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0.03.09 08:19최종 업데이트 20.03.09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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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지역 코로나19 사망률 1% 이내로 낮춰라...중증환자 주력하지만 음압병상·중환자 의료진 부족"

경증에서 갑자기 상태 나빠져 호흡곤란 겪는 환자 위험...PCR 음성, CT로 진단 환자도 꾸준히 발생

#힘내라의료진 인터뷰③ 계명대 동산병원 호흡기내과 박순효 교수

연령별 치명률 비교. 자료=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 

[메디게이트뉴스 임솔 기자] 대구 지역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환자는 8일 오전 0시 기준 전체 확진환자 7134명의 75%인 5381명에 이른다. 인구 10만명당 발생률도 전국 최고치인 220.9다. 확진환자 2000여명은 아직도 병원 입원이나 생활치료센터 입소를 기다리면서 자가격리를 하고 있다. 

대구 지역에서 중요한 건 무엇보다 60대에서 80대 환자의 사망률을 낮추는데 있다. 전체 코로나19 사망자는 50명으로 치명률은 0.7%지만 60대는 1.3%, 70대는 4.4%, 80대는 6.6% 등으로 높게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계명대 동산병원 호흡기내과 박순효 교수는 “사망률은 60~80대 사이에서 높았다. 살릴 수 있는 중증 환자를 빨리 찾아내 음압병실에서 치료를 하고 사망률을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증상이 가벼우면서 코로나19 검사결과에서 음성이지만 CT상 코로나19가 명확한 환자를 선별해내는 것도 관건이다. 환자의 상태가 갑자기 나빠질 수 있고 지역사회 감염을 확산시키는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음은 대구 지역 전반적인 코로나19 치료와 관련한 박순효 교수와의 일문일답. 대구 중구 동산동 대구동산병원은 병상을 비우고 최대 500병상을 열어 코로나19 전담병원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달서구 성서캠퍼스의 계명대 동산병원은 10병상의 음압병상에서 중증 환자를 치료하고 있다. 
 
연령별 치명률 비교. 자료=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 

 60~80세 살릴 수 있는 중증 환자 살리는 것이 관건 

-사망자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대구 지역에서 환자들을 치료하는데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  


대구는 음압병실이 절대적으로 부족해 중환자 치료가 어렵다. 사망률을 낮추기 위해 노력하는데 여건이 쉽지 않았다. 살릴 사람을 빨리 찾아내 사망률을 1% 이내로 낮춰야 한다.  

대구의료원과 대구동산병원에 환자들이 입원했지만 중환자라면 음압병실에서 치료를 받아야 한다. 계명대 동산병원은 음압병실이 10병상이다. 대구동산병원도 준비를 거쳐 500병상까지 열면서 음압병실 7병상과 중환자실 3병상을 운영하기로 했다. 나머지는 경북대병원 10병상, 영남대병원 5~6병상, 칠곡경북대병원 5병상 등밖에 되지 않는다. 

그렇다고 환자들을 타지역으로 이송하기 쉽지 않았던 문제도 있다. 앞으로는 국립중앙의료원 전원지원상황실을 통해 환자를 이송하면 나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의사도 그렇지만 중환자 치료를 할 수 있는 간호사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일반간호사 자체도 부족하지만 중환자 치료를 할 수 있고 에크모도 다룰 수 있는 팀 체계가 갖춰져야 한다. 환자가 워낙 많다 보니 환자가 갑자기 나빠졌을 때 한 환자에게 매달릴 수 있는 여력이 되지 못하고 있다. (대한중환자의학회는 계명대 동산병원 중환자실 확장 근무를 위해 1~2주 파견근무할 의사, 간호사 등 의료진을 지원받고 있다.) 

-구체적으로 어떤 환자를 빨리 살려야 한다고 보는가.  

코로나19는 기저질환이 있지 않다면 젊고 건강한 사람은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특히 60대 이상과 이하는 차이가 크다. 60세 이하는 경증으로 분류된다. 나이와 기저질환에 맞는 치료 전략을 실행하는 게 맞다. 

