각해 볼 기회였던 것 같아요.
 

메디게이트뉴스: 자기 정리 같은 거랄까요?
 
그렇죠. 그런데 그게 되게 어려웠어요.

 
메디게이트뉴스: 보통 의사들 기준으로 MBA를 준비하는 게 어렵지는 않을까요?
 
저는 영어만 좀 된다면 의사가 될 정도의 학습능력으론 어렵지 않을 것 같아요.
 
영어가 좀 허들은 될 수 있어요. GMAT이라는 시험이 짧은 시간에 끝내야 하는 거라서요.

근데 또 다들 잘하시더라고요. 힘들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MBA 입학에 중요한 것들

GMAT: 미국의 시험 출제 기관인 ETS 산하 경영대학원 입학위원회(GMAC)가 주관하는 시험 중에 하나로 미국, 캐나다, 유럽 등의 대학이 개설한 MBA 과정의 선발을 위해 지원자들의 실력을 표준화하기 위한 시험.

MBA 과정 이수를 위해 필요한 사고력과 영어구사능력을 확인하는 것으로 논술, 수리, 언어 이렇게 세가지 영역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1년 동안 30일 간격 1회, 총 5번의 시험을 치를 수 있다.
 
ESSAY: 자기소개서



메디게이트뉴스: 선생님은 궁극적으로 어떤 일이 하고 싶은 건가요?

사실 제가 MBA 마치고 BCG 입사 전에 시간이 있었거든요. 3개월 정도 아프리카에 있었어요.

그때 비영리단체에서 잠깐, 짧게 입사를 한 거죠.
 
아프리카의 무료 클리닉을 가진 네트워크에 관련한 비영리단체를 돕는 일을 하고 왔는데,
 

사실 지금 제 꿈은 되게 명확해요. 구체적으로 생각하고 있는데요.

이제 제3세계나 아프리카가 도네이션이나 무료 진료 대상인 시대는 조금씩 지나가고 있고, 동아프리카 같은 경우 본인이 돈을 벌어 먹고사는 서민층들이 생겨나기 시작했어요.

이들은 공짜만을 바라지는 않아요. 대신 만원은 못 내더라도 천원은 내고 병원을 가고 싶은 사람이거든요. 
 
구체적으로 제가 하고 싶은 것은 저비용에 헬스케어를 딜리버리하는 클리닉 네트워크를 만드는 게 꿈이고요.
 

아직까지 아프리카에 에이즈, 말라리아 같은 전염병이 많지만, 추세로 봐서는…

5~10년으로 보고 있는데요, 제가 본격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시기를요. 그때가 되면 그런 것들(감염질환)도 중요하겠지만, 만성질환으로 넘어가는 시기가 분명히 올 거라고 생각이 들거든요.

그런 것들이 서양에서는 제대로 하지 못했지만, 아프리카에서는 첫 단추를 제대로 끼게 하는 네트워크를 만드는 게 꿈입니다.





메디게이트뉴스: 그런 포부를 들으니, 임상에 대한 미련이랄까요? 그런 게 엿보이기도 하는데요, 그런데도 임상을 떠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이었나요??
 

MBA에서 진로를 고민하면서도 환자를 진료하는 기쁨과 보람을 놓고 싶진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임상 시기가) 저에게는 힘들지만 가장 행복했던 시간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의사의 본질이 무엇인가에 대해 다시 생각해 봤습니다. 저는 의사의 본질이 의료 행위에 있지 있고 사람을 돕는 것에 있음을 깨닫게 되었고, 더 많은 사람에게 도움과 impact를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 컨설턴트를 선택하게 됐습니다.



메디게이트뉴스: MD나 의대생 중 컨설팅 회사를 고려하시는 분들께… 포괄적인 의견도 좋고 팁도 좋습니다. 한 마디 부탁합니다.
 

새로운 것을 도전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의사가 임상이 아닌 다른 것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일단 들었다면,
 
저는 개인적으로 제약회사나 의료기기 회사처럼 의료와 관련된 일보다는 컨설팅을 추천하고 싶어요.
 
이미 우리가 레지던트가 끝나고 남자들 같은 경우 군의관까지 마치면 10년이라는 시간이 흘러버렸기 때문에 어떻게 생각하면 다시 뭔가를 붙잡아서 해야 할 것 같지만…
 
다르게 생각하면 시간이 많이 지났고 전문성을 이미 하나 갖췄기 때문에 컨설팅이라는 것을 하면서 짧은 시간에 많은 것을 흡수하는 게 저는 더 좋을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제가 제약회사를 (구직) 리스트에서 뺏던 이유 중 하나는… 물론 (거기에서) 제 전문성을 바로 쓸 수 있겠지만 내가 결국 아는 것이 제약 산업밖에 되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것은 결국 의료 안이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저는 임상의사가 아닌 다른 길을 선택한다면 컨설팅이 첫 번째 관문이 돼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레지던트 다시 한 번 한다는 각오로 시작해야 한다. 이것은 꼭 말씀 드리고 싶어요.


이렇게 인터뷰를 끝냈다.

이번 인터뷰의 가장 흥미로운 점은 MD 라이센스가 이쪽에서는 특별한 메리트가 아니라는 것. 그리고 그 점 때문에 그가 이 길을 선택했다는 것이다.

'컨설팅'이나 'MBA'에 호기심 있던 MD에게 도움이 되었길 바란다.

그리고 이번 인터뷰를 주선해 주신 '서울와이즈요양병원'의 김치원 선생님께도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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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두환 기자 (dhkim@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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