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18.01.19 08:30최종 업데이트 18.01.19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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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교수 해외연수 '역량 키울 최소한의 기회'

해외연수 장단점에 병원들 고민

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황재희 기자] 세브란스병원이 2018년부터 신규로 임용되는 교수에게는 장기해외연수제도를 적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2020년까지 보류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6년 세브란스병원은 '세브란스 선도연구자 양성 프로젝트'에 따라 2018년부터 신규 임용 교수에게는 그동안 실시하던 장기해외연수제도를 폐지하고, 임상강사 등에게 해외연수프로그램을 신설해 젊은 연구자를 양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세브란스병원은 언론을 통해 "교수들이 장기해외연수를 가는 시기가 임상에서 쌓은 경력으로 한창 진료와 연구에 성과를 내는 시점인 점을 감안해 장기해외연수로 인한 흐름이 끊기는 등의 문제를 없애기 위해 연수제도를 개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세브란스병원은 지난해 의대 학장단 회의를 통해 장기해외연수제도 폐지를 2020년까지 보류하기로 결정하고, 그때까지 대안을 마련키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세브란스병원 관계자는 "당시 2018년 이후에 임용하는 교수부터는 장기해외연수를 폐지하기로 가닥을 잡았었지만, 교수들에게 연수 기회를 박탈한다는 의견과 이를 대체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하지 못해 시행을 2020년까지 보류했다"면서 "그때까지 대안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와 같이 의대 교수 해외연수 프로그램은 비단 세브란스병원뿐 아니라 여러 의과대학 병원에서 고민했거나,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빅5병원 중 하나인 모 병원에 근무하는 A교수도 "우리도 해외연수 고민을 2년 전부터 해왔는데, 해외연수라는 것이 장단점이 있어서 논의가 있는 것 같다"고 언급했다.
 
A교수는 "과에 따라 다르겠지만, 예전과 다르게 지금 우리나라 의료가 매우 발전해 해외로 연수를 가기보다 오히려 가르침을 주는 것으로 인식이 바뀌기도 했으며, 갈수록 교수 TO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병원이 해외연수기간까지 제공하는 것을 부담스러워하는 경향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교수 경쟁자가 많아지면서 이미 해외에서 연수를 한 의사를 교수로 뽑는 사례도 많아지고, 생각보다 의사들의 연구 성과가 부진하거나 진료 공백이 크다는 지적 또한 단점으로 부각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교수를 포함한 의료계 다수 관계자들은 해외연수가 전문가로서의 역량을 다지고, 새로운 연구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는 점에서 꼭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A교수는 "그러나 해외연수를 통해 교수들이 더 발전하는 것은 사실이다. 해외 연구자들과 함께 연구 성과를 낼 수 있으며, 네트워크를 만드는 등 여러 장점이 있다"면서 "이 기회마저 없애는 것은 또한 차별의 문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타 대학병원에서 근무하는 B교수도 "교수들은 늘 진료와 강의, 연구에 얽매일 뿐 아니라 여러 행정작업으로 인해 자기개발이나 리프레시 할 수 있는 시간이 적다"면서 "또한 외국학자들과 서로 기술을 공유하고, 함께 연구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 우리나라 의료를 더욱 발전시키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B교수는 "병원 경영입장에서는 돈 문제나 인력문제로 인해 고민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해외연수는 꼭 필요하다. 1년에 한두 번 있는 국제학술대회만으로는 부족하다. 후배들이 국제적인 활약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B교수는 "싱가포르 의료가 급속도로 발전하게 된 이유는 나라에서 의사들을 위해 해외로 연수를 보내는 등 국가적인 지원이 있었기 때문"이라면서 "우리나라는 국가 지원이 거의 없다. 병원에서라도 의료, 의사의 발전을 위해 지원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결국 의사의 발목을 잡는 형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세브란스병원에서 근무 중인 C교수도 같은 입장을 전달했다.
 
C교수는 "아주 예전에는 교수들이 해외연수를 가면 무조건 놀고 오는 것으로 인식했으며, 실제로 그런 교수들도 있었다"라면서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교수들은 자리를 지키기 위해 논문규정도 엄격히 지켜야 하며, 연구비도 따내야하는 등 여러 압박이 많다. 해외연수 기회라도 있어야 연구도 하고, 논문도 쓰는 등 투자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C교수는 "교수들은 병원에서 내내 수술하고 환자보고, 논문도 쓰고 있지만, 해외연수를 통한 연구 등과는 질적으로 다르다. 기회를 착취하지는 말아야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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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재희 기자 (jhhwang@medigatenews.com)필요한 기사를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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