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국민의힘 한지아 의원이 한방 의료 플랫폼 기업 인티그레이션을 겨냥해 진료와 처방보다 한약 판매가 우선되는 불법적인 영업 행태가 이뤄지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특히 한약 조제를 위한 형식적인 '깡통 한의원'까지 운영되고 있다며 정부의 철저한 실태조사와 단속을 촉구했다.
비대면진료를 통해 판매되는 다이어트 한약의 에페드린 함량과 원외탕전실의 낮은 인증률 등 환자 안전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20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한 의원은 보건복지부 방석배 한의약정책관을 상대로 인티그레이션의 조제한약 판매 구조와 원외탕전실 운영 실태를 집중 추궁했다.
한 의원은 "조제한약은 진료, 처방, 조제, 투약 순서로 이뤄져야 합법이지만 조제와 진료의 순서가 뒤바뀌면 불법"이라며 "인티그레이션이라는 회사가 여러 방법으로 이런 불법을 감행하고 있다. 진료는 뒷전이고 한약 제품 판매가 우선인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한 의원에 따르면 인티그레이션이 운영하는 플랫폼에서는 미리 규격화, 제품화된 한약을 유명 연예인을 활용해 광고하고 있다. 소비자가 광고를 보고 해당 한약을 구매하려고 하면 플랫폼이 제휴 한의원을 연결해주고, 이후 비대면 전화진료를 거쳐 한약이 택배로 배송되는 구조다.
"연예인 광고 한의약, 형식적 비대면 진료 뒤 배송"…해당 한의원은 매일 휴진
한 의원은 이 과정에서 이뤄지는 비대면진료가 형식적인 수준에 그치고 있으며, 한약을 많이 구매할수록 할인 혜택을 제공하거나 백화점 상품권까지 지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행태에 대해 방 정책관이 "적절하지 않다"고 답하자 한 의원은 "이건 환자 알선 의료법 위반, 처방 후 조제 원칙 위반, 형식적인 전화 상태 확인 이후 한약 조제는 비대면진료 지침 위반"이라며 "이 부분에 대해 적절하지 않다고 답하는 게 적절하지 않다"고 질타했다.
특히 인티그레이션과 창업주가 같은 메디스트림의 원외탕전실 운영 실태를 문제 삼았다.
한 의원은 "인티그레이션이 광고한 한약은 인티그레이션과 창업주가 같은 메디스트림 원외탕전실에서 제조되고, 비대면진료를 통해 택배로 배송된다"며 "원외탕전실은 한의원 없이 존재할 수 없는데 메디스트림이라는 한의원은 깡통 한의원"이라고 했다. 직접 현장을 확인한 결과 해당 한의원에는 한의원 간판이 없고 원외탕전실 간판만 있었다는 것이다.
그는 "환자가 와야 하는 한의원에 간판 하나 없는 게 말이 되느냐"며 "원외탕전을 위한 한의원인지, 환자를 위한 한의원인지 고민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또 해당 한의원의 인터넷 진료 안내를 확인한 결과 매일 휴진으로 표시돼 있었다며 "복지부에 문제를 제기했더니 보건소에서 괜찮다고 했다는 답변을 받았다. 이게 괜찮은 것이냐"고 따져 물었다.
한 의원은 인티그레이션이 수백 투자를 유치한 기업이라는 점도 언급하며 조제한약의 브랜드화와 상품화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인티그레이션은 '수'라는 한약 브랜드를 운영하면서 유명 인사를 통해 광고하고 있다"며 "브랜드화된 한의원은 존재할 수 있지만 브랜드화된 조제한약이 존재할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조제한약은 진료를 통해 환자 한 명 한 명에게 맞춤형으로 조제되는 것이지 기성품이 아니다"라며 "건강기능식품은 식약처에 등록돼 판매되지만 브랜드화된 조제한약은 다르다"고 강조했다.
방 정책관은 일부 예비조제를 통해 예외가 인정되고 있다는 취지로 답했지만, 한 의원은 해당 사례는 예외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사진=국회방송 중계 영상 갈무리
에페드린 함유 한약, 환자안전 위협…원외탕전실 인증 의무화해야
다이어트 한약에 포함되는 에페드린의 안전성 문제도 제기됐다. 한 의원은 "마황에서 추출되는 에페드린이 다이어트 한약에 포함돼 있다"며 "환자인 척 전화를 해봤더니 묻지도 않았는데 다이어트 한약에는 에페드린이 들어갈 수밖에 없고, 90mg부터 시작해도 되며 한의사 처방에 따라 120mg까지 증량할 수 있다는 설명을 들었다"고 했다.
이어 "미국 FDA는 에페드린을 함유한 건강보조식품 판매를 금지하고 있고, 국내 식약처에서 허가한 에페드린 함유 의약품은 하루 최대 75mg고, 과량 투여 시 심정지 위험이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 의원은 "의학에서 에페드린은 마취 중 혈압이 떨어졌을 때 지속적으로 혈압을 모니터링하면서 투여하는 약물"이라며 "이런 깡통 한의원과 한약의 상품화가 환자 안전의 사각지대를 확대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원외탕전실의 낮은 인증률도 문제 삼았다. 한 의원이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공동이용탕전실 129곳 중 인증시설은 25곳(19.4%)에 불과하며, 나머지 104곳(80.6%)은 인증을 받지 않았다. 메디스트림 원외탕전실 역시 3곳 중 2곳이 미인증 시설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 의원은 "작년과 재작년에도 원외탕전실 인증을 의무화하자고 했는데 왜 아직도 하지 않느냐"며 "공동이용탕전실을 이용하는 것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질 관리가 필요하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깡통 한의원이 이런 곳 하나만 있는 게 아니다. 조제 실태를 점검하고 단속해야 한다"며 "원외탕전실 인증 의무화에도 적극 나서달라"고 주문했다.
이에 방 정책관은 "조제 실태뿐 아니라 다른 지적들에 다 공감한다"고 답했다.
끝으로 이만희 보건복지위원장도 원외탕전실 문제에 대한 철저한 관리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원외탕전실 문제는 한의계 내부에서도 논쟁거리가 아니냐"며 "어떤 시설에서 어떤 위생기준으로 운영되고 있는지 확인해야 하고, 인증을 받았다고 하더라도 제대로 유지되고 있는지 점검해야 할 사안"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