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18.10.17 12:18최종 업데이트 18.10.17 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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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첫 이종 췌도·각막 이식 시행된다…이르면 2019년 초 예정

이종이식 임상 국제전문가 심의회 결과 안전·효능 검증 마쳐…법규와 정부 감독 부재는 아직과제

사진: 바이오이종장기개발사업단 박정규 단장(좌)과 세계이종이식학회(IXA) 윤리위원장 리처드 피어슨 교수

[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한국에서 세계 최초로 국제 기준을 준수하는 이종이식 임상시험이 실시된다. 이전에도 해외에서 이종이식을 실험한 사례는 있었지만, 전임상 연구를 통해 얻은 결과와 과학을 바탕으로 의료윤리, 실험윤리 등에 대한 국제기준을 준수하는 이종이식 임상시험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바이오이종장기개발사업단 박정규 단장(서울의대 교수)은 17일 이종이식 임상시험 국제전문가 심의회 결과 발표 기자회견에서 "이종이식 임상시험 국제전문가 심의회를 개최한 결과를 바탕으로 임상시험계획을 수정·보완하고, 국민 건강을 보호할 법적·제도적 기반을 마련해 최대한 빠른 시일 내 이종 췌도 및 각막 이식 임상시험을 실시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사업단에서는 이르면 2019년 1월 임상시험 실시를 예상하고 있다.

박 단장은 "첫 번째 임상시험은 안전성 위주를 보기 때문에 환자는 췌도이식과 각막이식 각각 2명 정도로 제한적으로 할 계획이다"면서 "안전성이 확보가 되면 그 다음에는 환자 수를 점점 늘려가는 방향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바이오이종장기개발사업단은 당뇨병을 근본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이종췌도 이식과 각막 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이종 각막 이식 분야에서 세계적인 연구성과를 거뒀다. 사업단을 이를 바탕으로 이종이식 임상시험을 실시할 예정이나 국내에서는 이를 관장할 소관 부처가 정해지지 않았고, 관련 규제도 미흡한 상황이다.

이에 사업단은 16일 이종이식 임상시험 국제전문가 심의회를 개최했다. 심의회에는 세계이종이식학회(IXA) 윤리위원장인 하버드의대 리처드 피어슨(Richard N. Pierson) 교수를 포함해 세계이종이식학회 윤리위원 6명과 세계이식학회(TTS) 윤리위원 1명 등 총 4개국(미국, 이탈리아, 호주, 뉴질랜드)에서 7명의 석학들이 참석했다. 또한 대한이식학회, 대한안과학회, 대한감염학회 등에서도 전문가들이 참석해 이종이식 임상시험에 대한 의견을 개진했다.

심의회에 참여한 국제 전문가들은 이종 췌도와 각막 이식 임상시험을 위해 필요한 임상시험계획서, 환자 및 보호자 동의서, 전임상 연구결과 등을 검토했다. 그리고 이종췌도 및 각막 임상시험을 실시할 연구책임자들의 발표를 직접 듣고 질의응답을 통해 심층적인 논의를 했다.

피어슨 교수는 "심의회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첫 번째는 환자의 안전, 두 번째는 공공의 안전, 세 번째는 전반적인 세계의 보건과 복지에 이종이식이 어떻게 보탬이 될 수 있는지였다"면서 "심의 결과 사업단에서는 환자들의 안전을 생각한다고 판단했고, 이종이식 효능 검증 또한 마쳤다"고 심의 결과를 발표했다.

심의회는 "이종이식 임상시험의 안전한 수행을 위해 필요한 기본 요구사항인 ▲독립적이고 실효성 있으며 충분한 정보에 입각한 감독 ▲임상시험 수행 및 결과의 투명성 보장 ▲승인된 임상시험 계획서를 준수할 책임 ▲규제 기관에 대한 체계적인 보고 및 필요한 경우 세계보건기구(WHO)  통보 시스템 등을 통한 유해사건의 보고 ▲윤리적이고 과학적인 임상시험 설계를 모두 포함하고 있는 이종이식 임상시험을 계획하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결론내렸다.

더불어 "한국의 이종이식과 관련된 법규와 정부 차원의 감독 부재는 이종이식 임상시험 수행에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이므로 빠른 시일 내에 이 문제가 해결되기를 바란다"고 권고했다.

현재 가장 문제가 되는 부분은 WHO의 가이드라인 준수를 위해 이종이식을 받은 환자를 평생 추적관찰할 수 있도록 법적 제도를 마련하는 것이다. 사업단은 빠른 임상시험 수행을 위해 이종이식 대상자를 현행 감염병 예방관리법상 관리자에 포함시킬 수 있는지 유관부처에 유권해석을 받을 예정이다.
 
사진: 이종 각막 이식 연구책임자인 서울의대 김미금 교수(좌)와 이종 췌도 이식 연구책임자인 가천의대 김광원 교수

이종 각막 이식 연구책임자인 서울의대 김미금 교수는 "심의회에서 지적한 미흡한 부분을 보완해 가능한 조속한 시기에 임상시험을 실시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종 췌도 이식 연구책임자인 가천의대 김광원 교수는 "당뇨 치료를 위해 평생을 바친 의료인으로서 돼지 췌도 이식이라는 당뇨병 완치 의술을 실시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는 데 큰 의의가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돼지 췌도 이식 임상시험을 조만간 실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박 단장은 "국내에서 임상시험 실시를 위한 심의회에 국제적인 전문가가 7명이나 참석하는 것은 이례적으로 이는 세계 의학계에서 사업단의 연구 성과에 대한 기대와 관심이 얼마나 높은지를 보여주는 것이다"면서 "정부 유관 부처에서도 관심을 갖고 임상시험을 실시할 수 있는 여건을 조속히 마련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박도영 기자 (dypark@medigatenews.com)더 건강한 사회를 위한 기사를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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