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0.04.25 10:43최종 업데이트 20.04.25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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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 감소로 경영 압박, 심각한 고용 불안정...코로나19 '퍼펙트 스톰' 막으려면 의료계 지원 나서야

[칼럼] 박상준 경상남도 대의원·신경외과 전문의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퍼펙트 스톰(Perfect Storm), 이 용어는 개별적으로 위력이 그다지 크지 않은 태풍 등이 특이한 자연현상과 맞부딪치게 될 경우 상상을 초월하는 파괴력을 지닌 재해로 발전하는 현상을 가리키는 기상 용어였다. 하지만 2007년 미국발(發) 금융위기로 달러화 가치 하락, 유가 및 국제곡물가격 급등으로 인한 물가 상승 등이 2008년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두 가지 이상의 악재가 동시에 발생하는 금융·경제 위기현상을 일컫는 경제 용어로도 사용되고 있다. 

지금 우리나라를 비롯한 전 세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COVID-19) 사태로 인해 퍼펙트 스톰의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지난해 연말 최초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발생하고 세계보건기구(WHO)에 보고됐을 때만 해도 바이러스로 인해 전 세계가 대혼란에 빠질 것으로 예상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우한시에서 폭발적으로 감염이 늘어나고 후베이성이 봉쇄되는 초유의 방역 조치가 이뤄지자 그제야 세계의 눈은 중국을 향하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각국은 바이러스의 전파 경로와 감염력과 전파속도 및 치명률에 관한 관심이 생겨났고, 이로 인해 이차적으로 파생되는 경제 손실에 대해 우려를 제기하기 시작했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로 1월 20일 첫 감염자의 발생 이후 일정 기간 잠복기를 거치자 대구·경북 지역을 중심으로 집단적 감염이 발생, 확산됐다. 방역당국은 대응 단계를 격상해 적극적인 진단과 격리 및 치료로 방향을 정해 대응했다. 정부는 외국에서 유입되는 감염원 관리를 철저하게 하면서 사회적 거리 두기 운동과 마스크 착용 권고, 학생의 개학을 연기하고 온라인을 이용한 수업을 진행했다. 직장도 가능한 범위 내에서 재택근무를 늘렸고, 종교 행사와 집단 활동을 제한하는 정부의 방침으로 한때 위태롭게 확산하던 감염이 진정 국면으로 진입했다.

그러나 상당 기간 국민의 경제 활동이 제한되면서 소상공인을 비롯한 자영업자의 손실은 눈덩이처럼 커졌고, 기간산업마저 심각한 타격으로 경영 손실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최근 정부가 발표한 1/4분기 경제성장률은 -1.4%로 국제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문제의 심각성은 경제성장률이 2/4분기에는 더욱 악화할 것이라는 점이다. 이런 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정부는 전 국민을 대상으로 재난지원금 지급을 결정했고,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여 소상공인과 심각한 타격을 입은 산업 분야에 적극적인 지원을 나서는 등 국가가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쓰고자 노력하고 있다.

내수시장보다는 수출에 집중된 경제 구조를 가진 우리나라 입장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전 세계에 퍼진 바이러스 사태가 언제 종식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사태가 길어질수록 우리나라가 입게 될 피해는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날 가능성이 커질 것이다. 

유럽을 거쳐 미국에 상륙한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더라도 이차적으로 이어지는 경제 불황의 여파는 전 세계에 충격을 가할 것이라는데 이견은 없을 것이다. 아프리카와 같은 후발국의 식량 부족과 경제 개발이 한창인 국가는 심각한 실업률 증가가 사회 문제로 등장할 가능성이 증가하고 있다. 각국 정부는 이와 관련한 예산을 집중적으로 편성해 선제 대응에 나서고 있으나 언제쯤 이 바이러스 사태의 그늘에서 벗어나 정상화할 수 있을지 예측할 수 없는 상태다.

돌이켜보면 중국의 늑장대응과 안이한 WHO 판단에 더해 각국의 느슨한 바이러스 대책이 전 세계적 바이러스 유행을 불렀고, 이로 인한 경제적 피해는 상상하기 어려울 만큼 커지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영향으로 의료계에 직접적인 피해가 여기저기에서 발생하고 있다. 환자 감소로 인한 실질적인 경영 압박뿐만 아니라 이로 인한 심각한 고용 불안정 상태가 발생할 것으로 예측한다. 이번 바이러스 사태를 통해 분명하게 드러난 점은 한국 의료시스템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어느 국가보다도 훨씬 체계화돼 있고, 의료 이용에 있어 접근성과 비용의 효율이 극대화한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공공의료가 차지하는 비율이 절대적으로 열악한 상황임에도 바이러스 사태에 훌륭하게 대처할 수 있었던 이유는 헌신적인 의료진의 희생과 함께 낮은 수가에도 불구하고 묵묵하게 제자리를 지킨 의료인과 의료기관 및 정부의 공동 노력이 빛을 발했기 때문이다. 

정부도 이 사태를 계기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야겠지만, 먼저 의료계의 어려움을 해소시키려는 역할에 힘을 실어야 한다. 모든 산업 분야가 어려움을 맞고 있어 독자적인 지원을 요청하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코로나19 사태 극복에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한 의료계 지원에 각별한 관심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런 노력을 게을리해 2차유행이 추가로 발생한다면, 의료 시스템은 완전히 붕괴하고 경제 기반이 무너지는 퍼펙트 스톰을 막을 길이 요원해진다는 점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특정 집단의 특혜성 지원이 아닌 국가 경영 측면에서 정부는 의료계가 요청하는 지원 방안에 특단의 조처를 해야 한다.             


※칼럼은 칼럼니스트의 개인적인 의견이며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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