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2.02.08 07:28최종 업데이트 22.02.08 1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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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층의 항생제 사용 후 설사 C.디피실 감염 의심해야…항생제 끊고 수주 뒤 나타날 수도

[질환 인식 캠페인]⑧초기 신속 분자진단검사로 빠르게 확인 필요…재발·난치 환자도 분변이식술로 치료 가능

사진: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이동호 교수
 
메디게이트뉴스 개원가 질환 인식 캠페인
 
현재 지구상에는 약 6000~8000개의 희귀질환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새로운 희귀질환이 의학계에 계속 소개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치료제가 개발된 질환은 전체 질환의 약 6% 남짓에 불과합니다. 게다가 치료제가 있음에도 질환이 잘 알려지지 않아 유병률에 따른 예측 환자 수보다 치료받는 환자 수가 현저히 적거나, 진단이 어려워 정확한 유병률조차 파악되지 않는 질환도 있습니다.
 
메디게이트뉴스는 환자들이 보다 빠르게 진단·치료를 받고 건강한 사회생활을 이어갈 수 있도록, 일선 진료현장에서 마주치기 드물고 환자가 내원했을 때 반드시 의심해야 하는 질환은 아니지만, 환자가 치료에 적절한 반응을 보이지 않거나 호전이 없는 등 처음과는 다른 질환이 의심될 때 떠올릴 수 있는 질환을 알 수 있도록 전문가 인터뷰를 진행하고자 합니다.
 
① 폐동맥 고혈압: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장혁재 교수
② 유전성 혈관부종: 분당서울대병원 알레르기내과 장윤석 교수
③ 단장증후군: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문진수 교수
④ 대동맥판막 협착증: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고영국 교수
⑤ 신경병증성 통증: 부산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김인주 교수
⑥ 아칼라지아(식도이완불능증): 강남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박효진 교수

⑦ 위마비: 아주대병원 소화기내과 이광재 교수
⑧ C. 디피실 감염: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이동호 교수

[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클로스트리디움 디피실 감염(Clostridium Difficile Infection)은 과소평가되고 있는 대표적인 질환 중 하나로, 세균성·바이러스성 설사라 생각해 쉽게 지나가는 사례 중 상당히 많을 가능성이 있다. 특정 검사 키트를 사용하지 않으면 진단되지 않는데 모든 설사 환자를 정기적으로 검사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많은 국가에서 C. 디피실 감염 유병률이 증가하고 있고, 국내에서도 고령인구가 늘면서 감염자수와 사망률도 늘고 있다.

경증에서는 C. 디피실 감염이 항생제로 회복되기도 하지만 일단 재발하면 그 다음 재발률이 계속 높아지며, 중증으로 진행되면 장이 썩거어 수술을 해야하거나 균이 전신으로 퍼지며 패혈증에 이르러 사망할 수 있다. 따라서 항생제 관련 설사 환자에서 빠르게 C. 디피실 감염을 진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이동호 교수는 "일반 개원가에서도 간단하게 대변으로 독소검사를 할 수 있으며, 어떤 질환이던 항생제를 사용하는 경우에는 이에 해당할 수 있어 C. 디피실 감염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면서 "C. 디피실 감염이 많이 숨어있을 가능성이 높고 다른 슈퍼박테리아와 공존하는 경우도 많다. 고령층에서 항생제를 쓴 다음 묽은 변을 보거나 열이난다면 꼭 C. 디피실 감염을 의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Q. C. 디피실 감염이란 어떤 질병인가요?
C. 디피실은 그람 양성균의 포자 형성 박테리아로 건강인이 갖고 있는 경우도 있고 소아가 갖고 있는 경우도 많다. 평소에는 공생 미생물에 의해 억압되고 활동하지 못한다. 그런데 항생제를 사용하면 억압하던 균들이 죽으면서 C. 디피실이 과도하게 증가해 설사와 염증 등을 일으킨다.

Q. C. 디피실 감염 유병률은 어떻게 되나요?
미국에서는 1년에 50만명이 C. 디피실 감염으로 고통받으며, 그 중 약 3만명이 초기 진단 후 30일 이내에 사망하고 있다. 체계적으로 나온 통계는 없지만 우리나라에서도 점점 늘고 있다. 한 국내 연구에서 C. 디피실에 감염된 성인 입원 환자 수는 2004년 1.7명에서 2008년 2.7명으로 증가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데이터를 분석한 2015년 논문에 따르면 C. 디피실 감염 유병률은 2008년 10만명당 1.43명에서 2011년 5.06명으로 3.6배 증가했고, 같은 기간 사망률은 69명에서 172명으로 2.5배 늘었다. 통계로 보면 우리나라와 함께 유럽, 중국도 많이 증가하는 추세며 C. 디피실 감염이 고령층의 주요 질환 중 하나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Q. 어떤 사람에게 C. 디피실 감염이 잘 발생하나요?
일반적으로 나이가 많을수록(70~80세 고령층), 전신 영양상태 불량하고, 특히 장내미생물 불균형을 가져올만한 당뇨병 등 기저질환을 갖고 있는 경우 C. 디피실 감염이 잘 일어난다. 그러나 젊은 환자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 예를들어 수술 후 항생제 치료를 받고 수술부위는 완치됐으나 갑자기 설사가 계속 나온다면 절대적으로 C. 디피실 감염을 의심해야 한다.

