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0.09.06 16:56최종 업데이트 20.09.06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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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업 중단 방침에 반발하는 의대생·전공의들...40개 의대 국시 취소 유지, 수련병원별 파업 지속 논의

"이대로 중단하면 박지현 회장도 최대집 회장과 다르지 않다...정부-여당은 언제든 정책 강행 추진"

전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 조승현 회장의 휴학계 제출 장면 

[메디게이트뉴스 임솔 기자]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가 '단체행동 유보' 방침으로 세부논의를 진행하는 가운데, 의대생과 전공의들의 반발이 극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정부·여당을 상대로 특별히 얻어낸 것이 없는 상태에서 대한의사협회 최대집 회장이 젊은의사 비상대책위원회(의대생, 전공의, 전임의) 동의 없이 합의문에 서명했다면 이를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정부와 여당은 언제든지 의대정원 증원과 공공의대 설립 등을 밀어붙일 수 있으며, 협의체 구성도 시민단체 등이 참여하면 사실상 의료계 주장을 반영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젊은의사 비대위가 전체 투표 등의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원래대로 '파업 중단'으로 최종 방침을 결정하더라도 의대생과 전공의들 사이의 상당한 진통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본4 의대생 100% 국시 실기시험 여전히 거부로 응답  

전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 회장단과 단위별 의사국가시험 응시자 대표단 등이 6일 오후 화상회의를 진행한 결과, 본4 의대생들은 '국시 취소 유지'를 의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회의에는 전체 39개 의대 단위가 참여했으며 재투표에서는 40개 의대가 참여해 100%가 찬성했다.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은 4일 2021년도 제85회(2020년 시행) 의사국가시험 실기시험을 6일 자정까지로 시행 일정 재변경을 공지한 상태다. 시험 기간은 9월 1일에서 일주일 연장해 9월 8일부터 11월 20일까지 진행되고 합격자 발표는 12월 18일이다. 

하지만 이번 의결에 따라 본4 의대생들은 9월 6일 자정까지 의사 국가시험 실기시험 재접수를 진행하지 않으며,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의 연락에 대한 무응답 상태도 유지하기로 했다. 

인제의대 학생들은 이날 곧바로 결의문을 내고 "국시 거부 및 동맹 휴학 등 단체행동을 결정하는 과정은 참여하고 있는 우리 구성원 모두의 목소리가 하나하나 담겨야만 한다"며 "단체 행동에 대한 중단을 결정하려면 전체 투표를 통한 의견 수렴이 선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인제의대 학생들은 "인제의대는 전학년 투표 과정을 통해 국시 거부 및 동맹 휴학을 지속하기로 결정했다"며 "전임의, 전공의 선생님들께 호소한다. 학생들의 목소리를 듣고 함께 연대해 주시길 간청한다"고 했다.

특히 의대생들은 최소 2주간의 준비기간이 없으면 국시에 절대 응시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모든 국시 응시자가 최소 2주간의 준비기간을 가질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하고, 이 같은 대책이 마련되지 않으면 의대생과 전공의들의 파업을 지속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의대 대표자 투표권 없고 수련병원 대표자는 전공의들 여론 반영 못해

대전협 비대위가 사실상 젊은의사 비대위를 대표해서 투표를 진행한 절차의 정당성 문제제기도 이어지고 있다. 

대전협 비대위 박지현 위원장은 파업 지속을 원하는 전공의들을 위해 '파업 지속과 박지현 위원장 불신임 안건'에 대한 표결을 진행했다. 수련병원 전공의 대표자 197명 중에서 찬성 71명, 반대 126명으로 박지현 위원장 불신임건은 부결되고 파업 중단 방침이 정해졌다.  

하지만 의대생 대표자들은 의견수렴만 있을 뿐 투표권이 없어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A의대 학생은 "대전협 비대위가 수련병원 대표자 197명을 상대로 표결에 부쳤지만 의대생들이나 전임의들은 투표권이 없었다. 의대생들도 투표권을 주고 다시 투표해야 한다"라며 "의대생들은 이대로 파업 중단을 선언한다면 박지현 회장도 최대집 회장과 다름 없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각 수련병원로 '파업 지속'을 원하는 전공의들도 상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전국 수련병원 전공의 대표가 대전협 비대위에 참석해 투표에 참여했지만, 개인 의견으로 투표하는 것이 아니라 각 수련병원에 소속된 전공의들의 여론에 따라 투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B수련병원 전공의는 "대전협 비대위에 참여한 대표자와 일선 전공의들의 생각이 다르다. 각 수련병원별로 파업 지속 여부에 대한 찬반 투표에서 80%이상이 찬성한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라며 "비대위에 참여한 전공의 대표들이 전공의들의 여론을 반영한 것인지, 투표 과정이 공정한지 문제제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박 위원장은 이날 인스타라이브에서 "이미 법정단체인 대한의사협회가 정부·여당과 날치기 서명을 하면서 단체행동이 중단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의료계의 목소리는 분열되고 단체행동을 그대로 유지하기 힘들어졌다"며 "지금 우리가 단체행동을 잠시 유보하더라도 분노와 참담함을 식히고 (동력을)다시 되찾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전했다. 

박 위원장은 "의대생, 전공의, 전임의, 교수들과 함께 하고 있고 의대생 보호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민주주의에서 선출한 대표를 믿지 못하고 의결한 과정이 신뢰를 잃는다면 그 또한 내 책임"이라며 "제시된 파업 로드맵 지침에 동의하지 않는다면 각 병원 대표에게 전달해달라. 의견 통일이 없다면 비대위의 역할은 끝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파업 # 의사 파업 # 전국의사 총파업 # 젊은의사 단체행동

임솔 기자 (sim@medigatenews.com)의료계 주요 이슈 제보/문의는 카톡 solplus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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