대구에서 입원하지 못하고 입원 대기하다 사망한 환자들의 사망률을 낮추는 것이 중요하다. 60~80세 사이의 살릴 수 있는 환자를 음압병실에 빨리 입원시키고 중환자 치료를 받을 수 있어야 한다. 이 환자들이 응급실을 방문했더라도 응급실을 폐쇄시키지 않고 의료공백이 발생시키지 않도록 치료받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어떤 환자는 상태가 급격히 안좋아질 때가 있다. 환자에게 의료팀이 붙어서 급성호흡곤란증후군(ARDS)을 잡고 에크모(체외막산소화장치)까지 달아야 한다. 환자 1명을 살리려고 의료팀 전체가 매달릴 수 있는 여건이 갖춰져야 한다. 

-환자 상태가 갑자기 안좋아지는 것은 어떤 경우에 해당하는가. 

호흡곤란이 나타난 순간에 환자가 바로 치료받지 않으면  상태가 급격하게 나빠질 때가 있다. 호흡곤란이 생기는 환자를 사전에 얼마나 빨리 찾아내는지가 중요하다. 환자 본인도 숨이 차다는 증상을 빨리 알아채야 한다. 이런 환자는 엑스레이에서 이상을 발견하더라도 이미 늦는다. 응급실에 오더라도 상태가 너무 나빠진 다음일 때가 많다. 

이런 환자는 미리 입원 치료를 받는 상태여야 한다. 대구는 환자가 너무 많다 보니 이런 환자가 입원을 하지 못하고 있을 수도 있다.    

만약 환자가 젊고 기저질환이 없는데 호흡곤란이 나타났다면 검사 결과를 기다리기 전에 에이즈 치료제 '칼레트라'를 먼저 투여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젊은 환자는 약물의 효과로 힘이 빠지더라도 회복될 확률이 높고, 그 전에 상태가 너무 나빠져 버리는 것이 더 위험하다.    
 
호흡기 질환은 철저한 선별진료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계명대 동산병원 

PCR 결과는 음성, CT결과로는 명백한 코로나19 환자도 치료받아야  

-코로나19 환자 치료에서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  

증상이 뚜렷하지 않고 코로나19 PCR검사를 하지 않았거나 음성이 나왔는데도 CT상 전형적인 코로나일 때가 있다. 이런 환자가 일주일에 1~2명씩 나타나고 있다. 일단 음압텐트로 보내 코로나19 검사를 시행한다. 

실제로 33세 남성 환자는 2차례 음성이 나왔는데 CT상 전형적인 코로나19였다. 호흡기내과, 감염내과, 영상의학과 등이 상의해서 결론을 내렸다. 아무래도 검체를 채취할 때 인후에서 코 뒤쪽으로 검출된 바이러스 양이 적거나, 혹시라도 변이가 나오진 않았을지 생각해보고 있다. 

-검사결과가 음성인데 CT상 이상이 있는 환자는 어떻게 선별진료를 하는가. 

이런 환자들을 위해 감염 관리 프로세스를 만들고 있다. 엑스레이 결과가 이상하다면 우선 선별진료를 통해 음압텐트로 옮기고 코로나19 검사를 한다. 음성이 나오더라도 CT를 찍어본다. CT를 찍을 때는 다른 환자들과 접촉을 최소화하기 위해 야간에 찍는다. 그리고 밤새 소독하고 다시 아침부터 다시 가동한다. 앞으로도 꾸준히 이런 위음성 환자(검사 결과는 음성이지만 실제 질병에 걸린 환자)가 응급실 선별진료나 외래에 올 수 있고, PCR 검사가 아닌 CT검사에서 진단될 수 있다고 본다. 

-실제로 증상을 제대로 느끼지 못하는 환자들이 많은가. 

열만 있거나 특별한 증상이 없는 경우가 있다. 어떤 환자는 특별한 접촉력이 없는 상태에서 열이 계속 돼서 다른 병원에서 진료를 받고 타미플루를 먹었다고 한다. 보통 바이러스는 약을 먹으면 다음날 열이 떨어지지만 타이플루를 5일간 다 먹었는데도 열이 떨어지지 않았다. 그리고 나서 코로나19검사를 시행해보고 확진을 받았다. 