C. 디피실 감염은 항생제를 1~2주 사용했을 때 나타나기도 하지만 2~3일간 조금 사용해도 미생물환경이 바뀌면서 발생할 수 있다. 또한 항생제 사용을 끊은 뒤 바로 나타날 수 있지만 C. 디피실이 증식하고 질환으로 보여지기까지 수주 시간이 걸리는 경우도 많다.

Q. C. 디피실 감염은 어떻게 진단할 수 있나요?
항생제 사용 후 설사가 생기면 간단하게 대변으로 독소 검사를 할 수 있으며 처음부터 내시경 검사는 필요없다. 검사법을 비교 평가한 국내 연구에서 C. 디피실 감염 진단 초기 검사법으로 즉시 및 개별 검사가 가능한 신속 분자진단검사법을 우선 시행하는 것이 C. 디피실 감염의 빠른 진단 및 치료에 도움이 될 것이라 했다. 그러나 독소검사 후 혈변이 나오고 열이 나며 점점 배가 아프고 환자의 증상이 심해진다면 큰 병원으로 전원해 대장내시경을 실시하는 것이 좋다.
 
재발성·난치성 환자서 분변이식술 성공률 80% 이상…부작용은 대개 경미

이 교수는 "C. 디피실 감염으로 진단됐을 때 환자의 설사가 심하지 않고 통원치료가 가능하다면 항생제인 메트로니다졸(Metronidazole)을 사용할 수 있다. 메트로니다졸 복용으로 설사가 줄고 상태가 좋아진다면 굳이 큰 병원으로 보내지 않아도 된다"면서 "메트로니다졸이 듣지 않느다면 반코마이신(vancomycin)까지 쓰고 그래도 환자가 계속 설사를 한다면 이 때는 분변이식을 생각해야 한다. 환자에게 정상 미생물이 많이 훼손돼 유익균이 감소하면서 통상의 항생제로는 더이상 C. 디피실을 억제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고 설명한 뒤 큰 병원에서 검사 후 확진받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분변이식술(Fecal Microbiota Transplantation)이 C. 디피실 감염의 마지막 구원자라 했다. 2013년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슨(NEJM)에 게재된 논문에서 분변이식은 반코마이신 사용보다 재발성 C. 디피실 감염 치료에 훨씬 더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에서 분변이식 그룹의 환자 16명 중 13명(81%)에서 첫 주입 후 C. 디피실 관련 설사가 해결됐다. 나머지 3명 중 2명은 다른 기증자의 분변으로 두 번째 주입을 받은 뒤 해결됐다. 반면 반코마이신 단독 투여 환자에서는 13명 중 4명(31%), 장 세척과 함께 반코마이신을 투여받은 환자에서는 13명 중 3명(23%)에서만 해결됐다. 치료율 격차가 너무 커 이 연구는 중간 분석 후 조기 종료됐다.

이 교수는 "반코마이신과 분변이식을 비교한 연구결과가 NEJM에 발표되면서 최초로 C. 디피실 치료에서 항생제가 차지하고 있던 황제 자리에 분변이식이 항생제를 밀어내고 올라갔다.이제는 재발하는 C. 디피실 감염이나 여러 약제가 듣지 않는 난치성 C. 디피실 감염에서 분변이식을 하도록 하고 있다"면서 "일반 건강한 기증자의 분변을 이식한 경우는 75~80% 성공률을 보이는데 장내미생물이 특별히 건강한 슈퍼기증자(super donor)의 분변을 이식하는 경우 90%가 넘는분면이식술 성공률을보인다" 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분변이식술을 받은 대부분 사례에서 큰 부작용은 없었고, 지금까지 전세계에서 2건 사망이 보고됐다. 미국에서 면역억제 환자가 분변이식을 받은 뒤 기증자 분변에 숨어있었던 항생제 내성슈퍼박테리아가 문제를 일으켜 1명이 사망했으나 통상적 상황에서는슈퍼박테리아가 있어도 큰 문제가 없다.그러나 이를 계기로 공여자 분변에 대해 더 엄격한 선별검사 단계를 거치게 되었다.그 외에는 대개 일시적으로 배가 아프거나 가스가 차거나 설사를 하는 등 가벼운 부작용이 있고, 국내에서는 아직 사망 사례가 없다"고 덧붙였다.

