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2.11.02 07:02최종 업데이트 22.11.02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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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생아학회장 "내년 소청과 전공의 지원율 더 떨어질 것…이대론 NICU 유지도 어려워"

전문의 1명이 NICU 14개 병상 전담...2022년 지원율 24%에서 더 떨어져 근무 패턴 유지 불가

박문성 대한신생아학회장(아주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사진=아주대병원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내년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지원율이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총출산율(TFR)이 아무리 낮더라도 신생아의 안전을 위해선 적절한 수의 신생아 전문의가 필요하다. 지금의 상태론 신생아중환자실(NICU) 조차 운영하기 버겁다."

박문성 대한신생아학회장(아주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이 10월 31일 대한의학회지(JKMS)를 통해 저출산 시대에 참담한 소아청소년과 현실을 전했다. 

박 회장에 따르면 의사 인력 부족으로 NICU 운영조차 어려운 의료기관이 늘어나고 있지만 사회적 인식은 개선되지 않고 있다. 실제로 '출산율이 감소하는 데 왜 더 많은 소청과 의사가 필요하느냐'는 주장도 일부 제기되고 있다. 

박문성 회장은 "보건복지부는 2008년 NICU, 2014년 고위험 임산부와 신생아 집중치료센터 지원 사업을 시작했다. 이를 통해 부족한 절대 수를 채우는 데는 성공했다"며 "반면 NICU와 임산부 및 신생아 집중치료센터 등에서 일해야 하는 의사 수는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할 정도로 줄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신생아학회 자체 조사결과, 전문의 1명이 NICU 14개 병상을 전담하고 있다. 이는 해외에 비해 2배 이상 업무가 가중되고 있는 것으로 일본은 의사 1명이 NICU 7개 병상, 미국은 의사 1명이 6병상을 담당한다. 

박 회장은 "많은 의료기관이 소아 응급실에서 일하는 의사를 모집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때문에 센터 개관을 연기하거나 센터 지정을 포기하는 사례도 있다"며 "상황이 이런데도 정부는 최근까지 관련 대책 논의를 하지 않았다"고 질타했다.

박 회장은 한국의 신생아 진료 문제가 지금보다 향후가 더 문제라고 봤다. 저출산에 더불어 인력 부족으로 소청과 근무 패턴 조차 악화일로를 걷게 되면서 소청과를 지원하는 전공의 수 자체가 더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2019년 101%에 달했던 소청과 전공의 지원율은 2022년 24%로 떨어졌다. 

박 회장은 "현재와 같은 소청과 전공의 지원율은 내년에 더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대부분의 NICU가 인력 부족으로 인해 전공의 인력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점에서 앞으론 전공의가 더 줄면 현재 근무 패턴조차 유지할 수 없게 될 것으로 보인다. 소청과 중에서도 NICU는 가장 근무를 꺼리는 곳이 됐다"고 하소연했다. 

이어 그는 "일부에선 출산율이 감소하는 동안 왜 더 많은 소아과 의사가 필요하느냐는 질문도 한다. 그러나 문제는 수익성이 낮은 의학 분야 일부 전문가들"이라며 "특히 이 문제는 도서 지역과 소도시로 갈수록 더욱 심각해진다. 지금 상태론 서울아산병원 간호사 사망 사건 같은 경험을 재차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신생아학회는 전담의사의 담당 병상수별 등급을 매겨 입원료에 가산하는 방안을 꾸준히 주장하고 있다. 전담의 수가 개선을 통해 NICU 근무 의사를 최근 150명 수준에서 300명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실제로 두 차례 진행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연구 결과에 따르면 NICU 적정성 평가에 따른 NICU 질 향상이 신생아 생존율에도 영향을 미쳤다. NICU 질 향상에 따라 출생체중 1.5kg 미만 신생아의 생존율은 4%, 출생체중 500g 미만 신생아 생존율은 21%나 올랐다.   

박 회장은 "서울아산병원 사건의 근본적인 원인은 수익성이 낮은 분야에서 일하는 의료 전문가가 충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출산율이 아무리 낮더라도 신생아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적정한 수의 신생아 전문의를 유지해야 한다"며 "출산율 절벽의 가장자리에서 출생률을 높이는 것도 해결책이지만 태어난 아기를 건강하게 키워내는 것도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하경대 기자 (kdha@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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