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15.09.06 23:09최종 업데이트 16.01.25 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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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절하는 내과 전공의들

"고생만 하고 미래 불안…필수과 맞나요?"

" 보람 있지만 개인의 희생 요구 안될 일"


사진 출처 JTBC news


[내과의 위기①] 전공의들의 고민


"자존심이 될지, 자격지심이 될지 모르겠다."
 
내과 전공의 A씨의 말이다.
 
지난해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을 시작으로 순천향대 천안병원, 삼성창원병원 등에서 내과 전공의들이 수련환경 개선 등을 요구하며 단체행동에 나섰다.
 
내과 전공의들이 수련을 거부하면서까지 단체행동에 나서는 이유는 무엇일까?
 
서울의 모 대학병원에서 수련중인 내과 전공의 2년차 A씨.
 
그는 "과거에는 바이탈을 잡는 게 내과의 매력이었지만 이제는 그렇지 않은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마취통증의학과가 몇 년 전부터 인기과로 부상한 것은 내과와 마찬가지로 바이탈을 잡지만 상대적으로 편하니까 그런 것 같다"면서 "QOL(삶의 질)도 많이 따지는 게 추세"라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내과의 미래가 불투명하다 보니 고생해서 뭐하냐는 생각을 한다"면서 "내과 전문의를 취득하는 게 자존심이 될지 자격지심이 될지 좀 불안하다"고 털어놨다.
 
내과 전공의 2년차인 B씨도 비슷한 생각이다.
 
B씨는 "기본적으로 업무량이 너무 많다"고 말했다.
 
대학병원에서 근무하다보니 환자들은 갈수록 늘어나는데 의료진은 정해져 있고, 전공의 정원은 점점 줄어들어 업무가 가중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B씨는 "전공의들이 입원환자들을 면담하고, 처방하고, 회진 도는데 들어가는 시간이 환자 1명당 30분이라고 한다면 50명이면 25시간이 필요하다"면서 "진료가 과하게 많고, 잡무까지 처리하다보면 잠도 못자면서 일하는 게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B씨는 수련환경이 나름 양호한 수련병원이라고 평가받는 대학병원에서 근무하고 있지만 이런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그는 "잠 잘 시간도 없는데 전공의 주당 80시간 근무가 지켜지겠느냐"면서 "지방 수련병원들은 사정이 더 열악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사실 대한전공의협의회와 대한의사협회가 올해 전공의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주당 80시간 이상 근무한다는 응답이 53%에 달했고, 27%는 주당 100시간 근무한다고 대답했다.
 


보건복지부가 정한 '주 80시간 근무제'가 제대로 이행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B씨는 "내과를 전공하는 것에 대해 자부심이 있긴 하지만 솔직히 전문의가 되더라도 신통치 않을 것 같고, 필수진료과목이지만 제대로 대접도 받지 못하고 있다"면서 "이 때문에 미래가 좀 불안하고 답답하다"고 밝혔다.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내과 전공의 2년차이면서 대한전공의협의회 평가·수련이사인 조승국 씨는 "과거에는 전문의를 취득하고 나면 적절한 보상이 주어져 고생을 하더라도 참을 수 있었는데 지금은 내가 왜 이 고생을 하면서까지 해야 하나 고민을 많이 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삶의 질이 중시되는 사회 전반적인 분위기가 전공의라고 해서 예외가 아니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조승국 평가·수련이사는 "고질적인 저수가와 과도한 규제, 진단장비의 최신화와 가격 상승으로 개원가 상황이 좋지 않다"면서 "진료과 간의 경계가 모호해져 내과 전문의의 메리트가 예전 같지 않고, 고생을 하기보다 좀 더 편한 수련을 받고 개원하고 싶어 하는 경향도 있다"고 진단했다.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의사-환자간 원격의료, 한의사의 현대의료기기 사용 등도 내과 전공의들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조승국 이사는 "정부가 내과 의사의 전문성을 무시하고 미래를 불안하게 만드는 정책을 무분별하게 추진하고 있다"면서 "교수님들도 내과를 살리기 위해 애쓰고, 같이 고민하고 계시지만 정부가 지원하지 않고, 모든 것을 병원에 전가하는 게 가장 큰 문제"이라고 꼬집었다.
 

대한전공의협의회 페이스북에서 인용


내과에 대한 정부의 수가정책 등의 지원이 부재하다는 것이다.
 
그는 "내과는 의료의 근간으로, 여태까지 누군가가 전공의로 지원했기 때문에 중요성에 비해 정책적인 배려가 부족한 상황"이라면서 "코드블루(심정지 상황) 때 가장 먼저 달려가는 내과를 지원하지 않은 채 누군가는 하겠지 라고 생각하는 것은 결국 우리나라 의료의 근간을 흔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지금껏 수련하면서 힘들 때도 많았지만 내과 전공의로 살아가는 것을 후회해 본 적이 없다"면서도 "하지만 이제 보람만으로 개인의 희생을 요구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고 환기시켰다.

#내과 #전공의 #메디게이트뉴스

안창욱 기자 (cwahn@medigatenews.com)010-2291-0356. am7~pm10 welcome. thank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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