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0.02.20 12:16최종 업데이트 20.02.20 12:42

제보

코로나19, 신종플루보다 4배 위험…“무증상 감염 확인·엑스레이 초기 진단 어렵고 폐렴 급속히 악화”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 지역사회 감염 확산 늦춤 전략 필요…결국 백신 개발이 핵심

오명돈 중앙임상위원회 위원장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2009년 유행했던 신종플루보다 4배 위험하다는 진단이 나왔다. 특히 무증상이거나 비교적 증상이 경미해 진단을 받기 전에도 감염과 확산이 가능하다는 게 임상 전문가들의 견해다.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구 중앙임상TF)는 20일 국립중앙의료원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이 같이 밝혔다.
 
오명돈 중앙임상위원회 위원장은 이날 "(코로나19는) 신종 인플루엔자보다 모든 수준에서 4배 정도의 심각성을 갖고 있다. 인플루엔자 당시 미국 인구의 5000명이 사망한 것을 감안하면 2만명이 사망할 수 있다고 추측할 수 있다"고 말했다.
 
치사율은 낮지만 전파력 높고 무증상 단계에서도 전파 가능 '주의'

위원회에 따르면 코로나19의 치사율은 낮다. 하지만 질병 초기 단계에서 바이러스 배출량이 많아 강한 전파력을 보이고 있고, 무증상 단계에서도 전파가 가능해 주의가 필요하다.
 
오 위원장은 "코로나19는 중동호흡기증후군(MERS)이나 스페인독감 보다는 낮은 치사율을 보일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미 국내 지역사회에 바이러스가 침투했다고 봐야 한다. 고령자나 기저질환이 있는 환자의 경우 높은 임상적 중증도를 보일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방지환 중앙감염병병원운영센터장은 "코로나19는 타 바이러스 호흡기 감염병에 비해 질병 초기 단계의 바이러스 배출량이 매우 높다. 상기도에 매우 많은 바이러스가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질병이 발현하는 임상 증상과 영상의학적 진행 소견도 일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오명돈 위원장은 "무증상이거나 비교적 증상이 경미해 코로나19 진단을 받기 전에 지역사회 감염과 확산 가능성이 크다"며 "우한에서 독일로 후송된 124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결과 증상이 없음에도 바이러스가 배양된 2명이 발견된 바 있다. 무증상 감염 여부는 학술적으로 확인된 상태"라고 전했다.

엑스레이 초기 진단 어렵고 폐렴 급속히 악화...보호장구는 과잉 대응
 
Caption
자료=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

코로나19에 대한 임상적 특징에 대해서는 엑스레이(X-ray) 초기 진단이 어렵고 폐렴 소견이 갑자기 악화된다는 점도 소개됐다.
 
오 위원장은 "2~10일 질병 초기에는 증상이 없는 경우도 있고 있더라도 엑스레이나 폐렴 소견도 없어 진단이 어렵다"며 "그러나 10일이 지나가면 CT소견 상 급속하게 폐에 흰색 부분이 늘어나며 폐렴이 진행된다"고 말했다.

다만 위원회는 현재의 보호장구 과잉대응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했다. 

오 위원장은 "현재 확진자의 이송 과정에서 교통을 정리하는 경찰도 우주복처럼 생긴 보호장구를 착용하고 있다"며 "환자가 에볼라 바이러스 보유자였다면 적절한 대응이지만 현재 상황에서 이 같은 대응은 과한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전했다. 

그는 ”확산 단계와 바이러스 특성에 걸맞는 방역 전략을 지키고 자원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방지환 중앙감염병병원운영센터장

 
"백신 개발 서둘러야", 미국은 이미 동물 실험 시작 …상황에 맞는 방역 전략 '중요'
 
이날 중앙임상위원회는 방역체계의 핵심 목표가 확산의 늦춤(slow down)이라는 점을 밝히며 결국 치료제와 백신 개발이 필수라는 점을 강조했다. '확산늦춤' 전략은 감염원의 국외 유입보다 국내 2~3차 전파가 더 많이 진행된 상태에서 쓰이는 방역 전략이다. 바이러스의 지역사회 전파 속도를 늦춰 급격하게 몰리는 환자를 분산하고 병상 등 인프라 준비와 백신 개발을 위한 시간을 벌기 위해 쓰인다.
 
특히 확산늦춤 전략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신속한 백신 개발이다. 시간을 늦추더라도 치료제가 없다면 희생을 피할 수없기 때문이다. 

중국의 경우 이미 지난달 21일 우한 바이러스연구소에서 렘데시비르(remdesivir)에 대한 중국내 특허신청을 완료한 상태로 지난 6일 임상 3상이 시작, 11일부터는 합성 기술이 개발 중이다.

미국도 국립보건원에서 이미 지난달 10일 바이러스 유전자 염기 서열을 발표하고 2월 첫 주부터 동물 실험을 시작했다. 오는 5월 사람에 대한 임상 제1상을 예정 중이다.
 
오명돈 위원장은 "감염의 지역사회 전파가 시작된 상황에서 현재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확산 늦춤 전략"이라며 "향후 확산 단계가 국내로 집중되게 되면 확산늦춤과 더불어 피해 최소화, 환자 회복에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결국 백신이 없다면 시간을 아무리 늦춰도 희생을 피하기 어렵다. 우리나라도 여타 국가처럼 지금부터 백신 개발에 힘을 쏟아야 한다. 이를 위해서 관‧학‧산 협동 연구가 필수"라고 덧붙였다.
 
 
 

하경대 기자 (kdha@medigatenews.com)
댓글보기(0)

전체 뉴스 순위

칼럼/MG툰

English News

전체보기

유튜브

전체보기

사람들

이 게시글의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