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3.07.12 10:27최종 업데이트 23.07.12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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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는 최고인데 의사과학자 지원은 꼴찌…정부 "금전적 보상, 임상의사와 차이 없어야"

미국 한해 의사과학자 1700명 배출, 한국은 30명 수준…정통령 과장, '자기실현 욕구'·'금전적 보상' 병행 강조

한국과학기자협회는 11일 오후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의사과학자, 왜 얼마나 필요한가 토론회'를 개최했다.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미국은 4만5000명의 의대 졸업생 중 연간 1700명의 의사과학자가 배출되지만 한국은 3800명 중 의사과학자 지원자는 30명도 채 되지 않는다."

의사과학자 양성을 위한 국가 차원의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전문가 지적이 나왔다. 특히 양성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국내 의사과학자가 유지될 수 있도록 (가칭)신진연구교수 등 기회를 마련하고 연구비 수혜, 병역특례제도 등도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정부 측은 의사과학자들이 자기실현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활로를 지속적으로 넓히는 한편, 금전적인 보상 역시 민간의료기관 의사들과 크게 벌어지지 않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한국과학기자협회는 11일 오후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의사과학자, 왜 얼마나 필요한가 토론회'를 개최했다.  

의사과학자 양성도 중요하지만 유지가 관건 '신진연구교수·병역특례' 등 고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국내 의사과학자 모수 자체가 적다는 점에 의견을 같이 했다.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 신찬수 이사장은 "한국 의사과학자는 기초의사과학자와 임상의사과학자를 모두 합치면 700~1500명 정도 되는 것으로 추산된다"며 "미국은 4만5000명의 의대 졸업생 중 연간 1700명의 의사과학자가 배출되지만 한국은 3800명 중 의사과학자 지원자는 30명도 채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수 자체 보다 질적 깊이가 중요하긴 하지만 한국의 총 의사과학자 수는 미국에서 한 해 배출되는 1700명 숫자 보다 적다. 이는 큰 문제"라고 말했다. 

의사과학자 지원자가 적은 이유는 다양하다. 진로 결정 이후 신분 유지에 대한 메리트가 적고 경제적으로도 임상 진료만 하는 것이 더 합리적이기 때문이다. 또한 연구비 수주가 어려워 의사과학자로 자리잡기도 어려운 현실이다. 

신찬수 이사장은 "연구 인프라가 갖춰진 연구중심의대를 5~15곳 정도 선정하거나 개인지원사업을 활성화시킬 필요가 있다. 연구중심 의대는 학부와 대학원 교육의 혁신을 통해 커리큘럼 종적 연계와 다학제적 공동학위 프로그램 등으로 의학연구에 조기노출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소개했다.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 신찬수 이사장.

다만 신 이사장은 "의사과학자를 양성하는데 그치면 안 된다. 이들이 (가칭)연구석좌교수나 신진연구교수 등으로 최소한의 진료와 연구를 병행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줘야 한다. 이 때 진료와 연구 비중은 25대 75 정도가 적당하다"며 "대학병원 급 교수로 임용 이후에도 진료부담 가중으로 연구를 포기하거나 학술기관으로 이탈하는 현상을 막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의사과학자를 유지하기 위해선 가장 크게 신분안정과 안정적 연봉, 연구비 수혜가 중요하다. 교육부는 인력양성에 힘쓰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기초연구비를 지원하는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며 "국방부는 군전문연구요원 제도를 통해 이들의 병역문제를 해야하는 것도 고려해봐야 한다"고 제언했다. 

현장 의사과학자들 절대적 시간 부족하다…정부 "금전적 보상 부분 차이 없어야"

실제 의대 출신의 의사과학자인 김한상 연세대 의과대학 종양내과 교수도 현장 의사과학자들의 절대적인 시간 부족을 가장 큰 문제로 꼽았다. 

김 교수는 "의사과학자 과정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장점이 분명히 있다. 학문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연구 테마를 확보해 교수 교원이 되는데 분명한 플러스 요인"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다만 교원이 된 이후 절대적인 시간의 부족은 체감하고 있다. 이는 의사과학자 시스템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주니어 스텝의 문제이기도 하다. 이로 인해 지식의 반감기가 도래하기도 한다"며 "독립적인 기반 확보가 필요하며 단순히 일타쌍피의 인재로 볼 것이 아니라 도전적인 연구를 지원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김한상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종양내과 교수.


구체적으로 김한상 교수는 "좋은 중개 연구는 좋은 임상현장에서 나온다. 획일적이기 보단 진료와 연구의 비중을 각 과의 특성에 맞춰 교수 포트폴리오의 다양성을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라며 "미래 임상현장에서도 진료와 연구 비중이 20대 80 정도가 가능한지 고민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질병관리청 정통령 위기대응총괄과장은 "많은 부분에서 공감한다. 국내 의료와 과학기술 수준은 높은데 세계적인 수준에서 리드하기 위해 부족한 부분 있다면 의사과학자가 이런 부분 채워줄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정 과장은 "의사과학자들이 금전적으로 큰 보상을 받진 못하더라도 이들이 남들과 다른 가치 있는 일을 했고 이들의 성과가 사회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분위기도 조성돼야 할 것"이라며 "금전적인 보수도 너무 큰 차이가 벌어지지 않도록 노력하는 일도 병행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경대 기자 (kdha@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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