대장내시경 할 수 있다면 분변은행 통해 이식액 받아 분변이식술 가능

국내에서 분변이식술은 대개 건강한 사람이 기증한 분변으로 용액을 추출해 냉동보관한 뒤 내시경시술을 활용해 대장 안쪽에 주입하는 방법으로 이뤄진다. 또 위내시경이나 관을 이용해 상부위장관, 즉 십이지장으로 주입하기도 하며,해외에서는 캡슐로 만들어 경구투여하기도 한다.

이 교수는 "어떤 나라에서는 이를 약으로 취급하기도 하고 어떤 나라에서는 약과건강식품음식의 중간인 LBP(live biotherapeutic product)로 취급한다"면서 "미국에서는 분변이식술 자체가 보험적용 대상이다"고 말했다.

아무나분변 기증자가 될 수 없다. 분변을 등록하기 전 수혈하는 것처럼 간염과 성병, 기생충, 코로나19 등 여러 검사를 통해 감염 바이러스를 걸러내는 과정을 거친다. 스트레스가 있거나 알레르기가 있어도 다 탈락된다. 미국의 공공 분변은행인 오픈바이옴(OpenBiome)의 분변 등록 합격률은 3%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교수가 설립한 바이오뱅크힐링(BioBankHealing)도 슈퍼기증자만 주기적으로 검사해 기증받고 있다. 슈퍼기증자의 미생물이 가장 건강하고 사람을 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교수는 "분변이식술의 가장 큰 장애물은 건강한 분변 기증자를 구해 선별 검사하는 것뿐만 아니라 분변을 직접 처리해 용액을 만들어내는 과정이 매우 힘들다는 것이다.이런 번거로움 없이 용이하게 시술할 수 있도록 분변이식술을 하고자 하는 병원에서 바이오뱅크힐링으로 연락을 주면 슈퍼도너의냉동상태의이식액을 보내준다. 대장내시경을 할 수 있는 소화기내과 전문의만 있으면 용액을 받아 녹인 뒤 50cc씩 250cc를 우측상행결장에 뿌려주면 된다"면서 "지금은 분변이식이 대장내시경을 통해 진행되지만 나중에 활성화되고 외국처럼 캡슐이 만들어진다면 분변은행에서 제공받아 개원가에서도 충분히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인 데이터가 곧 경쟁력, 국가가 분변은행 적극 지원하고 장려해야

이 교수는 "아무 분변을 이용해 이식하면 성공률이 떨어지고 오염되면 환자에게 치명적인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분변이식 프로토콜 가이드라인을 엄격하게 준수하면서 가장 위생적으로 이식액을 제조하고 분양할 수 있는 곳들을 국가에서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장려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해외에서는 분변은행을 국가프로젝트로 추진하며 국공립 개념으로 운영하고 있다. 분변은행은 수익성이 아니라 공공의 치료나 공공의료를 위해 활성화시켜야 한다. 슈퍼기증자 안에 있는 수천개의 미생물로 신약을 개발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이 교수는 "미국 세레스테라피유틱스(Seres Therapeutics)사는 분변전체가 아닌 50개 균주만 선택적으로 모아 C. 디피실 감염 치료제를 만들어 3상을 통과해 올해 NEJM에 논문을 출간해 최초로 장내미생물 유래 신약으로 FDA 등록되는 것을 기대하고 있다.또한 암과 아토피, 알레르기 등 신약 파이프라인이 나오고 있다. 과거에는 분변이식으로 모든 균을 환자에게 이식하려 했으나 이제는 이 중 균을 선택해 특정 질환에 응용하는 시대가 왔다"면서 "분변이식도 기증자와 환자의 미생물을 분석해 상호보완적인 접점을 찾는 방향으로 가게될 것이다"고 내다봤다.

또한 그는 "우리가 가지고 있는 한국인의 분변 데이터가 곧 국가 경쟁력이 된다. 해외에서는 이 분야에 연구비를 굉장히 많이 쓰고 있는 만큼 우리나라도 국가에서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동시에 분변이식술이 각 나라 실정에 맞게 수행돼야 한다면서, 분변이식술을 고려하는 임상의사라면 이 교수가 회장인 대한소화기기능학회가 2022년 발간한 '한국 분변이식술 임상 가이드라인(Clinical Practice Guidelines for Fecal Microbiota Transplantation in Korea)'을 읽어볼 것을 권유했다.  

박도영 기자 (dypark@medigatenews.com)더 건강한 사회를 위한 기사를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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