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3.12.13 07:19최종 업데이트 23.12.13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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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계 우려 컸던 분석심사, 본사업은 아직…"대상 범위 확대 및 실질적 보상체계 강화 검토"

심평원 공진선 업무상임이사 기자간담회…내년부터 환자경험평가도 병·의원 및 외래경험으로 확대 예정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공진선 업무상임이사


[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윤석열 정부의 재정 효율화 기조에 맞춰 심평원도 합리적 지출관리를 위한 심사기준 설정에 초점을 맞춘 가운데 심평원이 사업 초기 의료계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의료계를 설득해 본사업 전환을 위한 영역 확대에 집중할 방침으로 나타났다.

12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공진선 업무상임이사가 전문기자협의회 기자간담회에서 취임 4개월의 소회를 밝히며 효율적 재정 관리와 합리적 심사기준 설정을 강조했다.

공 이사는 "그동안 빠르게 진행해온 급여 확대 영역에서 누수되는 부분들이 없는지 점검해봐야 할 때이다. 동전의 양면과 같은 지출 효율화와 급여 보장 사이에서, 균형 잡힌 조정자 역할이 요구된다"며 "이러한 합리적 지출관리를 위해서는 심사기준 설정이 매우 중요하다. 합리적 심사기준 설정과 제‧개정 효과 모니터링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특히 최근 관심이 높아진 중증, 응급, 분만, 소아 등 공공정책수가 시범사업의 적합한 심사평가 체계에 대한 준비와 요양급여 적정성 평가업무, 의료자원 관리체계 내실화 등을 향후 중점 추진 업무로 강조했다.

분석심사 로드맵에 따라 신규 항목 도입…내부체계정비, 의료계 협력 구축해 확대
 
이날 공 이사는 올해 중점적으로 추진한 사업인 주제별, 자율형 분석심사의 성과 및 내년도 방향에 대해 소개했다. 

분석심사는 의료비용과 환자 중심의 의료 질을 복합적으로 관리하는 새로운 심사방식으로 주제별 분석심사와 자율형 분석심사로 나누어 진행되고 있다.

먼저 주제별 분석심사는 2019년 8월 고혈압, 당뇨병, 만성폐쇄성폐질환, 천식, 슬관절치환술 등 5개 주제에 대한 분석심사를 도입한 후 올해 하기도 호흡기 감염과 고관절치환수술을 신규 도입해 총 11개 주제별 분석심사를 수행하고 있다.

공 이사는 "다양한 분석 심사 및 정보제공 중재 등 운영 결과, 주요 임상지표 향상이 확인됐다. 혈압 조절률은 2.97%p 개선됐고, 당화혈색소 조절률은 1.45%p, 만성질환자 입원율은 0.16%p 하락했다"며 "지난해 하반기부터 심평원은 의료 질 분석 시 적정성 평가 결과를 활용하도록 개선해 고혈압, 당뇨병, 천식, 만성폐쇄성폐질환 등 만성질환과 폐렴, 우울증 등 6개 주제의 질과 비용 분류 등 일관성 있는 관리체계를 마련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자율형 분석심사는 금년 대장암 영역을 신규 도입해 총 4개 주제를 운영하고 있다.

그는 "효과적인 운영방안 모색을 위한 위탁연구 결과, 뇌졸중 등 영역에서 임상 질과 비용 관련 지표의 개선 효과가 있었다"며 "앞으로 분석심사가 합리적 심사방식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그간 운영 결과를 다방면으로 분석해 제도를 보완하고 발전방향을 모색하겠다"고 약속했다.

