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1.08.30 15:35최종 업데이트 21.08.30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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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병협-의학회 "수술실 CCTV 저지 끝이 아닌 시작…강경 대응 불사하겠다"

시행령‧시행규칙 조정해 의료계 부작용 최소화...위헌소송, 세계의사회와 연대 등 특단의 대책 마련

대한의사협회 이필수 회장.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대한의사협회와 대한병원협회, 대한의학회 등 의료계 단체가 "수술실 CCTV설치 의무화 법안이 통과된다면 이에 대항하기 위한 특단의 대책 마련을 불사하겠다"고 공표했다.
 
특히 의료계는 법안이 통과되더라도 구체적인 법안 내용에서 시행령과 시행규칙 조정을 통해 피해를 최소화하겠다는 입장도 전했다.
 
이들 3개 단체는 30일 오후 2시 국회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같이 밝혔다. 이날 의협 이필수 회장과 대한병원협회 송재찬 부회장, 대한의학회 임춘학 기획조정이사는 한 목소리로 수술실 CCTV의 문제점에 대해 지적했다.
 
이 회장은 수술실 CCTV설치법에 대해 '빈대 잡자고 초가삼간 태우는 격'이라고 빗대며 "CCTV로 인해 수술에 임하는 의사들의 소신과 의욕이 꺾이고 궁극적으로 환자의 생명권과 건강권이 훼손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영상 자료만으로 환자의 알권리를 충족할 수 없다. 법적 통제만으로 음지에서 자행되는 다양한 비윤리적 행태를 근절하는 것도 강박일 뿐"이라며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고 심도 있는 논의와 숙려가 필요함에도 감시를 통한 통제가 능사라는 단세포적 방안에 통단한다"고 강조했다.
 
병협 송재찬 부회장과 의학회 임춘학 기획조정이사.

병협 송재찬 부회장은 기피과 문제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그는 "수술실 CCTV는 현재도 지원자가 전무한 소아외과와 같은 고위험 분과의 공백을 초래할 것"이라며 "궁극적으로 외과계 전체의 붕괴로 이어질 것이 자명하다"고 말했다.
 
송 부회장은 "무조건적인 CCTV의 설치 환경과 단 하나의 사례라도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는 정보 유츌의 가능성은 그 자체로 환자에게 심각한 인권 피해"라며 "향후 벌어질 부작용들은 곧 의료 현장의 대혼란으로 이어지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의학회 임춘학 기획조정이사는 정부 여당에 대한 강도 높은 비판을 이어갔다.
 
임 기획조정이사는 "정부 여당은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유례를 찾을 수 없는 수술실 CCTV 설치 강제화 법안의 사회적 여파가 과연 어떨지 심각하게 고민은 했나"라고 반문하며 "인기 영합과 선거 표몰이를 위해 추진된 이 법안은 환자와 의사 관계를 불신으로 얼룩지게 만들고, 의사들의 일탈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그는 "의료계 단체들은 국내 수술실의 미래를 살리기 위해 의료 붕괴를 획책하는 정부와 국회의 무책임한 자세에 맞서 모든 특단의 대책을 불사하겠다"며 "정부와 국회는 사태를 정확히 진단해 국민의 건강권이 최악의 치닫는 사태를 막기 위해 올바른 판단을 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필수 회장은 기자회견 직후 기자들을 만나 법안 통과 이후 계획에 대해서도 털어놨다.
 
그는 '특단의 대책'에 파업 등 강경대응이 포함될 수 있느냐는 질의에 "만약 법안이 오늘 통과된다면 오늘 기자회견이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이 될 것이다"라며 "인권 침해 소지가 있는 부분에 대해 위헌소송을 하고 세계의사회와 연대해 법안의 부당성을 알리는 다양한 활동을 전개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어 그는 "의료계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개선점이 없다면 의료계 지도자들의 의견을 듣고 강경 대응할 수 있는 부분도 신중히 고려하겠다"며 "향후 민감한 수술 등 촬영이 어려운 부분에 대해서도 시행령과 시행규칙을 정하는데 있어 개선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본회의를 앞두고 마지막으로 법안 저지를 위해 열린 기자회견인 만큼 많은 취재진이 몰리면서 방역수칙을 지켜달라는 경찰 측과의 가벼운 신경전도 벌어졌다. 

하경대 기자 (kdha@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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