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4.02.27 08:10최종 업데이트 24.02.27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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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의료 공백에 따른 ‘응급실 뺑뺑이’로 환자 사망?…반복되는 ‘가짜뉴스’ 왜?

의료인력 공백에 따른 ‘진료 거부’ 보도, 사실과 달라…“의사 악마화하려는 시도” 비판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전공의들의 사직서 제출로 진료 공백이 발생하면서 환자가 응급실 수용 거부로 사망했다는 뉴스가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22일에도 응급실 뺑뺑이로 환자가 협진 요청 중 숨졌다는 보도가 나왔지만 ‘응급실 뺑뺑이’와 관련이 없던 것으로 나타나 반복되는 ‘가짜뉴스’에 의료계가 반발하고 있다.

26일 다수의 매체는 대전의 80대 환자가 응급실 수용 거부로 사망했다는 뉴스를 보도했다.

해당 뉴스에 따르면 23일 정오께 의식 장애를 겪던 80대 환자가 심정지 상태로 구급차에 실려갔으나 119가 전화로 진료 가능한 응급실을 확인하다 53분 만에야 대전의 한 대학병원에 도착해 사망 판정을 받았다.

해당 환자는 전문의와 의료진 부재, 중환자 진료 불가 등 사유로 병원 7곳에서 수용 불가 통보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보건복지부는 이날 보도설명자료 배포를 통해 이번 사건은 응급실 수용 거부와는 관련이 없는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복지부는 이날 대전광역시와 소방청, 중앙응급의료센터,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합동으로 사실확인 및 현장점검을 위해 방문한 결과 해당 사망 환자는 말기 암 환자로 가정 호스피스 진료 중 상태 악화로 이송 과정에서 사망한 사례로 나타났다.

충청북도 모 대학병원 관계자는 “80대 고령의 암 환자가 심정지가 발생한 상황으로, 의료진이 해 줄 수 있는 일이 많지 않은 환자였다”며 “응급실 진료 거부와는 관계 없는 환자인데 의도적으로 이러한 사례를 모아 언론 매체에 제보하는 것 같다”며 반발했다.

실제로 해당 환자는 담도암으로 입퇴원을 반복하던 말기 암 환자로 가정 호스피스 치료를 받던 환자로, 당시 의식 장애가 발생해 119 구급대가 이송하던 중 심정지가 발생한 사건이다.

당시 보호자도 심폐소생술을 원치 않아 119구급대원도 '심폐소생술 유보' 상태로 환자를 이송했으며 해당 병원은 도착 시 사망 상태 환자로 판단해 심폐소생술을 시행하지 않고 사망을 선언한 것이다.

대한응급의학회 관계자는 "119구급대 이송 뿐 아니라, 병원 간 전원에서도 이송 중 심정지가 발생한다거나 심지어 응급실 도착하는 시점에서 심정지가 발생하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당연히 병실, 중환자실에 입원하고 있으면서도 심정지는 발생한다. 심정지가 발생했을 때, 적시에 적절한 심폐소생술과 같은 처치가 시행됐지가 중요하지, 심정지가 발생한 사실이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가짜뉴스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2일에는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 응급실에 말기암 환자가 도착했으나 진료 공백으로 협진체계가 제대로 잡히지 않아 환자가 사망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하지만 해당 환자는 말기 암 환자로 연명치료를 거부하는 DNR(Do Not Rescusciate) 동의서에 서명한 환자로, 인력 공백으로 인해 치료 지연과는 상관이 없는 환자로 밝혀졌다.

당시에도 복지부는 해당 사건은 진료 공백으로 인한 사례가 아니라고 해명한 바 있다.

의료계 한 관계자는 “이번 사태를 빨리 마무리하기 위해서인지 의료계에 책임을 돌리기 위한 가짜뉴스가 판을 치고 있다. 현재 현장을 지키고 있는 교수 등 전문의들은 최선을 다해 중증응급 환자를 위해 진료에 전념하고 있다”며 “이러한 뉴스는 의사를 악마화하기 위한 의도적인 악질 가짜뉴스다. 환자들에게는 의료인이 환자와 국민을 외면한 채 자신들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이기주의 집단으로 비춰질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또 다른 대학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119구급대가 이송 전 여러 병원에 수용 여부를 문의하거나, 응급의료기관의 상황에 따라 수용 불수용 여부를 결정하여 회신하거나, 이송 중 심정지가 발생한 것이 문제가 된다면 앞으로 과연 어떤 119구급대원이나 의사와 의료기관이 원활하게 이송 문의, 수용 결정과 응급 진료를 시행할 수 있겠나"라며 "응급실 뺑뺑이가 아닌데 이를 과장해 보도하고, 마치 응급의료체계가 무너졌다는 식의 보도에 참담한 심정"이라고 전했다.

조운 기자 (wjo@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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