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3.11.21 06:54최종 업데이트 23.11.21 0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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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립대도 의대 설립 추진…수도권에만 의대 신설 희망 4곳

정부 의대정원 확대 나서자 수도권 대학들도 '꿈틀'…의료계 "의대는 학위 장사용 상품 아냐"


[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서울시립대가 숙원 사업인 의대 신설에 재차 도전장을 내밀었다. 정부가 2025학년도부터 의대정원을 확대하겠다고 선언하자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대학들도 하나 둘씩 유치전에 뛰어드는 모습이다.

현재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에는 전국 40개 의대(정원 3085명) 중 13개의 의대(정원 1035명)가 위치하고 있다.
 
20일 의료계에 따르면 서울시립대는 최근 서울시에 공립의대 설립 의사를 전달했다. 서울 지역도 공공병원의 경우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는 만큼, 공립의대를 통해 공공의료 분야에서 일할 의사들을 대거 양성해내겠다는 구상이다.
 
서울시립대는 서울의료원을 비롯한 서울 지역 공공병원들을 전공의 수련병원으로 활용하면 비용 측면에서도 이점이 클 것으로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립대 관계자는 “아직 구체화된 것은 없다”면서도 “지난 10월부터 의대 설립 필요성과 설립 방안에 대해 정책 과제를 진행 중에 있고 의대설립 의향을 서울시에 전달까지 한 상태다. 내년 1월에 연구 보고서가 나올 예정”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립대가 의대 설립 카드를 꺼내든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10여년 전인 지난 2012년에는 이건 당시 서울시립대 총장이 “공공의료와 소외 계층을 위한 의료를 전담할 의료인력을 양성하고 싶다”며 의대 설립 의사를 밝혔었다.
 
서울시립대는 이후에도 지난 2018년 폐교된 서남의대 인수전에 뛰어드는 등 기회가 될 때마다 의대 설립에 적극적으로 나섰지만 번번이 무위로 돌아갔다.
 
서울시립대 의대 신설은 정치권에서도 심심찮게 언급돼왔다. 가장 최근에는 지난 2021년 서울시장 선거 후보로 나선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의원이 “감염병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공공의료와 관련된 의료인력 양성이 중요하다”며 서울시립대 산하에 공공의대를 설립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하기도 했다.

서울시립대, 서울의료원 등과 의대 연계…인천대∙대진대∙한경대도 의대설립 추진
 
수도권에서는 서울시립대 외에도 인천대, 대진대, 한경대 등이 의대신설을 노리고 있는 상황이다.
 
인천시에선 지난 3월 인천시의회에서 인천대 공공의대 설립 촉구 결의안이 채택됐고, 5월에는 인천시가 인천시정 공공의대설립 TF를 발족했다. TF는 인천시청 관계자를 포함해 인천대, 인천의료원 인사들로 구성돼있다.
 
인천 시민들 역시 의대 신설에 대한 요구가 높다. 최근 인천대 공공의대 설립 범시민협의회가 진행한 공공의대 설립 촉구 서명 운동에는 시민 17만명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도 포천시에 위치한 대진대도 포천시·동두천시와 함께 의대 설립을 위해 힘을 합치고 있다. 관련해 포천시의 요청을 받은 국민의힘 최영희 의원은 지난 8월 경기북부 의대 설치 특별법을 발의하기도 했다.
 
동두천시는 대진의료재단이 기존 제생병원 외에 현재 동두천에도 1500병상 규모의 병원을 건립 중에 있어 의대를 운영하는 데 무리가 없다는 입장이다.
 
한경대는 가장 최근에 의대 유치전 참전을 선언했다. 지난 16일 열린 안성시 한경국립대 의대 설치 추진 기자회견에는 김보라 안성시장과 내년 총선에서 안성 지역구 출마를 계획하고 있는 최혜영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참석해 힘을 보탰다.
 
이와 관련해 최 의원이 대표발의한 ‘한경국립대학교 의과대학 설치에 관한 특별법안’은 정원 100명 내외의 의대를 설치하고, 지역공공의료과정으로 입학한 삭생에겐 학비 등을 지원하고 의사면허 취득 후 10년 간 경기도 내 공공보건의료기관 등에서 복무하게 하는 내용이 담겼다.

"수도권도 공공∙필수의료 인력 부족" "대학들 학위 장사로 전락"
 
인천의료원 예방의학과 임준 과장(전 서울시립대 보건대학원 교수)은 “공공병원이나 필수의료 분야의 인력 부족은 지방뿐 아니라 서울 등 수도권도 겪고 있는 문제”라며 “실제 서울 등도 공공병원 보건소 쪽에 공공 부문을 담당할 의사들이 많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공공의대 필요성을 주장했다.
 
반면, 대한의사협회는 의과대학 신설이 각 대학들이 학생을 유치하기 위한 ‘상품’으로 전락하고 있다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의협 김이연 대변인은 “의대정원에 대해 수요조사가 실시되면서 각 대학들이 ‘우리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뛰어들고 있는 모습”이라며 “의대가 교육 시장, 입시 시장에서 프리미엄이 붙은 상품처럼 돼버렸다. 대학들이 전문성이나 교육의 질에 대한 고민 없이 의대를 활용해 소위 학교 장사를 하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수도권에 필수의료 분야 의사가 부족하다고 해서 의대를 늘리면 해결되는 게 아니다. 현재 수도권에 몰려 있는 미용 의사들을 보라”며 “의사가 없는 게 아니고 분포의 문제다. 이미 상황이 열악하다고 결론이 나버린듯한 필수의료 현장의 이미지를 어떻게 개선하고 비전을 제시할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박민식 기자 (mspark@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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