의료계도 그간 분석심사에 대한 우려가 컸지만, 올해 대한의사협회가 정기총회를 열어 분석심사 참여를 1년 연장하기로 의결하는 등 변화된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이에 대해 공 이사는 "분석심사 항목 확대 등 사업수행 전반에 대해 의료계 추천위원들로 구성된 소통분과 및 심사제도운영위원회에서 주기적으로 공유 중이다. 전문심사위원회에 참여하지 않았던 의료단체 및 관련 학회의 참여활성화를 위해 간담회, 학회자문, 학술강의 등을 지속해 왔다"며 "분석심사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수용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분석심사에 있어 의료계 의견을 반영하기 위해 의료현장 전문가가 심사 주체로 참여하는 개방형 심사 결정 구조를 운영하고 있으며, 주제별 전문학회 등이 참여하는 전문분과심의위원회(SRC)와 지역 내 임상전문의 등이 참여하는 지역단위 전문가심사위원회(PRC)를 통해 분석심사 지표 및 중재 방안 등을 정기적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공 이사는 "심평원은 그간 로드맵에 따라 신규항목을 도입해 왔으며 이를 토대로 본사업 전환에 필요한 절차를 진행중에 있다“며 ”선도사업 기간 중 효과가 있는 영역 중심으로 발굴·확대하고 내부체계정비와 의료계와의 공감과 협력을 구축할 수 있는 영역으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또한 "새로운 심사방식을 도입하면서 대내·외적으로 행정 부담이 가중되지 않도록 효율적인 운영방법 개선과 함께, 주제별 분석심사의 중재대상 의료기관의 범위를 확대해 더 많은 의료기관이 자율적으로 개선할 수 있도록 정보제공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심평원은 그간 의료 비용은 높은데, 질은 낮은 기관인 (CQZ)를 우선으로 중재해왔다. 향후 심평원은 질은 좋지만 비용은 높은 기관(CZ)과 비용은 적절하나 질이 낮은 기관(QZ)까지도 확대해 기관 특성을 반영해 중재할 계획이다.

공 이사는 "분석심사는 해당기관에 정보를 제공(종합컨설팅 등)하고, 심사기준 적합성 심사를 유예하여 의료기관의 자율 개선을 유도하며, 만성질환 등 6개 영역에 대해 평가결과 연계 등을 통해 실질적인 보상체계 강화 방안에 대해 검토하겠다"고 약속했다.

내년도 요양급여 적정성 평가 항목 13개…환자경험평가 외래진료 서비스 경험으로 확대 예정
 

뒤이어 공 이사는 심평원의 주요 업무 중 하나인 요양급여 적정성 평가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현재 요양급여 적정성 평가는 36개 항목으로 운영되고 있다. 그중 2024년에는 신규로 도입된 '슬관절치환술' 평가를 비롯해 13개 항목에 대한 평가가 진행된다.

특히 심평원은 적정성 평가자료 제출에 대한 요양기관의 행정부담 등 민원을 감소하기 위해 2020년 9월부터 요양기관의 EMR을 자동 연계해 평가자료를 제출할 수 있도록 HIRA e-Form 시스템을 도입해 추진하고 있다.

공 이사는 "2020년 도입이후 적용항목을 순차적으로 확대하여 현재 12개(2023년 기준) 평가항목에 대해 표준서식으로 평가자료를 제출할 수 있다"며 "요양기관의 수용성 및 인프라 구축기간을 고려해 병행하고 있으며, 표준서식 제출 의향이 있는 요양기관의 신청을 받아 운영 중이다. 또한, 요양기관에 EMR 연계 개발비용을 일부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내년에는 2017년에 도입해 현재 4차 진행중인 환자경험평가도 다소 개선된다. 그간 환자경험평가는 평가 문항이 의료인이 환자를 대하는 태도 및 불편사항에 지나치게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지적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공 이사는 "환자경험평가는 2017년 평가 도입이후 단계적으로 평가 대상을 확대했고, 관련 연구를 바탕으로 환자중심성 평가의 중장기 발전방향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며 "모든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의료 질 향상을 위하여 종합병원의 입원경험 뿐만 아니라 병·의원 및 외래경험 평가 등 환자중심성 평가 대상 및 영역을 점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선 2024년에는 국민 최접점 진료분야인 외래진료 서비스 경험으로 평가를 확대하기 위해 외래환자 경험 평가모형 개발에 대한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다만, 평가자의 주관적 평가라는 의료계의 의견에 대해서는 객관성을 제고하기 위해 내년에 연구를 통해 설문 문항 등 평가도구를 재정비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국민과 의료계 모두 수용할 수 있는 환자경험평가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운 기자 (wjo@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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