이런 환자를 선별진료하지 않는다면 지역사회 감염이 더 확산되고 방역기간도 훨씬 더 길어질 수 있다.
 
코로나19 국내 첫 사망자의 폐 사진 <사진=중앙임상위원회> 

대구 지역 확진자수에 비해 잘하고 있지만 개학 등이 고비   

-확진자가 계속 늘어나면서 병원 내에 일반 환자와 섞일 수 있는 우려는 없나.  


대구동산병원은 코로나19 거점병원으로 쓰이고 있지만 계명대 동산병원은 다른 일반 환자 진료 시스템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그래야 코로나19가 아닌 일반 환자들의 의료 공백을 막는다. 만약 환자가 호흡기 증상이 있고 폐렴이라면 코로나19 검사에서 음성이 나와야 입원이 가능하다. 

의료진과 직원들의 감염관리도 매우 중요하다. 의료진이 감염되면 많은 사람들에게 감염되기 때문에 여러 가지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직원식당에서 한테이블에 한명씩 앉아서 밥을 먹기도 한다. 

-선별진료소는 어떻게 운영하는가. 너무 많은 환자가 몰려 업무 과부하가 일어나진 않는가. 

선별진료소는 교수들이 자원해서 교대로 운영한다. 매번마다 8시 반부터 1시까지 운영하고 다른 교대조가 1시부터 다시 5시반까지 한다. 8시부터 와서 30분을 해서 D레벨 방호복 입고 준비하는 데만 30분이 소요된다. 선별진료소에서 한 타임을 일하면 수술복에 방호복까지 입기 때문에 온 몸이 땀으로 젖는다. 원래 하던 일을 그대로 하는 상태에서 선별진료소까지 하다 보니 다들 힘들어하기 마련이다. 상대적으로 진료가 적거나 줄어든 교수들이 자원하고 있다.  

지난해 3월 새 병원을 오픈하고 경영진이 젊어서인지 적극적으로 협조가 잘 되고 있다. 대구동산병원의 코로나19 전담병원 결정도 전격적으로 할 수 있었다. 직원들의 피로도가 높은데 전담병원의 지역주민들의 만족도가 높아 다행이다. 

-대구 지역은 전화처방을 원하는 환자들도 많은가.  

전화처방은 하루에 6~10건 정도 하고 있다. 병원 방문을 꺼리지만 약을 먹지 않는 환자들을 위해 하고 있다. 천식, COPD 등 재진 만성질환자를 위주로 2~3달 정도 처방을 내린다. 이전에는 외래진료 한 타임에 45명 정도 봐왔는데 현재는 35명 정도다. 나머지는 전화 처방이 차지하고 무조건 안오는 환자들도 한 타임 기준 4~5명이 있다. 코로나19가 지속되면 일반 환자들의 공백이 발생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고 본다. 

-대구 지역은 앞으로 어떻게 치료가 이뤄질 것으로 보는가. 

처음에 31번 환자가 왔을 때 제대로 준비가 안된 상태에서 응급실이 계속 폐쇄되는 바람에 힘들었다. 그 다음에는 확진자수가 너무 늘어나면서 혼선이 있었다. 하지만 코로나19는 메르스처럼 치사율이 높지 않아 적극적인 치료가 관건이라고 본다. 

환자 치료는 칼레트라를 포함해 비타민 C등 여러 가지를 시도해보고 있다. 코로나와 관련된 IRB는 한꺼번에 승인을 받을 수 있는 관계로 여러 가지 치료를 시도해볼 수 있다.    

대구는 확진자수에 비해 잘 치료하고 있고 시민들도 접촉을 최소화하며 잘 따르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는 아직 안심하기는 이르다. 다시 어디선가 집단 발생이 생길 수 있다. 학교가 개학한 이후에 어떻게 될지 모른다. 끝까지 경계를 늦추지 말고 살릴 수 있는 환자 치료에 집중해야 한다. 

임솔 기자 (sim@medigatenews.com)의료계 주요 이슈 제보/문의는 카톡 solplus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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